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전 7권)이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을 기획한 ‘박태순 전집 간행위원회’는 고인의 문학 세계를 읽고 좇아간 후학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태순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 걸쳐 쌓아 온 저술 업적을 널리 알리는 데 목표를 두었다.『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은 1960년대에 문단에 등장하여 2019년 작고하기까지 소설, 국토 기행·현장 르포 같은 산문, 역사 인물 평전, 제3세계 문학 번역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한 박태순 문학 전집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엄혹한 시기 무소불위의 전제와 폭압에 맞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그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정리해 하나의 문학적 유산이 되게 했던 박태순. 그가 한국 현대문학사에 자못 의미 있게 남긴 발자취를 따라간다.4권은 1970년대 중후반, 절필기를 전후하여 소위 ‘모색기’나 ‘이행기’로 불리는 시기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 창작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 박태순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읽히는 작품들과 새로운 모색이 담긴 작품들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인다. 기존의 문제의식을 유지하는 한편, 새 시대 변화될 문학과 사회의 미래를 부단히 탐구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작품들이다.
출판사 리뷰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전 7권) 출간
“박태순, 그의 놀라운 문학적 열정이라니!”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전 7권)이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을 기획한 ‘박태순 전집 간행위원회’는 고인의 문학 세계를 읽고 좇아간 후학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태순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 걸쳐 쌓아 온 저술 업적을 널리 알리는 데 목표를 두었다.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은 1960년대에 문단에 등장하여 2019년 작고하기까지 소설, 국토 기행·현장 르포 같은 산문, 역사 인물 평전, 제3세계 문학 번역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한 박태순 문학 전집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엄혹한 시기 무소불위의 전제와 폭압에 맞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그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정리해 하나의 문학적 유산이 되게 했던 박태순. 그가 한국 현대문학사에 자못 의미 있게 남긴 발자취를 따라간다.
박태순 소설가는 1942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나 1947년 월남하였으며, 1960년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해 4월 혁명에도 참여했다. 도시 빈민 등 소외된 민중의 삶을 다루고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등 현실 참여에도 앞장서 왔다. “시대정신에 민감한 작가”(백낙청), “박태순의 작품 세계는 관조의 세계가 아니라 행동과 외침의 세계”(오생근), “당당한 비주류 작가”(김남일)라는 평을 들으며 특히 1960~1970년대 경제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과 변두리 지역의 삶을 르포문학 방식으로 파헤치고 다루면서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번 전집에는 박태순의 중·단편 소설 작품이 고루 수록되어 있다. 그의 문학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한층 넓어지고 또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은 물론, 그동안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여러 편 발굴해 실었다.
이번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전 7권)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도 장편 전집과 산문 전집을 계속해서 펴낼 예정이다.
1권 『서울의 방』 (단편소설집)
1964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태순이 1960년대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았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적 영역의 초기작이 수록되어 있다. 먹고사는 현실의 문제와는 거리가 먼 젊은이들의 퇴폐적 내지 악동적인 세계를 주로 다루고 있다.
2권 『무너진 극장』 (단편소설집)
1960년대 후반에 발표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사에서 ‘4‧19 세대’의 문학 체험을 드러내는 대표적 작가로 불리듯, 도시 문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식인의 실험의식과 민중적 삶의 애환을 함께 담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지식인 화자의 사변적 진술에서 사회의식의 심화에 따라 시대적이고 정치적인 소재로 확장되는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3권 『외촌동 사람들』 (단편소설집)
어린 시절부터 서울에서 자랐기에 서울내기와 다름없는 박태순이 도시적 시선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포착해 낸 서울의 변화가 담겨 있다. 1960년대 후반 서울 도시의 과잉 팽창에 주목하고, 급격하고 폭력적인 서울의 재편 과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외촌동 사람들’ 연작이 수록되어 있다. 도시 중산층 출신의 지식인 작가로, 독특하게도 도시의 ‘난민촌’ 생활을 경험하여 작가의 세계관적 지평을 확대해 나갔다. 박태순에게 ‘외촌동’은 대도시 주변부 공간의 발견이자,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의 발견이기도 하다.
4권 『신생』 (단편소설집)
1970년대 중후반, 절필기를 전후하여 소위 ‘모색기’나 ‘이행기’로 불리는 시기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 창작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 박태순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읽히는 작품들과 새로운 모색이 담긴 작품들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인다. 기존의 문제의식을 유지하는 한편, 새 시대 변화될 문학과 사회의 미래를 부단히 탐구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작품들이다.
5권 『속물과 시민』 (단편소설집)
자본주의적 삶의 비균질성이 확대·심화되는 현장을 결코 떠나지 않았고, 국가 폭력의 자장 속에 있는 역사적 사건과 그 피해자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 박태순의 1970~1980년대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낮은 자리에서 국토의 곳곳을 떠돌며 현실의 부정성을 탐사하고 고발했던 작가의 피로감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으며, 1970년대부터 시작되어 1990년대까지 이어진 박태순의 국토 기행 경험이 다양하게 변주되어 소설 속에 녹아 있다.
6권 『단씨의 형제들』 (중편소설집)
조로(早老)한 젊음의 불안과 혼란을 생경한 언어와 무질서한 형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1960년대에 발표된 초기 중편소설집이다. ‘조국 근대화’의 대세에 떠밀리며 급격히 체제의 일부로 통합되던 젊음의 곤경이 형상화되어 있으며, 1960년대 저개발 근대를 살아가는 불안한 젊음의 위기의식과 혼란이 극화되어 있다. 박태순의 소설에서 젊음의 혼란은 개발과 성장이 초래한 사회적 격변, 생존 경쟁 체제에 내몰리며 겪는 생존의 위협과 불안, 가치관의 혼돈 등이 낳은 시대적 증상이다. 그의 소설에서 한국 사회의 혼란은 젊음의 혼란으로 그대로 전이된다. 그런 특징을 매우 구체적이고 집약적으로 드러낸 네 편의 중편소설을 묶었다.
7권 『밤길의 사람들』 (중편소설집)
박태순이 관통했던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정치사회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정치사회적 격변기를 다루고 있는 여섯 편의 중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으며 왜곡된 민중의 역사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박태순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을 하나로 보고 문학을 통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바로잡고 문제적 정치 현실에 개입하고자 했던 박태순의 문학관이 전반적으로 드러난다.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을 펴내며
박태순은 한국 현대문학사에 자못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시대와의 고투 없이 쓰인 작품이 없으니, 중단편의 경우, 예컨대 「무너진 극장」에서 「외촌동 연작」으로, 거기서 다시 「3·1절」과 「밤길의 사람들」로 나아가는 계보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월남민의 자식으로 그는 도시 빈 민의 삶을 묘사하는 데 자신의 생 체험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경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심지어 추방된 또 다른 빈민들의 집단적 형성 과정에도 집요하리만큼 큰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소설을 쓰되 마치 성실한 사관처럼 당대를 생생히 기록하는 것은 물론, 한 걸음 나아가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했다. 이는 1960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독재 정권의 흉탄에 벗을 잃은 자의 순결한 부채 의식에서 비롯했으되, 1970년 전태일의 죽음, 1980년 광주 오월에 대한 부채 의식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대의 총체적인 현실은 늘 그의 소설의 기점이자 마땅히 가 닿아야 할 과녁이었다.
따라서 그는 소설을 쓰되 골방에서 저만의 우주를 구축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소설은 곧 이야기였는데, 고맙게도 장삼이사 필부필부의 이야기는 사방 천지에 널려 있었다. 그는 발품을 팔아 가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 데 실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국토와 민중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그를 추동했다.
- 간행사中
이 시기 박태순은 대안적 사회로의 전회(轉回)를 촉구하며, 바람직한 ‘신생(新生)’을 꿈꾸었다.
여기서 소설 외적인 것으로의 과감한 전회(轉回)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로운 사회, 즉 ‘신생’을 창출하려 한 박태순의 고투이다. 주지하듯 박정희 정권은 강력한 산업화 드라이브를 통해 중진국으로의 도약을 시도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지금까지도 해결이 요원한 여러 문제적 상황들을 양산해 왔다. 박태순은 동시대 이 같은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대안적 사회로의 전회를 촉구하며, 새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역사적 문제의식을 경유하여 한국 사회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상상된 시민(인민)의 경계 외부에 있는 ‘박탈’된 존재들의 면면에 주목하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 과정 중 (비)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온 존재들을 지속적으로 환기하였던 것이다.
-4권 『신생』 해설中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태순
1942년 황해도 신천에서 출생했다. 이후 해주에서 살다가 1948년 월남해 서울에서 살게 된다. 서울로 이사 와서 다섯 군데나 학교를 옮겨 다니는 유년기를 보낸 작가는 월남 난민으로서 체험한 소외와 빈곤의 문제가 자신의 문학적 체험이 되었다고 회상한다. 전쟁 후 1954년 대구 피난지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옮겨와 청소년기를 보낸 작가는 고교 시절 문천회, 바우회 등의 독서 클럽에 가입하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과 재능을 드러내게 된다.1960년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맞이한 4·19 혁명은 작가에게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일깨우는 큰 충격이 되었다. 대학 시절에는 같은 세대였던 김승옥 이청준, 김광규 등을 만나 서로의 작품을 합평하는 모임을 갖기도 했으며, 김승옥, 김치수, 염무웅, 김주연, 이청준이 주축이 되어 간행한 《68문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시절 한동안 무허가 철거 난민촌에서 생활하면서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경험을 작품화하는 과정에 몰두했으며 문학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임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소설가로서 박태순의 첫 활동은 1964년 권중석이라는 이름으로 응모한 단편 〈공알앙당〉이 《사상계》 신인상에 가작 입상하면서 시작되었다. 196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향연〉과 〈약혼설〉로 가작 입상한 후 같은 해 《세대》의 제1회 중편소설 공모에 〈형성〉이 당선되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월남 난민과 도시 변두리의 삶을 바탕으로 한 박태순의 소설은 4·19를 겪은 세대로서의 현실 인식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소재들을 아우르게 된다.4·19 세대의 문학적 체험과 도시 빈민의 삶을 소설화했던 작가는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대 현실에 연결되는 사회적 발언을 르포적 글쓰기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화시장 주변을 직접 답사하면서 써 낸 〈분신-전태일〉(1970)과 〈광주단지 3박 4일〉(1971)은 사회의 모순에 대응하는 문학의 입장을 선명히 드러낸 기록들이다. 1974년 ‘문인 61인 선언’ 발기를 시작으로 하여 1974년에는 고은, 장용학, 백도기, 이문구 등과 함께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만들어 적극적인 실천 활동에 나서게 된다. 1975년 절필 선언을 하기도 했으나 1977년 《세대》에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을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작품 활동을 재개하게 되었다. 1979년 무크지 《실천문학》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지식인 선언에도 동참한 작가는 사회적 실천과 연계된 문학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1988년에는 중편 〈밤길의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지금까지 출간된 박태순의 작품은 소설집으로는 《무너진 극장》(정음사, 1972), 《정든 땅 언덕 위》(민음사, 1973), 《단씨의 형제들》(삼중당, 1975), 《신생》(민음사, 1986)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낮에 나온 반달》(삼성출판사, 1972),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열화당, 1977), 《어제 불던 바람》(전예원, 1979),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심설당, 1980) 등이 있다. 선집으로는 《낯선 거리》(나남, 1989), 《정든 땅 언덕 위 - 한국소설문학대계》(동아출판사, 1995), 《무너진 극장》(책세상, 2007)이 있고, 비평집 및 산문집으로는 《민족의 꿈, 시인의 꿈》(한길사, 1986), 《국토와 민중》(1983), 《나의 국토 나의 산하 1~3》(한길사, 2008) 등이 있다.
목차
정선아리랑 | 신생 | 작가 지망 | 최씨가의 우울 | 환상에 대해서 | 경장의 시대 | 벌거숭이산의 하룻밤 | 수화 | 실금 | 뜨거운 소주 | 독가촌 풍경 | 유랑과 정처 | 발괄 | 18년 | 좁은 문 | 끈 | 3·1절 | 해설 「신생(新生)의 암중모색:'박탈'된 존재로 '공거'하기와 문학의 윤리-박태순의 1970~1980년대 초반 작품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