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시가 짧아도 산문보다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분량보다는 시적 언어의 고유한 성질에 있다. 그것은 말하지 않은 말을 풍부하게 품은 침묵과 여백에서 오며, 짧은 문장과 침묵의 행간을 생동하는 힘으로 나아가게 하고 끝없이 자라게 하는 리듬에서 오며, 넘치는 감정과 날뛰는 욕망의 폭발력에 뇌관을 장착한, 속은 뜨겁고 겉은 차가운 이미지에서 온다. _김기택 《상상인 프롤로그》 중에서
미래, 진보, 성장에의 약속이 유효하지 않은 시대의 지반 위에서, 우리 중 누군가는 더 이상은 실패하지 않으려 예측 가능한 안전한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들에게 미래란 아직 오지 않은 기대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지금 나의 존재를 갉아먹을 불길한 예감에 가깝다. -조대한 《기획특집》 중에서
포커스 _ 장석원
더 보고 싶어지네. 우리는 어디에서 실종되었나. 너는 나를 생각하지 않아서 서서히 분열되는 중 까마득 멀어지는 중 우리는 종말 쪽으로 가까워지는 중. 후회 없는 팽창. 나는 갈라진다 찢어진다 돌아가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길 위에서 _신작시 「불꽃놀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