출판사 리뷰
내가 불량 감자라고?여기, 울퉁불퉁 못생긴 감자가 있다.
어라? 퍼런 싹도 살짝 나고 있다.
하지만 감자는 이렇게 이대로 불량감자가 되고 싶지 않다.
뭉근히 물에 몸을 불려도 보고, 퍼런 부분을 야무지게 털어내며 변신을 시도한다.
얇게 더 얇게. 가볍게 더 가볍게.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을 빨간 버스에 싣는다.
뜨거운 바람 타고 그렇게 감자 칩들의 바삭한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보는 푸른 바다와 초록의 여름 산.
한낮의 열정을 뿜어내는 태양과 붉은 듯 푸르른 석양.
보석처럼 빛나는 밤하늘과 반짝이는 폭죽놀이.
빼놓으면 섭섭한 바닷가 땅콩 할머니 슈퍼 구경, 바닷속 깊이 물놀이도....
이 아름다운 하루를 한 장에 사진에 찰칵!
불량 감자로 포기해버렸다면 만나지 못할 순간들.
자! 감자 칩들과 함께 빨간 버스 7979번을 타고 바삭바삭 바사삭 출발!
100% 아니어도 행복한 우리들! No.1 아니어도 신나는 우리들!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간식 감자 칩.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자 칩 과자 봉지를 한번 살펴보자.
반짝반짝 싱싱한 감자 그림 사이로 이런 문구가 있다.
‘100% 국내산 생감자.’, ‘No.1 감자 스낵.’
작은 과자 봉투 하나에도 우리의 바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00%, 100점, No.1, 1등. 완벽과 최고.
이것이 과연 감자 칩 과자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우리는 수없이 그리고 수많은 경쟁과 시험 속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다.
완벽한 결과를 내야하고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누구나 피할 수 없다.
반복되는 긴장감은 결국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잊거나 잃게 만든다.
완벽한 인생이 아니라면, 최고가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불행할까? 불행해질까?
아니다.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내가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매일매일이 어쩌면 완벽에 가까운 인생이 아닐까.
삶의 중요한 가치를 쉽게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순간순간 우리는 이미 최고가 아닐까.
주인공 감자는 동글동글 싱싱하고 완벽한 감자가 아니다. 싹도 살짝 나버렸고 울퉁불퉁한 상품성이 없는 불량 감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못생기고 못난 불량 감자가 책의 주인공이 되었다.
불량 감자의 명랑한 여행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며, 각자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찾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감자의 ‘자’
자! 자! 자! ‘자’자로 끝나는 말들-언어의 유희오다라 작가는 첫 책 ‘불량감자’에서 부족함이 있어도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여러 다짐의 말들을 ‘자’라는 글자에 눌러 담았다.
이렇게 작가는 ‘언어적 모티브’로 그림책을 시작한다.
불량감자에서는 감자의 ‘자’라는 글자로 전체 텍스트의 음률을 맞추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준비 중인 다음 작품 또한 재미있는 언어유희가 있고 주인공이 모두 농산물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다라 작가를 ‘농산물 전문 작가’로 별명을 붙이고, 대농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작가에게는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감자 같은 아들이 있다.
이 아들은 작가에게 많은 체력 소모와 과도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준다. 농산물 그림책과 어린 아들과 무럭무럭 성장할 오다라 작가에게 퇴비 같은 박수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