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자신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로 가장 친한 친구를 떠나보낸 열여덟 살 소년 카일. 친구를 잃은 절망감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그는 자신을 옥죄는 고통을 끝내기 위해 자살을 결심한다. 카일이 폭포 아래로 뛰어내리려던 그때, 신비하고 엉뚱한 소녀 미아의 방해로 자살은 실패로 끝난다. 그 직후 미아는 카일에게 스페인으로 함께 여행을 가자는 터무니없는 제안을 한다.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살하려 했다는 걸 부모님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을 하면서 말이다. 부모님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았던 카일은 어쩔 수 없이 미아를 따라 스페인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이 여행에는 미아가 카일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숨은 목적을 안고 낯선 땅에 도착한 두 사람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각자의 트라우마를 안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소년, 소녀가 우연히 함께 떠난 여행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와 성장을 다룬 《금성에서 봐》는 죽음과 이별 같은 무거운 주제를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과 저자만의 밝고 경쾌한 문체로 풀어내며 누구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 소설은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소설 속에서 저자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펼쳐지는 스페인 소도시들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경은 독자로 하여금 두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난듯한 설렘도 안겨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죽는 건 무섭지 않아. 내가 무서운 건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죽는 거야.”
각자의 트라우마를 안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난 두 소년과 소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상처를 치유해가는 가슴 시리고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
*넷플릭스 영화 <금성에서 봐> 원작 소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5개국 번역 출간
섬세하고 입체적인 등장인물들,
그들을 통해 대변하는 시대의 아픔과 희망의 메시지
《금성에서 봐》는 저자가 접한 한 젊은 유튜버의 자살 기사를 계기로 집필됐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걱정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금 같은 시대에 왜 많은 청춘은 아파하는지, 그리고 그 아픔은 치유될 수 없는지, 왜 그들이 절망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안타까운 상황에 가슴이 아팠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대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희망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다짐한 그녀는 “무슨 일이 있었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누군가는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고통은 어떻게든 끝이 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춘들을 대변한다. 미아는 선천적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났는데, 친부모에게 버려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자랐다. 그 탓에 겉으로는 밝고 활달한 성격으로 보이지만,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밀쳐내며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쓴다. 미아의 약해진 심장은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위험한 상태이지만, 친엄마를 찾기 전에는 절대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무모한 결정으로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다. 카일은 교통사고로 가장 친구 한 명을 잃고, 한 명은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다. 그들의 삶을 해쳤다는 자책감에 카일은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두 사람은 여행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며 아픔을 극복해나간다. 그 과정은 독자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두 사람이
공감과 위로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여행
스페인에 도착한 후 미아는 자신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카일에게 어떻게 털어놓아야 할지 고민한다. 하나는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라는 것, 또 하나는 원래 함께 여행 올 예정이었던 친구가 바로 교통사고로 죽은 노아였다는 사실이다. 미아는 자신이 카일의 자살을 막은 것이 운명이며, 어쩌면 이 여행이 그를 구원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그를 여행에 데려왔던 것이다.
한편 미아에게 화가 나 있는 카일은 자신에게 배푸는 미아의 호의와 노력을 철저하게 외면한다. 그러다 쓸쓸하게 혼자서 생일을 맞은 미아를 보고, 예전과 달리 차갑고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자신의 슬픔에 매몰돼 타인을 상처 입히는 모습을 말이다. 이를 계기로 카일은 조금씩 미아와 여행,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점차 마음의 안식을 찾아간다.
절망 속에서 자신을 끝어내준 미아에게 고마움을 느낀 카일은 미아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힘쓰고, 미아는 카일에게 비밀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들이 그래왔듯 카일에게도 버려질까 봐 두려웠던 미아는 비밀을 말할 때마다 모진 말과 눈빛으로 그를 밀쳐내려 한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는 카일을 보며 미아도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미아가 여행을 통해 카일에게 안식을 선물했듯 카일 역시 미아에게 안식처가 되어준다.
누군가를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저 상대방의 진심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이다. 카일과 미아, 두 사람이 서로의 아픔을 발견하고 공감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해가는 과정은 독자들의 마음에 따듯한 위로를 선사한다.
“너의 존재를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
머나먼 ‘금성’이 아닌 지금의 행복을 찾아가는 성장소설
평생을 외롭게 살아온 미아. 누구보다 혼자인 것의 아픔을 잘 아는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세상에 누군가는 네가 태어난 사실을 기뻐한다는 걸 잊지 마”라는 위로를 건네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도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해 친엄마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엄마를 찾지 못하게 되자 미아는 수술을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하려 한다. 그런 그녀에게 카일이 던진 따끔한 충고는 미아로 하여금 그동안 자신이 고통에 매몰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고 살아왔음을 깨닫게 한다.
“아마 네가 널 낳아준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안 한 여자를 찾는 일에 집착만 하지 않는다면, 진짜로 널 사랑하는 네 주위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할 거야.”
저자가 소설 속에 심어 놓은 ‘태양을 잃었다고 울지 말라. 눈물이 앞을 가려 별을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라는 인도 시인 타고르의 시구 역시 독자들에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행복을 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한다. 제목에도 등장하는 ‘금성’은 슬픈 현실을 잊고 싶을 때마다 미아가 입버릇처럼 찾던 도피처이다. 전쟁도, 아픔도, 비극도, 자식을 버리는 부모도 없는 행복만 존재하는 장소를 꿈꾸며 미아는 “다음 생은 금성에서 태어날 거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카일과 교감하고 자신의 아픔을 직면하면서 미아는 금성이 멀리 있지 않음을, 내가 있는 이곳이 금성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금성에서 봐》 상처 입은 소년 소녀가 큰 두려움에 맞서 희망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고통 속에 고립돼 있던 주인공들이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며 점차 세상과 연결되고 행복을 찾아 성장해가는 과정은 애틋하고 대견하기까지 하다. 두 사람의 여정을 함께 하며 독자들 역시 자기만의 금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지금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상황은 바로 누가 내 옆에 있는 것이었다. “제발 신경 끄고 집에나 가.” 그녀가 말했다. “어떻게 너한테 신경을 안 써. 네가 하려던 걸 그냥 하게 내버려 두고 가버리면, 난 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거라고.” 나는 그녀를 옆으로 밀치고 계속 걸었다. 그녀를 떼어 놓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녀가 갑자기 내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더니 휙 돌아서서 뒷걸음질하며 내 얼굴을 보고 계속 말했다. “경고하는데, 뛰어내리기만 해 봐. 나도 뛰어내릴 테니까. 그러면 너는 내 동생 일곱 명이랑 불쌍한 우리 부모님한테 고통을 주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너한테 달렸어.” 비열한 수작이었다. “꺼져.” 이번에는 더 거칠게 쏘아붙였다. 나는 다시 그녀를 옆으로 밀치고 계속 걸었다. 몇 야드만 가면 폭포였다. 바로 그때, 엘프 공주인 줄 알았으나, 실은 마녀인 그녀가 갑자기 폭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놀라 그대로 멈춰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전 카일 친구 미아예요. 카일 집에 있나요?” 현관을 박차고 뛰어나가 보니 악몽 같은 그녀, 즉 미아가 걸 스카우트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아, 카일, 지금 막 네 부모님께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드리려던 참이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제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부모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어제 조시네 집에서 나오면서 카일이 며칠 떠나 있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엄마께서 봄 방학 때 스페인에 같이 가자고 초대하셨어요. 물론 허락해 주신다면요.” 아빠가 물었다. “아들, 진짜니? 정말 여행하고 싶어? 지금?” 아빠 목소리에서 살짝 희망이 묻어났다. “어서, 카일.” 미아가 끼어들었다. “어제 나한테 얘기했던 거 말씀드려.” 젠장. 이 여자아이를 떼어 낼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네….” 나는 입을 뗐다. “맞아요… 저 스페인에 가고 싶어요.”
미아가 조용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사랑하는 나의, 생일 축하합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미아가 너무나 연약하고 외로워 보였다. 미아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그 작고 약한 몸은 마치 해가 갈수록 상처가 더해진 지뢰밭 같았다. 이 순간까지, 나는 사실상 미아를 똑바로 바라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 분노 때문에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미아가 촛불을 훅 불어 껐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생일 축하해, 아멜리아.” 소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계속되는 싸움에 지쳐버린 영혼, 심장이 멎을 만큼 침울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 같았다. 나는 밖에 선 채 눈앞에서 문이 닫히는 걸 지켜봤다. 무기력하고,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뭔가 어렴풋하게 새로운 감정이 움트는 기분이 들었다. 맙소사, 내가 고통스럽다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렇게 외면하다니? 이건 내가 아니었다. 젠장. 이건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빅토리아 비누에사
스페인 출신의 다국어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이자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쓰는 일에 열정을 갖고 있다.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의 여러 주 등 다양한 곳에서 살아온 경험과 전 세계 절반을 여행한 경력, 그리고 심리학자로서 전문적인 훈련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캐릭터의 다면적인 특성,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금성에서 봐》는 저자의 데뷔 소설로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저자가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했으며,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