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전통자수가 박필순의 개인전 《어머니의 마음으로》가 2025년 1월 20일부터 2월 25일까지 서울 팔판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리고, 이에 발맞춰 전시도록이자 작품해설집 《박필순 한국전통자수 : 행복의 기원》이 출간됐다. 한벽원미술관은 월전 장우성 선생이 설립한 미술관으로, 이번 전시는 월전미술문화재단과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초대전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총 4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부군인 이문열 작가가 지은 글이 얹힌 <송학병(8폭)>이나 화초길상문자문을 수놓은 <길상도(8폭)>를 비롯해 <서수도(瑞獸圖·10폭), <일월곤륜도(8폭)>처럼 10폭에 달하는 병풍들이 포함되어, 이를 연작으로 생각하면 100점에 육박하는 전시 규모다. 수년 전 불의의 화재로 소실된 <수복병(10폭)>, <화조도(8폭)>은 도록에만 수록됐다.한참 분주하던 시간들이 지나고,문득 어느 허물어진 담장 그늘 응기종기 피어난 연보라빛 제비꽃에 저도 모르게 행복한 마음이 되어 먼 그리움에 젖습니다.제가 어릴적만 해도 집집마다 마을 어머니들이 수놓은,집안의 번영과 건강,자녀를 향한 기도 같은 바람과 축복으로 꾸며진 자수품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는 세월에 밀려,자수로 표현되던 안방 문화와 어머니들의 기도는 미처 정리되지도 못한 채 빛바랜 유품으로 남고 맙니다.이제는 모두가 달나라 여행을 꿈꾸는 지금에,이런 이야기는 옛날 저 달의 계수나무를 옥도끼로 찍어내어 초가삼간 짓고 양친 부모 모셔다 천년만년 살겠다는 노래처럼 우스광스러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들의 기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총명함과 성실한 학문으로 폭포를 거슬러오르는 힘을 기르고,어질며 지혜롭게 항상 주위를 배려하는 겸손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모든 어머니들은 기도합니다.그런 기도가 이번에 새로 보여드리는 '서수도I에 특히 잘 드러납니다. 여기 빛나는 햇살 아래 구름과 바위,풀과 나무 사이를 봉황과 기린,용과 공작,학과 사슴,기러기와 거북이들이 각각 아홉 마리의 새끼들과 함께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입니다. 제게는 이 모습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축복과 기도처럼 보였습니다. 저도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숲속 어딘가에 있을,우리 시대의 아이들과 제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꼬박 40여년의 자수 작업을 일단락하는 올해의 전시와 자수도록의 출간은 제게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크게는 일월오악도에서 서수도와 길상도,작게는 관례와 혼례를 치를 때 필요한 사모관대와 활옷까지 다양한 작품을 한 곳에서 선보입니 다. 모쪼록 제 부족한 솜씨를 너그럽게 살펴주셨으면 합니다.2025년 정월 박필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필순
1984년 동양자수학원 고행자 선생을 통해 자수 입문. 1998년 제23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복식 부문에 ‘보석함’ 입선. 2003년 <POSCO 전통자수> 단체전2006년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미국 UC 버클리(Berkeley) 동아시아연구소 개인전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개인전2008~09년 미국 피바디 에섹스박물관(Peabody Essex Museum) 장기 전시2015년 한국-헝가리 수교 25주년 키슈쿤헐러박물관(Kiskunhalas Museum) 개인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 특별전 <한국전통예술전>2019년 제5회 <전통공예상품공모전> 특선2025년 한벽원미술관 개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