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중국 근현대사와 과학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지은이가 쓴 이 책은 마오쩌둥 통치 시기를 중심으로 중국 농업과학사를 다룬 책이다. 아마도 읽기도 전에 “애걔” 하는 이가 대부분일 터다. 특히 1960년 전후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을 떠올린다면 더욱 그렇다.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선입견을 산산이 깨뜨린다. 공식 문건, 전기(傳記), 언론 보도는 물론 현지 인터뷰, 포스터 등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마오 시대가 반과학적 시기가 아니라 인민이 직접 참여하고 생산하고 활용하는 ‘군중과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의 토대를 마련했던 시기였음을 흥미로우면서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와 함께 “어떤 방식의 발전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농업 과학에 대한 논의가 생산성 향상만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문제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을 고민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중국의 입장에서 더욱 문제적인 측면은 녹색 혁명론자들이 과학과 기술의 힘을 사회적·정치적 혁명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이유로 사회주의 중국은 ‘녹색혁명’이라는 용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그와 동일한 종류의 농업기술들을 ‘과학적 영농’이라고 지칭했다.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된 ‘농촌 과학 실험 운동’은 실천적 경험이 풍부한 ‘노농老農’, 혁명적 열의를 가진 ‘지식청년’, 그리고 올바른 정치적 견해를 견지한 현장 간부가 협력하는 이른바 ‘삼결합’의 원리에 입각하여 중국 농촌 전역에서 조직된 기층 ‘과학 실험 소조小組’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그들은 과학 기술 영역에서도 ‘정치 우선주의’를 관철시키고자 했다.
군중과학을 우선시하는 급진적 주장과 엘리트적이고 전문적인 과학을 특권화하는 기술관료주의적 입장이 이른바 토土와 양洋이라는 이분법의 양극에 대응하고 있었다. 비록 국가가 “토양병거土洋竝擧” 같은 슬로건이나 간부, 기술원, 농민을 하나의 과학 실험 소조로 묶는 “삼결합” 조직법 등을 통해 해소하고자 했으나,
작가 소개
지은이 : 시그리드 슈말저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사학과 교수.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 근현대사와 과학학Science Studies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북미 학계에서 중국 사회주의 정치, 과학, 농업, 생태환경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저서로 《붉은 녹색혁명》 외에도 《인민의 북경원인》, 《나방과 말벌, 대지와 바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