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불분명한 계절의 변화, 잦아지는 극한 기후 현상 등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산업 혁명 이후 인간의 활동이 기후 변화를 초래했다는 사실은 과학적 근거로 입증되었고, 이를 물리학적 모형 연구를 통해 밝힌 인물이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이다.
『기후의 과학 -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은 기후 변화 분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쿠로가 60여 년간 쌓아온 연구를 집대성한 결정체이다. 그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등 온실 기체가 대기 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대기와 해양을 결합한 최초의 기후 모형을 구축했다. 그의 연구는 오늘날 기후 시뮬레이션의 토대가 되었으며 NOAA의 ‘200년간 10대 혁신’으로 선정되었다.
프린스턴 대학교 수석 기상학자로 활동 중인 마나베 슈쿠로는 1998년 밀루틴 밀란코비치 메달, 2015년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 2018년 크래퍼드 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은 럿거스 대학교 앤서니 브로콜리 교수와 공저로 완성되었으며, 기후 변화의 과거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과학적이고 신뢰할 만한 안내서로 자리한다.
출판사 리뷰
우리 세상은 무작위성과 무질서를 특징으로 하는 복잡계로 가득 차 있다.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복잡계 중 하나는 지구의 기후이다. 마나베 슈쿠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지구 표면의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했다. 1960년대에 그는 지구 기후의 물리학적 모형 개발을 주도했으며, 복사 평형과 기단의 수직 이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최초로 탐구했다. 그의 연구는 현대 기후 모형 개발의 토대가 되었다.
―마나베 슈쿠로에게 노벨상을 수상하며, 2021년 노벨상 위원회
마나베 슈쿠로는 빙하기부터 인류가 유발한 지구 온난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산화탄소와 기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 책은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쓴 중요한 책이다.
―레이먼드 피어훔버트(Raymond T. Pierrehumbert, 옥스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핼리 석좌 교수)
마나베는 기후 모형 분야의 신(神)적인 존재이고, 브로콜리는 반신(半神)인데, 그들이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쓴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다.
―매슈 후버(Matthew Huber, 퍼듀 대학교 지리 환경학과 교수)
지구 온난화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앤드루 로빈슨(Andrew Robinson, 《네이처(Nature》)
유용하고 계몽적이다. …… 기후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파생된 지식은 명확하고 상세하며 기후 계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목적은 마나베 슈쿠로와 앤서니 브로콜리가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쌓아 온 길로 독자를 안내하고, 각 연구에 사용된 방법과 동기를 보여 주고, 그들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맥락화하는 것인데. 각각의 목적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에이미어 던(Eimear Dunne, 《홀로세(The Holocene)》)
가치 있고 잘 쓰인 기후 모델링의 역사
―데니스 하르트만(Dennis L. Hartmann, 워싱턴 대학교 물리학 교수)
기후 변화 연구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단 하나뿐인 기후 모형 해설서!
산업 혁명 이후에 대기의 구성과 지구의 기후가 변했으며, 그 주된 원인이 인간의 활동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는데, 주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화석 연료를 태웠기 때문이다.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는 1,000년 동안 비교적 안정되게 유지되어 왔지만, 산업화 이전에 비해 이미 약 1℃가 증가했다. 에너지 생산 활동에 커다란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변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구 평균 기온은 21세기 내에 2~3℃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육지의 온난화가 해양보다 상당히 더 커지고, 북극의 온난화가 열대보다 상당히 더 커질 것이다. ―본문에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극한 기후 현상의 증가, 불분명한 계절의 변화 등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한 해 한 해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5차 평가 보고서」는 “20세기 중반 이후에 관측된 온난화의 지배적인 원인은 인간의 영향이었을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크다.”라고 언급하며 지구 기후의 변화가 산업 혁명 이후 인류의 활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공언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지구 온난화에 대해 편향되고 잘못된 오해들이 과학적 근거를 통해 분명한 인간의 책임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인간 활동과 지구 기후 변화의 관계성을 물리학적 모형 연구를 통해 입증한 사람이 있다.
바로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링, 변동성 정량화와 지구 온난화를 신뢰성 있게 예측한 공헌”으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마나베 슈쿠로(真鍋淑郎, Syukuro Manabe)가 그 주인공이다. ㈜사이언스북스의 신간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Beyond Global Warming)』은 기후 변화 분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쿠로의 60여 년에 걸친 기후 과학 연구의 유일무이한 결정체이자, 지구 온난화 시대에 인류가 참고해야 할 가장 과학적인 연구를 정리한 기후 모형 해설서이다.
어린 시절 “태풍이 오지 않는다면 일본의 강수량이 줄어들 것이다.”라는 관찰을 남기기도 했던 마나베 슈쿠로는 날씨와 기상 현상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도쿄 대학교에서 기상학을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1950년대 말 전후 일본의 상황 속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마나베 슈쿠로는 훗날 미국 국립 해양 대기청(NOAA) 산하 지구 물리학 유체 역학 연구소(GFDL)의 창립 소장이 되는 조지프 스마고린스키(Joseph Smagorinsky)의 요청을 받아 미국 기상청 대순환 연구부에 합류한다. 이 결정은 나중에 기후 변화 예측의 필수품이 될 기후 모형 개발의 청사진이 된다.
마나베 슈쿠로는 기후 모형 연구를 통해 수증기, 이산화탄소, 오존 등의 온실 기체가 지구 대기의 열 구조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대기 대순환 모형의 초석을 닦았다. 1960년대 후반에는 리처드 웨더럴드(Richard T. Wetherald)와 수증기의 양의 되먹임 효과에 집중해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을 개발했다. 이 모형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변화함에 따라 지표면과 대류권에서는 온도가 증가하지만, 성층권에서는 온도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포괄적인 대기 대순환 모형 개발로 이어졌는데, 커크 브라이언(Kirk Bryan)과는 해양-대기 결합 모형을 개발해 기후 변화에서 해양의 역할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 분석은 대기의 대순환과 해양의 난류, 대류, 대규모 순환을 명시적으로 통합한 최초의 모형이 되어 기후 시뮬레이션의 뼈대가 되었다. 이들의 연구는 NOAA 설립 이후 첫 200년 동안 발생한 10대 혁신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후 마나베 슈쿠로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연구 생활을 이어 가며 미국 시민권을 취득,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자신의 연구 그룹을 이끌며 대기 중 변화하는 온실 기체의 농도에 대한 기후의 반응을 해양-대기 모형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중요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현재 마나베 슈쿠로는 미국 국립 과학원(NAS)와 미국 기상학회(AMS), 미국 지구 물리학 연합(AGU)의 회원이자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대기 및 해양 과학 프로그램의 수석 기상학자로 활동하며 컴퓨터를 활용한 지구 온난화 시뮬레이션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다.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이외에도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모형화 분야 연구를 진행한 노고를 인정받아 1998년 밀루틴 밀란코비치 메달, 2015년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 2018년 크래퍼드 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출간된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에는 6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마나베 슈쿠로가 직접 참여한 연구와 그의 사고에 영향을 준 기후 과학의 역사가 모두 담겨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유일한 대중서로도 알려진 이 책의 저술에는 럿거스 대학교의 대기 과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앤서니 브로콜리(Anthony J. Broccoli)가 공저자로 참여해 내용을 보완했다. 이 책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기후가 과거에 왜, 어떻게 변화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려줄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기후 모형을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최고의 출발점
기후 모형은 인간이 일으키는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의 방대한 계산 자원을 이용해서, 기후 모형은 미래의 기후 변화와 그 영향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어 정책 입안자들에게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 모형은 기후 변화를 예측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기후 모형은 대기-해양-육지 결합 시스템의 ‘가상 실험실’ 역할을 하며, 이 모형들로 수행하는 통제된 실험은 기후 변화에 관련된 물리적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본문에서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의 두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기후 모형이 인간이 일으키는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10개의 장은 기후 변화 연구에 모형을 활용해 온 역사와 관련 연구 결과들을 살펴본다. 단순한 것에서 시작해 점점 복잡해지는 여러 계층의 기후 모형으로 수행된 수많은 수치 실험의 분석을 통해, 지구 온난화뿐만 아니라 지질학적 과거의 기후 변화까지 지배하는 기본적인 물리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19세기 중반 이후 지구 표면의 온도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1장 「서론」에서는 지구 표면 온도 상승을 일으키는 온실 효과와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흑체 복사와 키르히호프의 법칙 등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장파 복사가 대기 내에 갇히게 되는 물리적 과정과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 중 온실 기체의 농도 증가가 지표면과 대류권의 온도를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을 소개하며 기후 모형의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장 「초기의 연구」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2~3배 증가하면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빙기와 간빙기의 차이에 버금갈 만큼 변하는 기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측한 스반테 아우구스트 아레니우스(Svante August Arrhenius)의 연구와 온난화의 여러 요인을 간소화하고 단순한 모형을 구성한 가이 스튜어트 캘런더(Guy Stewart Callender)의 연구 등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수행된 초기의 선구적인 연구를 소개한다. 더불어 온실 기체의 농도와 지표면 온도 변화의 관계성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초기 연구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 내며, 단순한 이론 모형에서 출발해 복잡한 수치 모형으로 확장되어 온 기후 모형 연구의 발전사를 보여 준다.
앞선 초기 연구를 바탕으로 지표면과 대기 사이의 열 교환을 계산하는 모형을 구축해야 할 동기를 얻은 마나베 슈쿠로는 로버트 스트리클러(Robert F. Strickler)와 함께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을 설계한다. 3장 「1차원 모형」에서는 마나베와 스트리클러의 복사-대류 모형의 구조를 중심으로 이 모형의 대기 중 온도의 연직 분포 재현 정도를 평가한다. 특히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로 증가했을 때 지표면 온도 상승과 성층권 냉각 반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해 온실 기체 농도의 변화에 따른 대기와 지표면의 지구 평균 온도 변화 추정치를 얻는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4장 「대기 대순환 모형」에서는 기후 모형 연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 대순환 모형(이하 GCM)의 개념과 초기 발전 과정을 다룬다. 1950년대 후반부터 여러 연구 그룹이 지구 기후 분포를 결정짓는 대기 순환의 주요 특징을 재현하기 위해 GCM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UCLA 모형, GFDL 모형 등 선도적 시도들이 등장했다. 이 장에서는 GFDL 모형의 변형인 연평균 모형과 계절 모형을 포함해 초기의 모형들이 바람, 온도, 강수 분포를 재현해 내는 과정을 담아 GCM이 단순한 실험적 도구를 넘어 기후 변화를 연구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과학적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5장 「초기의 수치 실험」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일 때의 수치 실험, 태양 복사 조도 변화에 따른 수치 실험, 계절적 변이에 따른 지구 온난화 증폭 연구 등 초기 수치 실험을 다룬다. 다양한 조건에 따른 시뮬레이션 실험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탐구하는 시도가 활발히 나타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형마다 기후 민감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 장에서는 서로 다른 요인을 적용했을 때 생기는 모형 간 결과 차이를 조명하며 현상을 단순히 측정하는 것을 넘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가 된 기후 모형 연구의 발전 과정을 보여 준다.
기후 민감도란 충분히 긴 시간에 걸쳐 특정한 열 강제력이 주어졌을 때 일어나는 지구 평균 표면 온도의 반응으로, 기후 민감도를 신뢰성 있게 추정하는 것이 기후 과학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6장 「기후 민감도」에서는 감률 되먹임, 수증기 되먹임, 알베도 되먹임 등 기후 민감도를 결정하는 다양한 복사 되먹임 과정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분석한다. 장의 후반부에는 기후 모형 간 민감도 차이를 지적하며, 과거의 기후 변화 데이터를 통해 신뢰도 있는 민감도를 추정하고자 하는 과학적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기후 모형들의 민감도가 서로 크게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 실험 결과만으로는 기후 민감도를 추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독립적인 정보를 사용해 민감도를 추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후 민감도를 추정하는 또 다른 유망한 접근법은 지질학적 과거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7장 「빙기-간빙기 기후 변화」에서는 기후 민감도가 알려진 기후 모형으로 해수면 온도의 빙기-간빙기 차이를 시뮬레이션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다룬다. 이를 통해 빙상, 퇴적물 등의 지질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온도 변화 패턴과 이를 재현한 모형 실험을 비교해 구체적인 기후 민감도를 추정할 수 있다.
8장 「기후 변화에서 해양의 역할」에서는 해양이 기후 계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탐구한다. 해양의 열 관성, 대기-해양 결합 모형, 초기화와 플럭스 보정, 그리고 지구 온난화 실험을 통한 해양의 반응을 설명한다. 또한 대서양과 남극해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관측되는 온난화의 비대칭적 규모를 증명한다.
앞선 장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점진적인 증가에 대한 기후의 과도 반응을 조사했다면, 9장 「추운 기후와 심층수의 형성」에서는 스토퍼와 마나베의 연구를 바탕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따른 기후의 총 평형 반응을 다룬다. 빙하 기후의 발전에 필수적이었던 해양 내부 순환, 특히 해빙의 알베도 되먹임과, 심층수의 순환 등 남극해에서 작동하는 되먹임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면 온도뿐만 아니라 증발률과 강수율도 함께 변한다. 즉 증발이 많아지면 강수도 많아져 지구 전체의 물 순환이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10장 「지구 전체의 물 가용성 변화」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 실험으로 분석한다. 더불어 위도 분포에 따른 강수율, 증발률 비교와 하천이 토양 건조에 미치는 영향, 건조·반건조 지역의 토양 수분 모형 분석을 통해 북반구-남반구의 물 가용성 차이를 드러내 보인다.
이 모든 과정에서 책 곳곳에 배치된 그림 및 도표 자료를 통해 독자는 기후 모형의 원리와 연구 과정을 직접 좇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본문에 첨부된 컬러 화보 8면은 지구 평균 표면의 온도 이상, 강수율,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 등 전 지구적 수준의 기후 변화 흐름을 담아 기후 모형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비대칭적인 온난화에 숨겨진 비밀
지구 온난화에 얽힌 의문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기후의 과학’
만약 온실 기체의 농도가 계속 증가한다면, 이른바 ‘현행 추세(business-as-usual)’ 시나리오에 따라, 세계의 여러 건조·반건조 지역의 토양 수분 감소는 21세기 동안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다. 22세기 후반까지 이 지역들의 토양 수분 감소는 매우 심각해지고 가뭄의 빈도는 현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불행하게도, 이 지역들의 하천 배출은 기후 온난화로 인해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거나 실제로 감소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물 부족은 다음 몇 세기 동안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본문에서
마나베 슈쿠로가 「책을 마치며」에서 전하듯 이 책은 19세기 말에 수행된 아레니우스의 선구적인 연구에서부터 이어진 다양한 기후 모형 연구를 역사적인 순서로 살펴보고 있다. 이 연구들은 에너지 균형 모형, 1차원 복사-대류 모형, 대기-해양-육지 결합 계의 3차원 GCM 모형 등 점차 복잡해지는 여러 계층의 기후 모형들을 사용한다. 이 모형들은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일례로 8장 「기후 변화에서 해양의 역할」에서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표면의 온난화 규모가 두 반구에서 비대칭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통상적으로 남반구에서보다 북반구에서 극적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북반구 고위도에서는 지구로 들어오는 일사의 많은 부분이 북극의 해빙과 적설로 인해 반사되어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지만, 남반구 고위도에서는 남극해 연안 근처뿐만 아니라 남극해의 방대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심층 대류가 해양의 열 관성을 키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표면 온도의 반응을 크게 늦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저자가 제시하는 기후 모형은 과거의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온실 기체 농도 증가에 따른 미래의 기후를 이해하는 데 분명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책 속에서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정돈된 데이터와 그곳에서 비롯된 정밀한 시뮬레이션 결과만을 제시할 뿐이다. 방대한 수식과 수치를 담아 낸 기후 모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지구 온난화의 원리를 이해하고, 당면한 기후 위기 시대에 필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마나베 슈쿠로가 제시하는 기후 모형은 단순한 예언이 아닌 지구 온난화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인 것이다.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은 과거의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 주는 기후 모형 연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을 근본적으로 바꿔 줄 해답을 찾는다면,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정점에 선 대가(大家)의 책을 펼칠 시간이다.
온난화건 기후 위기건, 이미 우리 눈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예측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사실과 논리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 온실 기체 감축의 필요성을 한 마디로 언급하고 나서 기후 과학의 벽돌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쌓아 올리면서 현재까지 받아들여진 결론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방대한 논쟁 뒤에 놓인 엄밀한 과학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김희봉(옮긴이)
작가 소개
지은이 : 마나베 슈쿠로
도쿄 대학교에서 기상학을 전공하고 1958년 같은 대학교에서 기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대기 및 해양 과학 프로그램의 수석 기상학자로 활동 중이다. 컴퓨터를 활용한 지구 온난화 시뮬레이션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기후 모형을 개발해 이산화탄소 증가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또한 최초의 해양-대기 기후 시뮬레이션을 발표했다. 미국 국립 과학원(NAS)과 미국 기상학회(AMS), 미국 지리 연합(AGU)의 회원이며,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모형화 분야 연구를 진행하여 1998년 밀루틴 밀란코비치 메달, 2015년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 2018년 크래퍼드 상을 수상했고,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데 선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앤서니 브로콜리
럿거스 대학교에서 기상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 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럿거스 대학교의 대기 과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기상학회(AMS)와 미국 과학 진흥 협회(AAAS)의 회원이며, 럿거스 기후 연구소에 합류하기 전에는 세계 최고의 기후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미국 해양 대기청(NOAA) 지구 물리학 유체 역학 연구소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저널 오브 클라이메이트(Journal of Climate)》의 공동 편집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목차
책을 시작하며 5 / 감사의 말 8
1장 서론 13
2장 초기의 연구 37
3장 1차원 모형 53
4장 대기 대순환 모형 71
5장 초기의 수치 실험 93
6장 기후 민감도 125
7장 빙기-간빙기 대비 165
8장 기후 변화에서 해양의 역할 185
9장 추운 기후와 심층수의 형성 231
10장 지구 전체의 물 가용성 변화 245
책을 마치며 277 / 후주 279 / 참고 문헌 288 / 옮기고 나서 316 / 찾아보기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