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소월시 문학상 우수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한 김완하의 시 「엄마」,
BIB 황금사과상, 대한민국 그림책상 등을 수상한 이명애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다!
■ 언제 들어도 뭉클한 이름, 엄마!
-아기의 맑은 눈으로 보면, 세상 모든 것이 ‘엄마’“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위는 이 시의 첫 연이다. 시에서처럼 아기가 말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말하는 낱말은 ‘엄마’일 것이다. 김완하 시인은 첫돌 지난 아들이 입만 열면 ‘엄마’라고 부르던 것을 떠올리고 이 시를 지었다. 아빠인 자신을 보고도 ‘엄마’라고 하고, 길을 보고도 산과 들, 바위, 나무, 구름, 시냇물을 보고도 ‘엄마’라고 부르니 아기에게는 마주하는 세상 모든 것이 ‘엄마’였다. 시인의 섬세한 감성과 통찰력은 이를 지나치지 않고 아기의 언어처럼 단순하나 깊은 사유가 담긴 시 「엄마」를 낳았다. 아기는 보는 것마다 ‘엄마’라고 부르며 세상과 연결되고, 그 세상 속으로 점점 나아감을 노래한 것이다.
1995년 발표한 이 시는 시인의 시집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1995, 문학사상사)에 실렸고, 10년 뒤인 2005년에는 구성주 감독, 고두심 주연 영화 <엄마>의 표제시로 쓰이며 마지막 장면에서 낭송되었다. 30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이들이 감동 속에 ‘엄마’의 깊고 큰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다.
그런데 한 편의 시가 잊히지 않고 30년 동안 꾸준히 애송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을 품고 낳고 기르는 ‘엄마’라는 존재 자체가 주는 울림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시’ 자체가 주는 즐거움, 감동과 여운이 없다면 어림없을 것이다. 문현미 시인은 이 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논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시인 듯하다. 하지만 ‘엄마’를 시적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화려한 수사보다 소박성과 진정성에 시적 묘미가 깃들어 있다. 시어의 반복을 통해 경쾌한 리듬이 살아나고 있어서 소리 내어 읽는 재미도 있다. 오랜만에 시를 읽고 난 뒤 마음이 편안해진다.” - 문현미(시인, 백석대 교수, 《기독교한국신문》, 2022.5.10)
책 뒤의 면지에 시 전문을 실었으니 시를 읊으며 오롯이 감상해 보면 좋을 것이다.
■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
-시인의 통찰, 자연과 교감하며 아이는 자란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저 너른 들판, 산 그리고 나무
패랭이풀, 돌,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단순 소박하고 정겨운 시어, 경쾌한 리듬은 읽는 이를 즐겁고 편안하게 한다. 그러나 시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묵직하고 뭉클한 감동을 안겨 주며 ‘엄마’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위는 시의 마지막 연으로, 만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엄마라고 칭하는 아기에게서 얻은 통찰이다.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는 문장은 ‘엄마’, 곧 생명을 품고 성장시키는 존재는 비단 한 사람의 엄마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마주하는 산, 들, 바람, 나무 등 자연과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 전체로 나아간다.
아기의 맑은 눈으로 본다면, 세상 모든 것은 실로 두 팔 벌려 반기는 ‘엄마’이고 엄마의 따스한 품이다. 그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고 노래하는 시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상기시키며 ‘엄마’의 의미를 확장하고, 생명을 대하는 우리 태도 또한 돌아보게 한다. 반칠환 시인의 비평을 보자.
“천지 만물을 엄마로 호명하는 저 아이로부터 새삼 깨우친다. 누구나 천지 만물을 ‘엄마’로 부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 것인가?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엄마를 잊어버리고, 엄마의 가슴을 어지럽히며 살아왔는가? 이젠 정말 우리 모두의 ‘엄마’를 찾아야 할 때 아닌가.” -반칠환(시인, 《동아일보》 2014. 4. 25)
점점 단절과 대립으로 치닫는 사회에, 시 「엄마」는 온 세상이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사랑으로 돌볼 때 아이도 사회도 온전히 성장할 수 있음을 가슴 벅차게 일깨운다.
■ 평범한 일상 속 반짝이는 순간들!
-산책길에 펼쳐 놓은 화가의 마음, 연결과 평화의 서사30년 세월이 깃든 시 「엄마」를 시각화한 그림작가 이명애는 따뜻한 파스텔 톤으로 그린 그림 속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일련의 상황을 부여하고 또 하나의 서사를 실어 시 세계를 풍부하게 구현했다. 아기를 돌보거나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금세 공감할 만한 장면으로 그림의 서사는 시작된다.
가방과 장난감, 아기 신발이 보이는 면지를 넘기면, 엄마와 아기가 곤히 잠자고 있는 속표제지가 나온다. 아기는 엄마의 배 위에서 잠들어 있고, 엄마의 안경은 바닥에 놓여 있다. 이 평화로운 장면에 잠시 머물렀다 책장을 넘기면, 먼저 깬 아기가 엄마 얼굴에 안경을 씌워 주려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어서 엄마, 엄마를 연발하며 노는 아기, 자신의 작은 가방을 들고 엄마 다리를 붙잡은 채 엄마! 하고 부르는 모습이 나온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시 텍스트에 없는 말들을 알아차리고 둘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된다.
역시나 엄마는 가방과 유모차 등을 챙기고 둘은 외출한다. 물론 아기는 자신의 가방을 메었다. 이렇게 집을 나선 엄마와 아기는 마을을 빙 둘러 구석구석 산책한다. 노란 꽃이 만발한 들판과 길옆 소나무를 지나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고, 도랑물에 발을 담그고, 지나가는 황소도 보고, 구름을 보며 아기는 그 모든 것을 ‘엄마’로 부르며 자연과 교감한다. 그리고 황홀한 노을 아래 아빠 품에 안겨 돌아와서는 푹 잠든 모습으로 그림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아기 옆에는 무엇이 놓여 있을까?
독자들은 엄마, 엄마 소리를 들으며 아기와 함께 산책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고 평화로움에 젖어들다가 때로는 웃음 짓고 때로는 뭉클한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을 호흡하고 공동체와 연결되는 따뜻한 순간을 담아낸 화가의 재치를 놓치지 말자.
★누리과정 예술경험> 아름다움 찾아보기
의사소통> 동요, 동시, 동화 듣고 이해하기
★교과 연계1학년 2학기 국어 2. 소리와 모습을 흉내내요
2학년 1학기 국어 1. 시를 즐겨요
2학년 1학기 통합(여름2) 2. 초록이의 여름 여행
2학년 2학기 통합(가을2) 1. 동네 한 바퀴
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