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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에 닻을 내리다
신생(전망) | 부모님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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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황선화 작가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는 오랜 서울 생활을 접고 부산 영도에서 새로운 삶의 둥지를 틀었다. 해안길을 걷고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쓰기를 하며 마을카페 등을 통해 연대 활동에도 참여하는 저자의 영도살이는 소박하고 아름답다. 삶의 소소함을 놓치지 않으면서 공동체의 보다 나은 삶을 고민하는 저자의 글은 따스하고 감성적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존재들과의 반짝이고 뭉클한 순간들을 마치 옆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조근조근 들려준다.갈색빛 감도는 흑백사진, 사진 속 아이 손에 들린 건 뜨개 인형이다. 인형에게 말을 걸던 중이었는지 앞에 선 이를 향해 뭔가 말을 하려던 참인지 살짝 열린 입술이 쫑긋하다. 오동통한 볼이 터질듯한 서너 살쯤의 나를 바라보는 귓가에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부산에서 살던 때야.” 아스라한 장면들이 머리를 스친다. 짙은 색 나무 마루에 선 아이가 사진 속에서 걸어 나온다. 장면은 바뀌어 대문 밖, 한 길 낭떠러지 같은 제방 아래로 소용돌이치는 물줄기가 흐른다. 기억 속 제방은 운하처럼 거대했으나 다시 찾은 그곳은 검은 물이 흐르는 두 길쯤 깊이의 천변이다. 50여 년 만에 마주친 그곳은 부산 시내를 굽어보는 키 높은 전망대 건물 뒤편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낡은 골목길 사이로 접어든 순간이었다. 허물어질 듯 버티고 선 건물들은 마천루 바로 옆에서 유난히 키가 낮았고, 중고물품 가게엔 빛바랜 기억들이 햇살을 받고 있었다. 시멘트 제방만 남긴 채 흘러간 시간은 기척이 없었다. 40여 년 전 어느 겨울, 사촌 언니에게 신세 질 요량으로 부산행에 나섰다. 공장일을 다니던 서너 살 위 언니와 또래 언니들 세 사람의 작은 공간이 흐린 풍경처럼 떠오른다. 비좁은 곳에 반가울 리 없는 손님이지만 흔쾌히 맞아주던 언니들과 그 겨울을 났다. 나이 차가 많지 않았을 것임에도 너그러운 눈빛에 마음이 놓였다. 방학 과제물이었던지 그 풍경 속엔 코바늘로 뜨던 레이스가 뭉게구름처럼 떠 있다. 지금이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방문이지만 어린 언니들의 넉넉한 품성 덕에 촌아이는 방학맞이 도시여행을 일기장에 담았다. 이 도시에 오고 나니 그리움이 깨어나 마음으로나마 안부를 건네본다. 친구들이 서울이나 그 근교로 일터를 정해 떠나는 걸 보면서도 살던 곳 광주에 일자리를 구했다. 몇 년 후 인연 따라 서울로 옮겼지만 서울살이는 어쩐지 냉랭해서 늘 떠날 마음을 품고 살았던 나, 부산으로 학교를 정한 아이의 결정이 은근히 반가웠다. 1년 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짐을 꾸렸다. 딸이 머무는 곳으로 향했다. 저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향해 가는 고요한 밤 배처럼 은밀한 기쁨은 살짝 감추고 소소한 세간을 챙겼다. 불안이 없지 않았으나 전부는 아니었다. 다른 시간을 꿈꾸었다. 부산에서의 첫 기억이 나를 다시 이곳으로 부른 걸까. 풍경 맛집, 영도. 어디서든 고개만 들면 바다로 떨어지는 창공과 반짝이는 물결이 다가온다. 집 앞에 불쑥 들어선 고층 아파트로 동강 난 전경이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아닌가. 이젠 동과 동 사이 풍경이 길쭉한 액자 창으로 보인다. 밤이면 점점이 박힌 불빛을 먼 곳의 별 인양 건너다보고 운무가 짙은 날이면 미래 도시에서 깬 건 아닌지 어리둥절한 아침을 맞는다. 침대에 누워서도 일출이 보인다며 자랑하던 감격은 뺏겼지만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된다.7년 전, 영도는 조금 더 소박했다. 그리고 나는 그때가 좋았다고 작은 목소리가 살짝 커지곤 한다. 흰여울마을에 새로 생긴 카페는 동네 청년이 엄마 찬스로 시작한 곳이었다. 먼 길 온 지인과 함께 아침 산책 삼아 나선 해안로는 은빛 출렁임만큼이나 가슴을 간질였다. 고등어회를 한다는 말에 한 번 더 쳐다보던 길쭉한 식당에선 주인장의 시그니처 메뉴 시락국이 감미로웠다. 직접 주워 말린 곰피 몇 조각이 비법이라는 걸 들은 그날 이후 우리 집 시래기 된장국엔 종종 미역 한 줌이 더해지기도 한다. 부산 안의 부산, 영도는 나에게 그렇게 느껴진다. 몇 발짝 나선 길에 만나는 모임에선 늘 이곳과 인연 있는 이들이 있다. 영도에 살아요, 어릴 때 그곳에서 살았어요, 결혼하고 신혼을 거기서 시작했어요, 학교를 그곳으로 다녔어요⋯. 꽤 많은 마주침에서 대개 그중 한두 사람은 영도와의 인연을 말했다. 영도 할매의 너른 품을 거쳐 간 이들과 나누는 인사는 늘 정겨웠다. 외가 동네 지인을 만난 듯 환한 얼굴이었다. 부산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이들처럼 그들 역시 영도를 그리워하는 듯했다. 지금 영도는 카페 섬이 되었다. 해마다 커피 축제가 열리고 흰여울마을엔 관광객들로 주말이 출렁인다. 산처럼 높아진 아파트 따라 조각난 풍경만큼 사는 이들도 늘어간다. 영도 도시문화센터가 올해로 5년 차 활동을 하는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골목 곳곳에서 펼쳐졌다. 우리 골목에선 작년에 마을 영화 만들기를 함께 했고 자작곡 수업이 열렸다. 언감생심 내가 뭘, 하는 마음은 접어두고 즐거이 참여했다. 새벽부터 시작된 주말 촬영은 막 시작하던 장맛비와 숨바꼭질 끝에 영화제에 올려졌고, 함께 하는 청년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나만의 곡도 생겼다. 지금도 활발한 여러 활동 중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섬에 대한 궁리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응원하게 되는 건, 여러 세대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조화로운 섬으로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영도는 생기롭다.-「첫 기억 그리고 다시」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선화
영도에 깃들어 산 몇 해, 자연이 내어주는 품안에서 소박한 일상을 누리며 감사를 배웁니다. 반짝이는 숲길에서 만나는 이웃들과 손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입니다. 2021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하였고 산문집 <구구절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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