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너와 팔짱 끼고 걷기
내가 너보다 높아지지 않겠다
내가 너보다 많이 가지지 않겠다
더불어 앉아 내 마음을 전하고
대답하지 않는 널 섭섭해 하지 않겠다
꽃을 바라보듯 아름다움을 고마워하고
대신에 향기를 받아들이듯
너를 한껏 칭찬하고 대신에
미소를 고마움으로 받아들이겠다
내가 너보다 빠르게 가지 않겠다
내가 너보다 편하게 가지 않겠다
더불어 걸으며 내 노래를 전하고
감동하지 않는 널 서운해 하지 않겠다
물속에 잠기어 평안해짐을 고마워하는 돌멩이처럼,
바람 속에 스미어 시원해짐을 고마워하는 풀잎처럼
나는 너의 팔짱을 끼고
오래 오래 걷겠다
기다릴 줄 아는 힘
껍질을 찢고 나오는
그 지루한 시간이나,
몸집을 키우고
날개를 말리는 순간이나,
빨리 탈피하지 못한다고
애닳아 하지 말아라
기다리지 않고 이루는 것들은
다 생명이 짧다
자득自得
늙어서 저절로 알게 된 것을
자득自得이라 한다
세상은 내가 없어져도
감쪽같이 진행되어 가리라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무얼 위해 그리 애쓰시는가
먹기 위해 사는 것이나
살기 위해 먹는 것이 매 한가지라는 것도
저절로 알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영천
시집 『슬픔조차도 희망입니다』, 『낮에 하지 못한 말』, 『부끄러운 것 하나 』,『몇 개의 아내』, 『찬란한 침묵』, 『삐딱하게 서서』, 『꽃도 서서 잔다』,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 『한 그루 나무를 옮겨 심는 새처럼』등 9권이 있으며,논문 『서정주 시 연구』(목포대학교 대학원)로 석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문학 관련 수상으로는 전라남도문화상, 목포문화상, 송암예술문화상, 창조문학대상, 전남문학상, 전남시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일반 수상으로는 대통령 표창, 초당약사대상, 목포약사대상 등이 있다.현재는 목포에서 한일약국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