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더 레이어》는 대한민국의 미술 교사들이 품어온 질문과 희망, 그리고 때로는 꺼내지 못했던 고민에 이르끼까지, 미술 교사의 마음의 층위와 색채를 섬세하게 펼쳐 보이는 매거진이다. 《더 레이어》는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고, 미술 교사라는 존재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 매거진은 단순히 수업 자료나 교수 학습 정보를 모은 실용적인 책이 아니다. 오히려 미술 교사 개인이 교실과 삶의 경계에서 경험하는 내면의 결, 예술가적 감각,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회의, 그리고 관계와 변화의 순간들을 감각적인 편집과 진심 어린 언어로 정리해 낸 큐레이션 매체다.창간호의 키워드는 ‘출발선’. 예비 교사와 퇴직 교사, 수업 현장의 중심에 서 있는 교사들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다시 출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구성했다. 교직을 향한 설렘과 불안, 교사로서의 자존감, 한 명의 제자와 함께한 성장 서사, 수업 공간의 재설계, 아이디어의 확장, 감정 노동과 육아의 병행까지 — 그 어떤 단일한 서사로도 포착되지 않는 교사의 삶을, 《더 레이어》는 ‘한 겹 한 겹’ 펼쳐 보인다.미술 교사의 삶은 교실 안의 공기처럼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여백 속에 스며든 빛처럼 깊고 풍요로운 결을 지니고 있습니다.그 결들을 한 겹 한 겹, 섬세하게 큐레이션하는 매거진, 《더 레이어(The Layer)》입니다.미술의 언어를 통해 학생들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해 내는 선생님들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이러한 마음으로 선생님들의 그 빛나는 삶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더 레이어》를 만들었습니다.각자의 교실에서 쌓여 온 고민과 생각, 작은 수업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기쁨과 좌절, 삶과 예술이 맞닿는 순간의 떨림들, 미술 교사의 예술적 감성이 깃든 일상의 작은 순간들까지, 《더 레이어》는 미술 교사의 하루에 깃든 일상의 온도를 섬세하게 기록합니다.이곳에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미술 교사가 저자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선생님들의 삶을 이루는 여러 겹의 레이어가 이곳에서 하나로 어울려 특별한 색채로 빛납니다.미술 교사로서의 경험을 나누며 서로에게 공감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따뜻한 연대의 공간.《더 레이어》가 선생님들 곁에서 작은 위로와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레이어》 편집장의 말)
‘미술 교사는 편하겠네.’, ‘애들 그림 그리라고 하면 되니까 수업 준비 안 해도 되지 않아?’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미술 교사로서의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나를 증명하는 것은 동료 교사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학생들이라는 것을요. 아이들이 즐겁게 미술 활동에 집중하며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낼 때, 그 속에서 미술 교사의 가치가 증명된다는 것을요.- (출발선의 떨림, 그 앞에서 마주한 말들: 22년 차 미술 교사,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김은주)
<가족의 식탁> 수업은 온라인 수업 덕에 우연히 시작했던 수업이에요. 제가 이곳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는 코로나 시기였고, 온라인 수업과 학교 수업이 병행되던 상황이었어요. 정물화 수업을 해야 했는데, 온라인 수업 중이었기에 아이들에게 냉장고에서 그릴 물건을 하나씩 꺼내 오라고 했죠. 그런데 화면 속 다중의 격자 안에서 전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물건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동일한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같은 급식을 먹지만, 각자의 집에 가면 전혀 다른 문화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죠. 그 신선한 충격은 수업에 대한 영감으로 이어졌어요. 가족, 문화, 이민자의 삶, 그리고 한국 문화를 다루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인문·사회적 지식도 함께 전달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한 것이죠. ……무엇보다 학생들이 다 함께 즐겁고 자유롭게 먹고 나누며, ‘교실이 낯선 나라에서 마음 붙일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다채로운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고 미술 활동을 통한 자기표현을 진하게 경험하며 단단하게 성장했습니다.- (‘국경 없는 미술실’에서는 예술이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