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8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며, 동시에 이탈리아의 수도로서 지금도 활발히 살아 움직이는 도시이다. 그만큼 로마는 역사의 켜가 층층이 겹쳐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듯한 돌무더기에도 깊은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로마에는 ‘역사의 도시’, ‘예술의 도시’, ‘열린 박물관 도시’ 등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로마 이야기: 정태남의 이탈리아 도시 산책』은 이러한 로마의 명소와 의미 있는 장소 22곳을 지역별로 3부로 나눠 소개한다. 1부는 캄피돌리오 언덕 남쪽 고대 로마 유적이 집중된 지역, 2부는 캄피돌리오 언덕 북쪽 고대 로마 유적, 르네상스, 바로크 건축물들이 혼재된 지역, 3부는 로마 시가지의 북서쪽 테베레강 건너편에 세워진 베드로 대성당에 관한 이야기이다.
카피톨리움, 즉 캄피돌리오 언덕은 기원전 509년에 거대한 유피테르 신전이 완공된 이래로 로마 군단 개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소가 되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신전들도 집중적으로 세워져 로마에서 가장 신성한 언덕이 되었다. 또 기원전 1세기 후반에는 국가 문서 보관청 타불라리움(Tabularium)도 세워지면서 이 언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한편 캄피돌리오 언덕 위의 신전들 중에 기원전 4세기 중반쯤 언덕 북쪽 봉우리에 세워진 유노 모네타 신전은 ‘머니(money)’의 기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유피테르가 신들 중에서 왕이라면, 유노는 여왕이다. 로마 사람들은 6월을 유노 여신에게 바쳐 유니우스(Iunius;Junius)라고 했는데 이것이 영어의 June이다. 유노 여신은 결혼에 대해 충고를 해 주고, 나라의 재앙을 알려준다고 해서 ‘충고해 주는 자’ 또는 ‘경고하는 자’라는 뜻의 모네타(Moneta)라는 별칭이 붙여져 ‘유노 모네타(Juno Moneta)’라고도 불렸다.
_캄피돌리오 언덕
캄피돌리오 광장의 한가운데 건물 팔랏쪼 세나토리오 오른쪽 길을 따라 언덕 뒤쪽으로 가면 시야를 확 틔워 주는 극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로마가 탄생한 팔라티노 언덕 아래에 흩어진 고대 로마의 유적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바로 로마 세계의 심장 포룸 로마눔(Forum Romanum)이었다. ‘로마의 포룸’이란 뜻이다. 이탈리아어로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 영어 로는 로만 포럼(Roman Forum)이라 한다. 이는 ‘로마 공회장’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는데 ‘로마 광장’으로 번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포로 로마노는 로마 최고의 중심가였으니 이곳에는 멋지고 웅장한 건축 물과 기념비들이 가득 들어서 있었으며 사람들로 항상 붐볐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정가(政街)에 떠도는 소문이나 새로 제정된 법률, 전투 현황 등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또 정치인들은 연단에 올라서서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했고, 바실리카 안에서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관들이 법을 집행했다.
_포로 로마노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태남
이탈리아 공인건축사이며 작가이다. 서울대 졸업 후 이탈리아 정부장학생으로 유학, 로마대학교에서 건축부문 학위를 받았다. 건축분야 외에도 미술, 음악, 역사, 언어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로마를 중심으로 30년 이상 유럽에서 활동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국내에서는 칼럼과 강연을 통해 역사와 문화의 현장에서 축적한 ‘앎의 기쁨’을 전하고 있는데,동아일보, FORBES Korea, 문체부 국정홍보사이트 등 여러 주요 매체에 칼럼을 장기 연재했으며, KAIST, KAST(한국과학한림원), 예술의 전당, 리움, 대학, 기업체, 방송 등 여러 기관에서 강연했다.저서로는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로마역사의 길을 걷다』, 『동유럽 문화도시기행』,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외에도 여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