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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있었다
잔(도서출판) | 부모님 |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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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황폐해진 숲을 되살리기 위해 14마리의 늑대들을 이끌고 스코틀랜드로 향한 인티. 성공적인 선례를 함께 만든 경험이 있는 생물학자로 구성된 팀원들도 이번 케언곰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명확한 서열 구조 속에서 무리 지어 생활하는 늑대들이 낯선 환경에서 서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제대로 정착하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는 싹을 모조리 먹어 치우는 사슴의 개체 수를 줄여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고, 재야생화의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가축과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짐승을 숲에 풀어 미래를 도모하는 일보다 당장의 생계와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인티에게는 프로젝트 외에도 해결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이 외진 곳까지 함께 온 쌍둥이 동생 애기를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인티와 애기는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이혼해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를 오가며, 쌍둥이 그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키우며 성장했다.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둘만의 수신호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둘 사이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옥 같은 삶 속에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애기는 좀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도 있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이제는 인티 외에 다른 사람은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다. 그녀가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인티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까?

  출판사 리뷰

늑대들에게 숲은 필요치 않았다.
그들이 자라나게 할 테니까.


황폐해진 숲을 되살리기 위해 14마리의 늑대들을 이끌고 스코틀랜드로 향한 인티. 성공적인 선례를 함께 만든 경험이 있는 생물학자로 구성된 팀원들도 이번 케언곰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명확한 서열 구조 속에서 무리 지어 생활하는 늑대들이 낯선 환경에서 서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제대로 정착하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는 싹을 모조리 먹어 치우는 사슴의 개체 수를 줄여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고, 재야생화의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가축과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짐승을 숲에 풀어 미래를 도모하는 일보다 당장의 생계와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인티에게는 프로젝트 외에도 해결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이 외진 곳까지 함께 온 쌍둥이 동생 애기를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인티와 애기는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이혼해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를 오가며, 쌍둥이 그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키우며 성장했다.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둘만의 수신호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둘 사이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옥 같은 삶 속에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애기는 좀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도 있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이제는 인티 외에 다른 사람은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다. 그녀가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인티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까?

한편 경무관인 던컨은 마을 사람들을 묵묵히 도우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인티는 그와 우연한 기회로 만나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 차이를 시작으로 점점 멀어지게 되고, 알면 알수록 그에게서 수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를 믿어도 될까?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러던 중 방목장 중 한 곳에서 아무 이유 없이 늑대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깊은 새벽, 인티는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눈을 뜬 채 멍하게 안개를 노려보고 있는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누가 저지른 짓일까? 만약에 늑대가 저지른 짓이라면 이곳의 모든 늑대는 살처분되고 말 것이다. 비밀로 묻어야 할까? 아니면 신고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과연 인티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늑대가 있었다》는 시적이고 묘한 분위기의 흡입력 넘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페이지터너’라는 평가에 걸맞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티와 쌍둥이 자매 애기의 과거, 그리고 던컨과 마을 사람들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독자는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과연 인티는 황무지가 되어 버린 이 숲을 되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늑대와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야기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동물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 순간 감당하기 벅찬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기에, 때로 피를 흘리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늑대가 있었다》는 기후 위기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에서, 독자들에게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가슴 깊은 울림과 전율을 남길 것이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 《마이그레이션》 작가 샬롯 맥커너히가 전하는
자연과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와 놀라운 융합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인디》 베스트셀러 등극!
★《인디넥스트》 추천 도서 1위!
★《뉴스위크》 《이달의 책 클럽》 올해 최고의 책 선정!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굿모닝 아메리카》 《버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퍼블리셔스 위클리》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북라이엇》 《스릴리스트》 《팝슈거》 《AARP》 가장 기대되는 책 선정!

2022년 인디 북어워드 소설 부문 수상
2022년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상 수상
2022년 데이빗 어워드 소설 부문 수상
2021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최종 후보


한때 늑대가 있었던, 야생 그대로 숨 쉬던 곳 스코틀랜드의 고산지대 케언곰스. 하지만 기후 위기 속에서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황폐해진 지 오래고, 동물들도 하나둘씩 멸종을 맞고 있다. 먹이사슬이 완전히 파괴된 지금, 천적이 없는 사슴 무리는 새싹은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초록색 잎을 모조리 먹어 치우고 있다. 인티는 재야생화를 위해 14마리의 늑대들과 생물학자로 구성된 팀원들을 이끌고 이곳에 왔다. 그들은 이전에도 함께 호흡을 맞추어 좋은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기에, 늑대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대로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늑대들은 세 무리로 나뉘어 각각의 영역에 배치될 것이고, 그들이 정상적으로 먹이 활동을 시작하면 사슴의 개체 수는 정상화될 것이다. 새싹은 계속 자랄 기회를 얻고, 나무로 자라나 마침내 숲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숲을 되살릴 기회는 영영 찾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라는 존재는 그저 잔인하고 위협적인 짐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의 다른 곳에서, 짙은 어둠이 내린 밤에 그들의 숨소리가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공기의 내음이 바뀌었다. 여전히 따뜻하고, 흙 내음이 가득하지만, 더 짙어진 사향 냄새가 났다. 이는 두려움이 깃든 냄새였고, 그들 중 하나가 깨어났다는 의미였다.
그녀의 금빛 눈동자는 적당한 빛을 찾아 반짝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마을 사람들 전부가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가축을 잡아먹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어둠 속 공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늑대를 여전히 두려워한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곳이 평화롭기를 바랄 것이다. 그들을 이기적이라 할 수 있을까? 인티와 팀원들 역시 마을 사람들의 두려움과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소설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숲을 되살려야 하는 것은 옳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대립적 관계가 형성되는데, 각자의 처지에 따라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지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티는 제안한다. 만약에 양 한 마리라도 늑대에게 피해를 본다면, 바로 총으로 쏘아 죽여도 좋다고. 그렇게 해서라도 마을 사람들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 숲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애정으로 보살펴 온 늑대의 희생도 감수할 각오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반드시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다. 숲이 살아야, 사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지구는 오직 사람만을 위한 곳이 아니며 모든 생명체가 공존해야 하는 곳임을 알려야 한다. 또한 늑대라고 해서 그저 잔인한 짐승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 속 모든 생명은 저마다의 이유와 역할을 지니고 태어났음을, 그 어느 것도 무의미하게 주어진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늑대가 피바람을 불러올 거라고 진정으로 여러분이 믿고 있다면, 여러분은 눈뜬장님입니다.” 내가 계속 토로했다. “우리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을 죽이고, 아이들을 죽이죠. 괴물은 늑대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모두가 조용해진 가운데 나는 자리에 앉았다. 강당에 한기가 더욱 짙어진 듯했다.
내 시선이 다시 문 옆에 서 있던 그 남자에게 향했다. 그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그가 군중 속에서 찾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가 내게서 그것을 찾은 듯 보였으니까. 분열 그리고 위협이었다.
—본문 중에서

늑대를 통한 재야생화라는 커다란 목적을 바탕으로, 작가가 진정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인간 관계 속에 자리 잡은 사람의 심리에 대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밀접하게 연관되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작가는 이들의 처지와 심리를 명확하게 그려냄으로써 이야기의 시야를 확장하고, 각 인물의 존재 당위성을 확보해 냈다.
인티는 태어날 때부터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고 하는 질환이자 능력을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타인의 감각을 내 몸이 그대로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이혼 후 멀리 따로 살고 있는, 한때 벌목꾼이었다가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는 그녀의 아버지는 이 능력 또한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도록 가르친다. 반면에 강력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인 그녀의 어머니는 이 질환이 그녀를 약하게 만들 뿐이기에 더욱 강해질 것을 가르친다. 그 속에서 인티는 언제나 그녀의 편인 쌍둥이 동생 애기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성장한다. 기쁨은 물론, 겪지 말아야 할 아픔이나 슬픔까지도 함께 겪으면서.
한편 우연히 만나 가까운 사이가 된 던컨은 이 지역의 경무관으로,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늑대 프로젝트를 찬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않기에 지나치게 방관적으로 비칠 때가 있지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인티와 가장 대립적 관계에 있는 몇몇 인물도 있다. 그중 스튜어트라는 남자는 그의 아내 레이니를 학대하고 있다는 의심받는 인물로, 이야기를 극적으로 치닫게 만드는 사건의 발단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그만의 이유가 있으며, 레이니 또한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사연이 있다. 이 외에도 마을 사람 한 명 한 명이 지닌 비밀과 진실은, 단 하나라도 없으면 이야기가 즉시 힘을 잃을 정도로 치밀하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포식자와 피식자마저도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듯이, 소설 속 모든 관계는 얽히고설켜 있다. “이곳은 숲이 아니고, 한 그루의 나무야. 하나의 거대한 뿌리 체계를 지닌 유기체지.” 그녀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은 각각의 존재 이유를 지니고 있음을 작가는 전하고 있다. 오직 자연의 섭리 속에서.

우리가 야생에서 우리를 분리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기를 거부한 채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고. 우리 자신을 다시 자연의 일부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야만 실수를 만회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연결고리가 될 생명체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을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사실이 나를 절망하게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인간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지켜 주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었다.
—본문 중에서

《늑대가 있었다》는 자연과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한 지역에서 늑대들이 대량으로 몰살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늑대의 죽음이 단순히 한 종의 감소가 아니라, 나비효과가 되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다행히 이탈리아 정부는 늑대 보호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늑대의 개체 수는 조금씩 회복 중이다. 이처럼 모든 자연의 섭리에 인간의 잘못된 욕심이 개입되면 전부 다 어긋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총으로 쏘아 죽인 늑대 한 마리가 당장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큰 눈덩이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발생한다. 소설이 담고 있는 중요한 물음이기도 하다. 늑대를 죽인 그 사람을 비난할 수만 있을까? 만약에 늑대가 날마다 집 근처에서 잠복하면서 가축이든 인간이든 먹잇감으로 여기며 사냥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 어떨까. 그의 어린 자녀가 늑대의 표적이 된다면? 어려운 문제다. 작가는 데뷔작이자 전 세계 베스트셀러인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내면의 심리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이는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으며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굿리즈 독자들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 꾸준히 이름을 올려온 작가답게, 이번 작품 또한 한층 깊어진 심리 묘사와 인물 간의 미묘한 관계를 통해 복잡한 주제를 그녀만의 언어로 섬세하게 풀어냈다. 동시에 누구나 하나쯤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이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끈질긴 인내와 때로는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에 더욱 힘을 실었다.

처음에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두 마리의 새가 서로 주고받는 울음소리였다. 이어서 까마귀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우는 소리와 그 날갯짓에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풀숲에서 우는 귀뚜라미 소리,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숲에서 나는 아주 작은, 균형 잡힌 생태계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너무 평온했기에 던컨의 자세가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의 얼굴과 어깨의 근육이 편안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어떤 소리가 내 머리털을 곤두세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같은.
폭풍이 몰려오는 첫 진동 같은.
나무 차양에 스치는 바람 소리 같은.
“늑대들이 속삭이는 소리예요.”
—본문 중에서

눈으로 볼 수 없고, 입으로 말할 수 없으며, 귀로 들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인티와 애기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들만의 언어로 서로의 세상을 교류함으로써 유대감을 이어 왔고, 소설 마지막에 가서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때로는 무언가의 부재가,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연결 고리가 되고, 누구에게도 완벽할 수 없는 환경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무대가 되는 법이다. 이렇듯 삶은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조화를 지닌 채 지속된다. “모든 생명체는 사랑을 안다.” 그 의미는 어쩌면 우리에게 전하는 이 세상 모든 생명체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의무이자, 작가의 펜을 통한 자연의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




내가 늑대들과 감정적 거리를 두지 않는다면, 우리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 동화되어서는 안 되고, 그렇지 않으면 나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은 늑대에게 위험한 곳이고, 늑대는 머지않아 멸종하게 될 상황에 처해 있으니까.

눈발이 점점 강해지면서 내 주변의 온 세상이 하얗게 내려앉고 있었다. 벌써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있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야만 했다. 뭐 그렇긴 하지만. 나는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눈송이가 내 입술과 눈썹에 내려앉았다. 나는 은빛 자작나무의 얇고 차가운 나무껍질에 손을 가져다 대어 보았다. 4만여 그루의 사시나무가 나를 둘러싸고 숨 쉬던 기억, 그들이 만들어 낸 선홍빛 그늘 차양 그리고 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아빠의 목소리. 숲이 죽어가고 있어. 우리가 죽이고 있는 거야.

  작가 소개

지은이 : 샬롯 맥커너히
1988년 호주 시드니 출생. 호주 영화 텔레비전 및 라디오 학교(AFTRS, Australian Film Television and Radio School)에서 시나리오 창작(Screenwriting) 및 스크린 아트(Screen Arts) 두 분야의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0년에 발표한 《마이그레이션(Migrations)》은 작가의 데뷔 소설이자 전 세계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다. 《타임(Time)》 선정 ‘2020년 꼭 읽어야 할 책 100선’ 및 《인디넥스트(Indie Next)》 《아마존(Amazon Editors’ Pick)》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 《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굿리즈(Goodreads)》 《반스앤노블 디스커버(Barnes and Noble Discover)》 외 다수의 매체에서도 올해의 책 및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2022년 더블린 문학상(Dublin Literary Award) 후보, 2021년 퀸즐랜드 문학상(Queensland Literary Awards) 최종 후보, 2020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Goodreads Choice Awards) 소설 부문 후보, 2020년 러블리북스 커뮤니티 어워드(LovelyBooks Community Award) 독자상 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다.《늑대가 있었다(Once There Were Wolves)》는 2021년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인디(Indie)》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허드슨 북셀러(Hudson Booksellers)》 《뉴스위크(Newsweek)》 《이달의 책 클럽(Book of the Month Club)》 등 다수의 매체에서 추천 도서 및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2022년 인디 북어워드(Indie Book Award) 소설 부문, 노틸러스 북어워드(Nautilus Book Awards) 금상, 데이빗 어워드(Davitt Award) 소설 부문을 수상했고, 2021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독자 선정 올해의 소설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인디넥스트》 추천 도서 1위에 등극했다.

  목차

늑대가 있었다|11
감사의 글|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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