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삶이 비로소 시가 되는 순간. “너희가 보는 이 글은 시가 아니”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서시처럼, 『꽃이어서 아름다울 뿐』은 그저 한 권 시집이 아니다. 한 장 한 장의 행간마다 한 사람 몫의 오롯한 생이 담겨 있다. 시인은 손녀의 옹알이에서, 산 너머 바람에서, 빈 들녘의 고요에서 문장들을 길어올린다. 담박한 언어로 써내려간 일상 속에는, 수많은 에움길을 지나온 자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켜켜이 담겼다. 삶의 허리쯤을 굽이돌 때에야 비로소 들리고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황혼에 접어든 시인이 그려낸 담담한 시편들은 어느새 우리 마음에 조용히 스며들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출판사 리뷰
<흘러가는 조각구름>
너희가 보는 이 글은 시가 아니야
한 늙은이가 삶의 고개를 넘을 때마다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 소리란다
바람 소리란다
언젠가는 너희들도 들을 수 있는
세월의 바퀴 돌아가는 소리란다
때론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면서
다음 모퉁이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기대 반 두려움 반 발을 옮겨
앞서간 이들의 발자국 밟기도 한다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나갔을까
살아온 삶을 세월에 녹이고 녹여
언젠가는 밝은 빛 영혼 되어 만났을 때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승신
-충남 논산 출생. 흰 눈 내려앉은 마당 안강아지들 뛰어놀고눈 녹은 뒤뜰 파란 잣나무바람결에 반짝인다종일 마주 보고 웃어주며함께 바보가 되어가는 아내와세월 흐르는 소리 들으며욕심 없는 길손이 되었네
목차
봄 - 아카시아꽃 향기 날아와 방 안을 채우고
귀향 1
귀향 2
어설픈 농사꾼
산 너울
오월
희망 사항
손자의 전화
밤에 오는 비
공원 산책길
저녁 명상
이상한 사람
개구리
잔디를 깎으며
사랑하는 당신
손녀와 나
치과
삶의 시간
젊음의 기백
고집
나는
큰형님
노인정
원앙호(湖)
탑정호수
결단(決斷)
여름 - 감꽃 떨어져 뒹구는 뜰 안
여유
아내에게
아프지 말아야지
바람
손주들
하루의 시작
연장자
6월에는
혼돈
포기도 삶의 한 방법
여름밤
어느 날의 대화
고향 친구 모임
외유내강
고백
따돌림
산 위에 서서
몸
꽃을 보는 마음
가을 - 알밤 떨어지는 소리
마당에 가을이
어느 사찰 게시판
변화(變化)
해가 지면
영혼
이웃 노인
손자에게
옛 친구 생각하며
생일
매화도(梅花圖)
산골 사람
생사관
이 가을에는
가을 감나무
추석 달
가을 아침
잣을 따며
상강(霜降)
늦가을의 풍경
가을 택배
늦가을 오후
초겨울 들녘
겨울 - 삶은 더 깊은 곳을 향하고 있다
회상
쇠똥구리
인생길에
손녀가 태어나다
세월
명상
세상에 온 이유
덧셈 뺄셈
만족
아픈 눈
흔들림
도토리묵
안개
방관자
성인(成人)
지심도
남은 시간
겨울에 부는 바람
전지(剪枝)
알면서 속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