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흑린각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목포의 적산가옥이다. 이름도 주인도 여러 차례 바뀌었고, 심지어 화재도 있었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근대건축물이다. 이 책은 흑린각이 품고 있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남긴 시간의 주름, 그 안에 깃든 도시의 삶을 복원하는 기록이자, 그것을 지켜 내려는 태도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 개인이 근대건축물 복원을 위해 애썼던 일들을 상세히 기술했다. 건물이 간직하고 있던 일제강점기의 기억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변화를 조사하며 알아낸 내용을 토대로, 근대건축물을 어떻게 복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만의 시선으로 써 내려갔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다. 역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고, 낡고 오래된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도시에서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저자의 작지만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출판사 리뷰
“건물을 지운다고 과거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근대를 버텨온 건축물,
그 역사와 시간을 잇는 리모델링의 기록
흑린각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목포의 적산가옥이다. 이름도 주인도 여러 차례 바뀌었고, 심지어 화재도 있었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근대건축물이다. 이 책은 흑린각이 품고 있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남긴 시간의 주름, 그 안에 깃든 도시의 삶을 복원하는 기록이자, 그것을 지켜 내려는 태도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 개인이 근대건축물 복원을 위해 애썼던 일들을 상세히 기술했다. 건물이 간직하고 있던 일제강점기의 기억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변화를 조사하며 알아낸 내용을 토대로, 근대건축물을 어떻게 복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만의 시선으로 써 내려갔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다. 역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고, 낡고 오래된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도시에서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저자의 작지만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왜 낡은 건물을 지켜야 하는가를 묻는다. 흑린각을 사게 된 이유, 건축물의 복원이 단순히 외양의 문제가 아님을 기록한다. 2장에서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고민한다. 기와, 창호, 기둥, 조명까지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철학을 보여준다. 3장에서는 복원의 실제 시공 과정을 담았다. 도면과 현실 사이의 간극, 사람의 손끝에서 살아나는 디테일을 따라간다. 4장에서는 공간이 어떻게 문화가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건물의 이름을 짓고, 안내판을 달고, 책을 만들고, 사람들을 맞이하며 흑린각이 어떻게 지역의 상징으로 재탄생했는지 정리한다. 끝으로 부록에는 흑린각의 도면과 이 집을 함께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담겨 있다. 건축은 결코 혼자 만드는 일이 아님을 아는 저자가 협업자들의 흔적 또한 세밀하게 남겨 놓았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세부적으로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시간을 분석하여 협업과 고민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근대건축물 리모델링의 지침서이며 더 나아가서는 도시에 대한 태도를 기록한 한 권의 공간 여행서인 셈이다.
적산가옥을 보존하는 일은 낡은 건물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며, 그로부터 배운 교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흑린각 역시 그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후세에 전하는 다리가 될 것이다.
흑린각 주변 지도를 보면 흑린각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중심가로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다. 그렇다. 흑린각은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건축적 특징을 간직한 그 자체로도 중요한 건축물이지만 목포 근대역사문화의 역사적 맥락을 풍요롭게 서술해 주는 건축물이기도 한 것이다.
리모델링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흑린각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편의성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 이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일이었다. 옛 사진과 자료를 바탕으로, 원래 사용되었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일식 기와를 정성스레 복원하고, 회벽(석회를 반죽하여 만든 벽)의 간격과 창문의 크기 또한 원형대로 맞추었다. 이 모든 작업은 흑린각의 본래 모습을 되살리는 동시에, 현재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균형 잡힌 접근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경인
전주에서 자라 교토에서 유학하며 시간이 쌓인 공간이 품고 있는 ‘기억’과 ‘이야기’에 주목하는 도시·건축 기획자다. 오래된 건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 관심은 낡은 건축물이 품은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되새기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근대건축 시간여행』은 그 문제의식을 실천으로 옮긴 결과물이다.어느 날 목포에서 우연히 마주친 근대건축물 ‘흑린각’에 마음을 빼앗겼다. 겉으로는 낡고 무너져가던 건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일제강점기의 흔적과 지역 공동체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 건물에 담긴 시간의 무게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끌려, 직접 건물을 매입하고 복원에 나섰다. 흑린각을 시간의 증언자로 바라보며 잊혀가는 근대건축의 풍경 속에서, 한국 도시가 겪어온 역사와 그 속을 살아낸 사람들의 흔적에 귀 기울였다. 『근대건축 시간여행』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건축가가 아닌 개인도 근대건축 보존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낡은 건물 한 채를 통해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음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증명한다. 도시가 남긴 풍경을 다음 세대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주요 저서로는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2014), 『공간은 교육이다』(2023),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2025), 『아이가 잘 크는 곳의 비밀』(2025) 등이 있다.
목차
I 근대역사,
왜 공간에 남아야 하는가
1 나는 왜 적산가옥을 샀을까 …… 016
2 문화재가 되면 문제가 해결될까 …… 024
3 흑린각의 역사를 읽다 …… 038
4 복원 전에 던져야 할 질문들 …… 051
5 사전 철거가 필요한 이유 …… 061
6 누가 흑린각을 다시 세울까 …… 070
II 근대건축,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까
1 근대와 현대를 담은 공간 …… 076
2 공간은 줄이고 의미는 크게 …… 083
3 보존과 활용의 양면 디자인 …… 089
4 원형을 지키는 세 가지 원칙 …… 097
5 탄화된 목재를 남기는 선택 …… 102
6 빛과 색에 입힌 감성 …… 106
7 보이지 않는 디자인 …… 113
8 설계사의 말, 공간의 논리 …… 118
III 흑린각,
어떻게 다시 지어졌는가
1 준비: 리모델링의 시작 …… 122
2 해체: 철거는 끝이 아닌 시작 …… 127
3 기초: 보이지 않는 기초 …… 131
4 목공: 나무로 만든 구조 …… 135
5 지붕: 기와냐, 징크냐 …… 143
6 창호: 목재와 금속의 공존 …… 146
7 마감: 손끝이 복원한 표정 …… 150
8 색칠: 색의 감각과 결단 …… 155
9 마무리: 디자인의 완성 …… 161
10 전기: 숨겨야 보이는 것들 …… 169
11 가로: 거리의 풍경은 누구의 것인가
…… 174
12 시공사의 말, 현장의 진심 …… 176
IV 흑린각,
목포의 문화가 되다
1 건물도 이름이 필요하다 …… 180
2 공간을 알리는 방법들 …… 187
3 기록이 곧 기억이다 …… 196
4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 …… 201
5 가장 목포다운 경관 만들기 …… 211
6 더 나은 도시를 위하여 …… 222
부록_흑린각의 도면 …… 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