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쉽게 가볼 수 없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일 년이나 근무한 보기드문 경험의 소유자이자,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아내이며, 엄마인 저자는 도전하고, 돌아온 뒤 자신의 자식들, 특히 아들과의 갈등, 절망 그리고 회복에 대해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그녀의 첫 번째 책 『남극산책』은 주로 남극까지의 여정과 남극 생활의 외로움과 일상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두 번째 책인 이 책은 남극에서 돌아오는 여정과 그 후에 서울에서의 절망과 회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의 부제는 ‘도전, 절망 그리고 회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쉽게 가볼 수 없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일 년이나 근무한 보기드문 경험의 소유자이자,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아내이며, 엄마인 저자는 도전하고, 돌아온 뒤 자신의 자식들, 특히 아들과의 갈등, 절망 그리고 회복에 대해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남극에 있다 하여도 사라지지 않던 엄마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였는지도.
그녀의 첫 번째 책 『남극산책』은 주로 남극까지의 여정과 남극 생활의 외로움과 일상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두 번째 책인 이 책은 남극에서 돌아오는 여정과 그 후에 서울에서의 절망과 회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작가가 도전한 오랫동안의 떠남 때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어쨌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서울에서 작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작가는 절망스러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그것을 해결해 나갔다. 그 회복의 가장 큰 주제는 아들과의 화해였다. 남들은 다 학교에 가는 시간에 학교에 가지 않는 아들, 어둠 속에서 오로지 모니터 속의 게임의 대상들과만 즐거운 아들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이해하고 또 이해하고, 그리고 이제 화해가 되었다.
그 절망과 회복의 과정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책을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원고를 읽으며 편집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단어는 ‘욕망’이라는 어휘였다. 인간은 모두 저마다의 욕망이 있다. 그 저마다의 모험 중에 이 작가는 ‘방랑’에 대한 욕망이 있고, 그리고 ‘작가’에 대한 욕망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잠시 잠깐 며칠정도 다녀오는 여행을 좋아하지 가족과 떨어져 1년이나 사시사철 겨울인 남극 같은 곳을 가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근무 기간이 2년이었다면 작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더 좋아했을까, 아니면 선택하지 않았을까? 만약 작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십대로 돌아간다면 작가는 방랑자와 의사 중에 선택하라면 방랑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편집자는 생각한다. 이 방랑에 대한 욕망도 후천적인 취향이라기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취향에 가까운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작가에게서 ‘방랑’이라는 단어가 읽힌다.
또 한 단어는 ‘글쓰기’라는 단어이다. 작가가 책에서 언급한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 때문에 책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글을 쓰고,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고, 거기에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이 정당성과 어떤 동기를 부여했을 뿐이다. 그리고 일기 쓰기. 대부분은 초등학교 때까지 쓰고 멈추는 일기를 작가는 아직도 쓰고, 책을 쓴다.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에 비춰볼 때 글을 쓰지 않아도 세상을 사는데 아무 부족함이 없을텐데, 이 작가는 왜 책을 쓰고싶어 할까? 이런 성향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어렸을 때 우연찮게 생긴 어떤 취향 같은 것일까가 궁금해진다. 작가는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겨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저자가 남극으로 가는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온다. 아마 첫 번째 책 『남극산책』에서 자세히 그 부분을 서술했기에 그 부분은 간략하게 처리했을 것이다. 그리고 남극에서 돌아오는 이야기, 돌아오면서 본 남미의 푼타아레나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 돌아와서 아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 아들과 함께했던 인도의 시킴 히말라야로의 여행을 통해서 작가는 책의 부제에서 말하고 있는 ‘도전, 절망 그리고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는 자신의 여정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칠레 기지 해안에 닿았다. 파도가 없는 평화로운 해안이었다. 뱃머리가 해안에 닿았을 때, “그냥 뛰어내리면 된다”는 경수 대원의 말에 조디악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다. 물이 깊지 않아 장화 속이 젖지는 않았다. 칠레 기지 대원과 승룡 대원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때 일리야가 저 멀리서 팔을 흔들며 다가왔다. 러시아 의사인 그는 지난겨울 스키를 타다가 어깨가 빠졌었는데 운 좋게 다시 들어갔던 ‘행운의 사나이’다. 그는 “최근에 대원들에게 백신을 놔주었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가 나에게 “따라오라”는 몸짓, 손짓을 하면서 연신 ‘노란 건물’을 가리켰다. 아마도 의무실 건물인 듯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러시아 기지에 잠시라도 들어가보고 싶었고,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뒤를 따랐다. 출입문을 통과하니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었다. 그는 “신발을 벗지 말고 들어오라”고 했다. 왼쪽으로 꺾으니 긴 복도가 나오고 양쪽에 방이 여러 개 있었다. 수술실, 치과 진료실, 진찰실, 운동 기구가 있는 방, 약장이 있었다. 그것을 자신이 혼자 관리한다고 했다. 다 둘러보고 나서 밖으로 나가니 승룡 대원이 “항공 시간을 착각해 빨리 출발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나는 바쁜 마음에 일리야와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차가 있는 곳까지 달렸다.
-들어가며
승무원이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메뉴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었는데, 나는 맛없는 걸 고른 듯했다. 식사를 하며 내가 돌아가야 할 집을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힘든 상황일까 봐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속이 불편해졌다. 승무원이 다가오더니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다”면서 “환승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녀는 “스테이션에서 내가 1번으로 내려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녀가돌아가고 나서 곰곰 생각했다. 어차피 비지니스석이라 가장 먼저 내릴 텐데, 왜 굳이 1번으로 내리라고 하지? 이유는 모르지만 가장 먼저 내리라고 하니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조금 있다가남자 승무원이 오더니 ‘그 정보’를 한 번 더 전달해주었다. 그도 궁금했는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말했다.
“I don’t know why(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들어가며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투야!”
이런 말로 시작이 되었다. 내 양쪽 손바닥이 재원이의 등, 머리, 엉덩이 할 것 없이 마구 후려치고 있었다. 재원이의 뺨을 후려쳤는데 재원이가 “악!” 소리를 냈다. 그 이후로도 몇 대 더 때렸다. 양팔을 굽혀 귀를 막고, 머리를 감싸 쥐고 있던 재원이는 그 자세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조금 있다가 현관문을 열고 문밖을 살폈다. 아무도 없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두세 시간이 지나도 재원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들어오겠지, 지가 그러고 나가 어쩌겠어’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한 짓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영미
1970년 12월 31일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교사이던 아버지를 따라 자주 이사를 다니며 강원도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춘천에 정착을 하였고 그곳에서 대학생활과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대전, 부천, 서울, 거제도, 인천, 경기 시흥, 제주 서귀포시, 제주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20년 여름 남극세종과학기지 의료대원에 지원을 하였다. 그해 10월 아라온호를 타고 남극세종기지에 갔다가 다음해인 2021년 12월 귀국을 했다. 현재는 시흥시의 종합병원 응급센터에 근무 중이다.거친 여행, 힘든 운동, 그리고 도수가 높은 맥주를 즐긴다. 한때는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에 빠져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2012년 2월 타이항공 기내에서 크룹으로 숨을 쉬지 못하던 6살 아들을 응급처치로 구하고, 2014년 5월 세월호 침몰현장 바지선에서 잠수부 의료지원을 하던 중 희생자를 건져올리고 수습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자고 결심했다. 진주보건대 한가람봉사단과 함께 라오스와 몽골, 다일공동체와 함께 필리핀, 캄보디아, 네팔에서 의료봉사를 했고, 2014년 12월에는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일원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이탈리아 NGO 단체인 EMERGENCY와 함께 에볼라 양성 환자를 돌보았다. 고등학생인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목차
여는 글
들어가며 귀로歸路
출남극 / 푼타아레나스 / 귀국
Ⅰ부 남극 이전 : 뜨거웠던 날들
면접 / 치과 수술 / 태풍 바비 / 짐 꾸리기 / 내가 한 짓 /
제주와의 이별 / 극지 훈련 / 가족 / 하직 인사
Ⅱ부 남극 : 차가운 고독
항해
긴급 통화 / 경찰서에서 걸려 온 전화 / 안녕! / 파도 / 이모 / 노바디의 지혜 / 정말 괜찮은 건가요? / 크리스마스 / 새벽 / 석양 / 드레이크해협
남극 세종과학기지
사투 / 나는 왜 이곳에 왔을까 / 적응과 그리움 사이 / 음식과의 전쟁 / 월요병 / 남극 둘레길 / 산다는 것 / 학교 / 기다림 / 보고 싶다 / 회상
Ⅲ부 남극 이후 : 곁에 머물다
일상으로
연행 / 재회 / 시험 / 부부 싸움 / 나탈리 골드버그 / 미움받을 용기 / 나의 엄마 / 일상 / 약속 / 죄 사함
Shut Up and Write!
My Most Loved Time of a Day / Six Words / About a Disease / My Biggest Mistakes / A Time I’ve Been Alone / Letter to My Father / Tenderness / Music / Gilbert / About Dying / Home / Dear God
고통에 대하여
개학 / 위로의 힘 / 포기하지 않아 / 살다 / 신과 함께 /이유 / 철학하다 / 차별과 공정 / 몰입 / 감정의 끈 / 지금, 여기 /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십니까? / 아침에 노래
를 / 훌륭한 등교 / 시시포스 / 돕는다는 것 / 후회하실 거예요
아타락시아
화해 / ‘커피볶는집’ / 고려빌딩 50X호 / 멈춤 / 오늘 아침처럼만 평화롭기를 / 나의 길 / 아들의 졸업식
신을 찾아서
아들과 함께 떠나다 / 시킴왕국을 향해 / 촘고호수 / 다르질링 / 신 神 / 자라다 / 새로운 세상으로
닫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