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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시
황금알 | 부모님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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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고아하면서도 넉넉한 온정을 품은 시인의 시선이 사회의 현안을 예리하게 비추며 사건들의 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유자효 시인의 신작 시집 『AI와 詩』는 실존과 사유, 시대와 언어의 경계에서 새로운 시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1~3부는 자유시로, 4부는 정형시로 구성되었으며 모든 분리와 차이를 해체하고 균형과 통일을 지향하는 시인의 ‘정釘’과 같은 의지가 드러난다. 1부는 실존적 질문과 일상성의 파편을, 2부는 관계와 연대의 깊이를, 3부는 국경과 경계의 해체를 다룬다. 4부에서는 와카, 하이쿠, 루바이야트와 견주어 한국 시조가 지닌 절제된 언어와 리듬, 품격을 빼어나게 구현한다.

경계의 해체와 인간적 통합을 주제로 한 이번 시집은 우리말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시조의 미학을 한층 정제된 언어로 드러내며, 현대시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 있는 성취를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유자효의 시는 타자와 세계를 향하고 있으며, 운율과 압축의 미를 드러내는 정형성 덕분에 배제될 수 있는 사회적 고삽성苦澁性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용에서 피어나는 율동감과 세계적인 보편성을 확보하여 조화를 이룬다. 메리 올리버의 고백처럼, 시는 “우리 중 일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관한 것”이다. 유자효의 시세계에는 이 정신이 깊게 공명한다. 그의 시는 언제나 ‘나’라는 한계를 넘어 타자와 세계를 향해 열린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메리 올리버처럼 유자효의 시는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결코 냉소적이지 않다. 그는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체념보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 들어가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연대의 가능성, 그리고 기적을 ‘봄’처럼 믿고 있다. 시란 세계를 꾸미는 언어가 아니라 세계를 느끼게 하는 언어다. 유자효의 시는 그 진리를 잊지 않는다. 그는 어두운 생의 순례 길에서 인간적 빛의 온도를 잃지 않으며, 언어로 고통을 견디는 법을, 그리고 곧 다가올 봄과 희망을 우리에게 단단히 말한다. 유자효 시인의 ‘봄’은 그 점에서 진행형이며 미래 시제다.
- 염선옥(문학평론가)

생의 순례 길에서 현자가 발견한 ‘봄’과 ‘생명’의 서정

염선옥(문학평론가)


유자효 시인의 신작시집 『AI와 詩』(황금알, 2025)는 고통과 고독이라는 실존적 조건 속에서 그가 품은 고아하면서도 넉넉한 온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여러 사건들의 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번 시집은 1~3부를 자유시로, 4부를 정형시로 편제하였다. 모든 경계와 분리, 차이와 차별을 해체하며 균형과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시인의 ‘정釘’과 같은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1부에는 실존적 질문과 일상성의 파편들이 담겨 있고, 2부에는 관계와 동행 그리고 연대의 중요성이 심도 있게 탐구된다. 3부는 국경과 경계, 분단과 분리의 문제를 해체하려는 시적 실천으로 특징지어지며, 마지막 4부에서는 와카나 하이쿠, 루바이야트 등 다른 정형시와 견주어 오직 한국 시조만이 지닌 고유한 매력인 절제된 언어와 깊은 여운, 정형시의 리듬, 우리말의 온유함, 표현의 절제, 언어적 품격을 고스란히 살려내었다. 이렇듯 이번 시집은 경계의 해체와 인간적 통합을 바탕으로, 우리말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한국 시조의 미학을 한층 정제된 언어로 드러내고 있다.

유자효 시인은 시의적 글쓰기라는 요구에 응답하면서도, 평생 품어온 주제를 마음 깊은 곳에 굳건히 간직해왔다. 시인은 ‘정釘의 세계’를 바라보았던 청년기를 지나 정신의 성스러움을 경배하던 ‘성스러운 뼈’의 중년기를 거쳐, 장년기의 ‘아직’의 세계를 통과해 노년기 ‘꼭’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길 위에 서 있다(유자효, 「시인의 말」, 『세한도』, 시선사, 2019, 5쪽). 시인이 말하는 ‘정釘의 세계’와 ‘꼭’의 세계란 굳게 닫힌 신념이나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려는 존재의 굳은 의지이자 태도를 뜻할 것이다. 그는 불확실한 삶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신념을 못처럼 박으며, 흔들림 속에서도 스스로의 실존적 긴장을 끝까지 견뎌내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는 효율과 속도를 찬양하는 거대한 시스템으로 우리를 몰아넣고 있다. “제목만 주면/ 금방 뚝딱/ 한 편”(「AI와 詩」) 인공지능이 시를 써내는 “처음 보는 세상, 시간”(「겨울 행行」)에서 우리는 변화의 표면을 따라가며 외적 번영과 완벽함에 쉽게 매혹된다. 그러나 유자효 시인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오히려 존재의 본질을 붙잡으려는 고투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끝없는 미완未完”의 자리에서 “살을 에는 고통”과 “얼음장 같은 외면의 진실”을 응시하며, 그 속에서도 “사람을 끌어 모으는” “그 겨울의 포옹을 사랑”(「겨울 행行」)한다고 고백한다. 유자효 시인에게 ‘정釘’과 ‘꼭’은 “현란한 언어”가 가져다주는 유희보다 “인간을 구할 수”(「AI와 詩」) 있는 “얼싸안는 힘”(「겨울 행行」)이라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외적인 효율과 가치를 모두 갖춘 시스템의 세계에서,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체온과 온기 그리고 존재의 내면을 흔드는 ‘떨림’이라는 확신이 시집 전체의 중심에 자리한다.

유자효 시인은 문명의 진보가 인간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는 인간 내면의 야만과 도덕성의 결핍을 응시하며 그 부끄러움의 자각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첫 번째 윤리적 힘임을 일깨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곧 부끄러움을 아는 일이며 그 부끄러움 속에서 인간은 자신이 인간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유자효의 시는 이 단순하지만 명징한 근본적인 진실 위에 서 있다. 그의 시에서 ‘살아 있음’은 “괴로워”하고 “후회”하며 “번뇌”와는 분명 다른 이름이지만 동시에 존재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시인이 말하는 삶과 윤리는 완전함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불완전한 인간의 윤리인 것이다.

살아 있어 실수를 한다
살아 있어 후회를 한다
살아 있어 괴로워한다
실수도, 후회도, 번뇌도
살아 있음의 축복
― 「축복」 전문

길을 알만하면 그 길로 다녀야 할 일이 끝난다
친해질 만하면 그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끝난다
일이 손에 익을만하면 그 일을 해야 할 때가 끝난다
익숙해지면 떠나야 하니
삶은 늘 서투른 연습
― 「서투름에 대하여」 전문

시인은 “살아 있음”으로 인해 “실수”하고 “후회”하며 “괴로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존재로서 머물기 위해,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실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수를 반성하고 괴로워해야 한다. 부끄러움을 깨달을 줄 아는 것, 그것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조건인 셈이다. 나아가 시인은 “살아 있어 실수를 한다/ 살아 있어 후회를 한다/ 살아 있어 괴로워한다/ 실수도, 후회도, 번뇌도/ 살아 있음의 축복”이라고 고백한다. 그에게서 인간의 실수, 후회, 번뇌 등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들은 오히려 ‘살아 있음’이라는 긍정의 표지가 된다. 「축복」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윤리적 각성의 자리로 바꾸어 놓으며 실존의 어두운 시간마저 희망으로 해석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삶의 고통을 ‘축복’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서투름에 대하여」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길을 알 만하면 그 길을 다녀야 할 일이 끝난다/ 친해질 만하면 그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끝난다/ 일이 손에 익을 만하면 그 일을 해야 할 때가 끝난다/ 익숙해지면 떠나야 하니/ 삶은 늘 서투른 연습.” 익숙함은 끝을 데려오고 끝은 다시 서투름의 시작이 된다. 결국 삶이란 완성될 수 없는 연습의 연속이다. 여기서 ‘서투름’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성장의 징후다. 시인이 말하는 인간의 서투름은 조금씩 나아가며 끊임없이 바뀌어 가는 존재의 운동이다. 서투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존재다울 수 있다.

4부에 이르러 정형시를 배치한 유자효 시인의 투명하고 명징한 언어는 그 어떤 수사적 장치 없이도 한글이 지닌 아름다움과 품격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그 자부심을 온전히 전해준다. 한국 시조는 3행(혹은 6구)이라는 독특한 구조와 절제 미학, 그 속에 내포된 ‘기서결’의 의미적 3단 구조를 바탕으로 인간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왔다. 특별히 마지막 행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의미의 ‘전환’이 극적인 효과와 철학적 깊이를 부여한다. 시조는 유자효 시인이 의미하는 통일과 통합의 사상과 온전히 부합되는 철학적 장르인 셈이다. 정형시는 자연, 인간관계, 사회,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본질적으로 인간사의 윤리와 사색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의 창고는 나날이 비워지고
중요한 일부터 차례로 잊어가고
내가 날 못 믿어하니 누가 나를 믿으랴
― 「근황」 부분

모호했던 안개가 한 꺼풀씩 벗겨지며
마침내 선명해지는 세상의 참모습들
생애에 소중한 것은 좋은 관계 맺는 일
― 「노년에 알다」 전문

이 두 작품은 시조의 간결한 구조 안에 인생의 노년과 존재의 위태로움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다. “기억의 창고는 나날이 비워지고/ 중요한 일부터 차례로 잊어가고/ 내가 날 못 믿어하니 누가 나를 믿으랴”라는 「근황」에선 자기 존재의 취약함이 무심하게 드러난다. 이 표현은 흔히 ‘정형’이라 불리는 시조의 3장, 즉 세 개의 단락으로 절제되어 배치되면서, 독자를 향한 고백과 독백 사이의 경계선을 날카롭게 세운다. 유자효 시인은 자신의 망각과 불안, 신뢰의 붕괴에 대해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말한다. 이때 정형시의 구체적 리듬과 간결함 덕에, 고백이 더욱 명징해지고 잔상으로 남는다. 「노년에 알다」는 “모호했던 안개가 한 꺼풀씩 벗겨지며/ 마침내 선명해지는 세상의 참모습들/ 생애에 소중한 것은 좋은 관계 맺는 일”이라는 구절을 통해 ‘관계’에 관한 시인의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이 작품의 초장은 유년 시절의 혼미와 어둠을, 중장은 청년과 장년의 시간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삶의 면면을, 그리고 종장은 노년의 지점에서 비로소 도달한 깨달음을 연상시킨다. 결국 이 시조는, 모든 것에 확신하기 어려웠던 지난 시간들을 지나 마침내 인생의 본질이 ‘좋은 관계’에 있음을 ‘꼭’ 일러주는 것이다.

유자효의 시는 타자와 세계를 향하고 있으며, 운율과 압축의 미를 드러내는 정형성 덕분에 배제될 수 있는 사회적 고삽성苦澁性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용에서 피어나는 율동감과 세계적인 보편성을 확보하여 조화를 이룬다. 메리 올리버의 고백처럼, 시는 “우리 중 일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관한 것”이다. 유자효의 시세계에는 이 정신이 깊게 공명한다. 그의 시는 언제나 ‘나’라는 한계를 넘어 타자와 세계를 향해 열린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메리 올리버처럼 유자효의 시는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결코 냉소적이지 않다. 그는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체념보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 들어가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연대의 가능성, 그리고 기적을 ‘봄’처럼 믿고 있다. 시란 세계를 꾸미는 언어가 아니라 세계를 느끼게 하는 언어다. 유자효의 시는 그 진리를 잊지 않는다. 그는 어두운 생의 순례 길에서 인간적 빛의 온도를 잃지 않으며, 언어로 고통을 견디는 법을, 그리고 곧 다가올 봄과 희망을 우리에게 단단히 말한다. 유자효 시인의 ‘봄’은 그 점에서 진행형이며 미래 시제다.

1부

백제의 꿈
― 금동대향로

향로에 향을 피우고
귀 기울여 들어라
백제인의 말이 들린다.
1300년 세월이 어제와 같다.
번영과 영화의 수도 사비가
잿더미가 되던 그날
아버지 성왕에 대한 위덕왕의 효심이 깃든
향로를 황급히 비단에 싸서
땅속에 파묻던 순간
잊을 수 없는 패망의 고통
공포의 살육, 파괴의 불길.

향로에는 지상과 천상의 세계가 있다.
스물세 개의 산과 계곡
서른아홉 마리 동물과 인물들
다섯 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
신령한 새
발톱으로 땅을 디디고
입으로는 향로를 문 용이여.

향로에는 백제인의 꿈, 백제인의 이상이 새겨져 있다.
절대의 정성으로 빚은 정교함
강함을 이기는 섬세한 아름다움
나라의 생명보다 길어 영원한 예술의 생명을
오늘에 되살려 오롯이 보여주는
오, 백제금동대향로.

지구가 아프다

사상 최악의 연쇄 산불이 경상도를 휩쓸고 간 뒤
안동의 후배에게서 날아온 비보
“저희 집안 13대 종택과 사당이 전소돼 유물이 모두 불탔고, 선영과 임야도 불에 타 미처 피하지 못한 고모 내외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얼마나 숨졌는지 헤아릴 수도 없는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를 강타해
이웃 나라 태국의 방콕에서도 건축 중인 건물이 무너져 수십 명이 숨진 날, 치앙마이에서 처제가 걸어온 전화
“여기도 땅이 흔들렸어요”

지구가 아프다
병든 지구가 뒤척인다
처음 보는 사고들이 일어난다
거기에 몸 붙이고 사는 생명체들이 위험하다

대통령이 바뀐 미국은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했다고 한다

진 허크먼의 죽음

한국인인 내가 알 정도로 그는 미국의 세계적인 영화배우였다
부와 명성을 다 가진 그가 서른두 살 연하인 두 번째 아내와 함께 거의 미라화되어 발견되었다
죽음의 집의 정적, 그 긴 시간을 생각한다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있는 반려견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꽁꽁거리다, 움직이지 않는 주인 내외를 깨우려 애쓰다 벽장 안에 엎드린 채 굶어 숨져간 긴 시간을 생각한다
누가 알 수 있으랴
그 고독의, 고통의, 견딤의 시간들을
누가 기억하고 슬퍼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자효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KBS 유럽총국장, SBS 이사,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시집으로 『성자가 된 개』 『아직』 『꼭』 『신라행』 『포옹』 『시간의 길이』 등이 있어, 이번이 신작시집 스무 권째가 된다. 시선집 『성스러운 뼈』 『세한도』 『아버지의 힘』이 있으며, 프랑스에서 시집 『은하계 통신(Communication intergalactique)』과 시조집 『청자 주병(Celadon de Goryeo)』이 출간됐다. 만해문예대상과 정지용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지용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목차

1부
백제의 꿈·12
지구가 아프다·14
진 허크먼의 죽음·16
불공평·17
축복·18
AI와 詩·19
나의 생애는·20
겨울 행行·21
무심·22
새해·23
봄동·26
소생·27
봄맞이 1·28
봄 눈·29
5월·30
봄의 선택 1·31
봄의 선택 2·32
5월은 힘이 세다·33
5월의 명상·34
불안·35
가라! 전쟁이여·36
반성·38

2부
벗에게 1·40
벗에게 2·41
3대의 추억·42
연가풍으로·43
평화·44
아내를 위하여·45
서투름에 대하여·46
몽당연필·47
농번기·48
몸에게·49
끝·50
어깨동무·51
동행·52
“너무”와 “같아요”·54
언어도단言語道斷·56
늦게사 달려온 가을·57
도시의 주인·58

3부
북해도의 휴일·60
라오스 가는 길·61
금강경을 읽으며·62
시와 시인·63
바베이도스의 기억·64
쓰레기·65
땅끝의 바다·66
종갓집 간장·67
‘시네마 천국’처럼·68
동창회·69
관리·70
비수·71
늦잠·72
서정주·73
한글, 그 영원함이여·74
나라를 위한 기도·76
아! 김지하·78
무섭다·80
탄핵·81
공포·82

4부
봄맞이 2·86
5월 여적餘滴·87
마른 눈물·88
병처病妻·89
길 찾기·90
근황·91
노년에 알다·92
사랑·93
시조를 쓴다는 건·94
되풀이·95
신화·96
이산가족·97
박제·98

해설 | 염선옥_생의 순례 길에서 현자가 발견한 ‘봄’과 ‘생명’의 서정·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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