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和(화)’는 왜 동아시아 문화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을까? 장극화의 『한자 속의 화도 관념』은 그 답을 문자 구조에서부터 찾는다. 우리가 흔히 ‘평화, 화합, 조화’로 이해해 온 和는 사실 “벼(禾)를 입(口)으로 조절해 맛을 맞춘다”는 매우 구체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곧, 조화란 추상적 덕목이 아니라 ‘맛을 맞추는 행위’, 즉 서로 다른 것들을 조율해 더 나은 상태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책은 먼저 화(禾) 부수의 기원을 추적한다. 벼가 싹틀 때의 생동, 익어가며 고개 숙이는 곡식의 시간, 수확의 기쁨이 고대 문자 속에서 어떻게 ‘중화(中和)’의 사유로 변모했는지를 탐구한다. 이어 ‘화(?)’라는 고대 주기(酒器)는 물과 술, 혹은 다섯 맛을 섞어 가장 적절한 상태로 만드는 ‘조화의 도구’로 소개된다. 즉, 和의 기원에는 생명·음식·맛·농경의 리듬이 있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和를 막연한 윤리 개념이 아닌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조율의 기술로 재해석한다는 데 있다. 맛의 균형(五味調和), 계절의 균형(六和), 신체의 균형(醫藥의 和) 등 수천 년 동안 확장된 ‘화도의 계보’는 곧 동아시아인의 세계 감각 그 자체였다.
출판사 리뷰
“조화는 어떻게 사유가 되었는가?”
맛·농경·생명에서 출발한 ‘화(和)’의 진짜 기원.
동아시아 사유를 지탱해온 조율과 균형의 미학을 밝히는 결정적 연구.
‘和(화)’는 왜 동아시아 문화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을까? 장극화의 『한자 속의 화도 관념』은 그 답을 문자 구조에서부터 찾는다. 우리가 흔히 ‘평화, 화합, 조화’로 이해해 온 和는 사실 “벼(禾)를 입(口)으로 조절해 맛을 맞춘다”는 매우 구체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곧, 조화란 추상적 덕목이 아니라 ‘맛을 맞추는 행위’, 즉 서로 다른 것들을 조율해 더 나은 상태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책은 먼저 화(禾) 부수의 기원을 추적한다. 벼가 싹틀 때의 생동, 익어가며 고개 숙이는 곡식의 시간, 수확의 기쁨이 고대 문자 속에서 어떻게 ‘중화(中和)’의 사유로 변모했는지를 탐구한다. 이어 ‘화()’라는 고대 주기(酒器)는 물과 술, 혹은 다섯 맛을 섞어 가장 적절한 상태로 만드는 ‘조화의 도구’로 소개된다. 즉, 和의 기원에는 생명·음식·맛·농경의 리듬이 있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和를 막연한 윤리 개념이 아닌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조율의 기술로 재해석한다는 데 있다. 맛의 균형(五味調和), 계절의 균형(六和), 신체의 균형(醫藥의 和) 등 수천 년 동안 확장된 ‘화도의 계보’는 곧 동아시아인의 세계 감각 그 자체였다.
『한자 속의 화도 관념』은 “和란 무엇인가?”라는 오랜 질문을 문자학 · 인류학 · 미학을 종합해 탐구한 최초의 연구이자, 동양 사유의 가장 섬세한 층위 균형 · 배합 · 조율의 미학 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화(和)’는 소리부인 ‘화(禾)’와 의미부인 ‘구(口)’가 합쳐져 이루어진 글자이다. <설문 · 화(禾) 부수>에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화(禾)는 ‘곡식’을 말한다. 2월에 처음 자라나 8월이면 익는다. 때의 정확함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화(禾)라고 부른다. 화(禾)는 목(木)에 속한다. 그래서 목(木)의 기운이 왕 노릇을 할 때 자라나고 금(金)이 왕 노릇을 할 때 죽는다. 목(木)이 의미부이고, 또 수()의 생략된 모습이 의미부인데, 수()는 곡식 이삭의 모습을 본뜬 것이다.(禾: 嘉穀也. 二月始生, 八月而熟, 得時之中, 故謂之禾. 禾, 木也. 木王而生, 金王而死. 从木从省, 象其穗.)
종합해보면,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두 가지 포함되어 있다. 첫째는 ‘화(禾)’가 곡식 전체를 가리키는 ‘가곡(嘉谷)’의 총칭이라는 점이며, 둘째는 ‘화(禾)’라는 명칭의 유래를 밝힌 것이다.
첫째, ‘화(禾)’가 곡식의 총칭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이 글자가 농업 문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단순히 특정 식물 하나로만 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둘째, ‘화(禾)’의 생장 주기 특성, 즉 “2월에 싹이 트기 시작해 8월에 익으니, 때의 중도(中道)를 얻었기에 이를 ‘화(禾)’라고 부른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2월은 봄의 중간인 중춘(仲春)에 해당하며, 8월은 가을의 중간인 중추(仲秋)에 해당한다.
‘화(禾)’를 의미부로 하는 ‘년(年)’자는 농사일의 주기를 나타내는데, 봄에 파종하여 가을에 수확을 마치는 기간을 가리킨다. 즉, ‘화(禾)’자가 내포하는 주기는 정확히 한 해의 중간 절반에 해당한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몇 번의 춘추(幾度春秋)’라고 할 때의 ‘춘추(春秋)’가 바로 한 해의 시간 길이를 대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파종에서 수확까지 이르는 과정은 황하 유역 농사 활동의 계절력(季節曆)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극화
중국 화동사범대학교 중문과 종신교수, 박사지도 교수, 화동사범대학교 중국문자연구와응용센터(중국교육부 인문사회과학 중점연구기지) 주임, 중국 국가어문위원회 한자위원회 부주임과 중국교육부 학풍건설위원회 위원,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명예교수, 독일 본 대학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중국 국가중점과제, 교육부 중점과제 다수를 수행했으며, 『설문해자인지분석』, 『실용설문해자』, 『중국문자학발전사』, 『중고한자유변(中古漢字流變)』, 『간백(簡帛)과 학술』, 『독자록(讀字錄)』 등 다양한 저술이 있다.
목차
“한자문화사상총서” 한국어판 출판에 붙여
“한자문화사상총서” 출판설명
제1장 ‘화(禾)’ 계열 문자의 연관성
제1절 ‘화(禾)’ 계열 문자의 속성
제2절 ‘화(禾)’의 분류적 연관성
제2장 ‘화()’ 계열의 음식 조화(調和) 관련 문자
제1절 ‘화()’: 맛을 조절하는 기물
제2절 ‘맛(味)’의 조화[和]
제3절 ‘미(味)’자의 조미 기능심미적 가치 판단
제4절 ‘오미(五味)’―심리적 감정의 조화
제5절 ‘의(宜)’자의 구조―추상적 가치관의 비유
제6절 ‘심(甚)’자에 드러나는 조화로움의 위배적 성격
제7절 ‘섭화(燮和)’: 음식의 조화[烹鮮]와 치국(治國)
제3장 ‘화()’ 계열 문자와 전통의학
제1절 음식과 치료
제2절 자연 경관 감상과 질병 치료
제3절 의(醫)와 술[酒]의 관계
제4절 주술과 의술의 상응 관계
제4장 ‘화()’ 계열 문자의 음악적 조화
제1절 ‘화()’의 형태[體]와 용도[用]
제2절 ‘화()’의 분류
제3절 ‘화()’: 감각의 상호 조응
제4절 사람과 자연: ‘화()’가 사물에 감응하는 힘
제5장 ‘화도(和道)’와 예술 관념
제1절 ‘화도(和道)’와 복색(服색)
제2절 ‘화도(和道)’와 문장(文章)
제3절 ‘화도(和道)’와 시가(詩歌)
제4절 ‘화도(和道)’: 이질적 요소의 조화와 조절
제5절 인간과 자연: 구성 요소의 결합과 조화의 긴장
제6장 ‘화(和)’의 철학 관념
제1절 ‘덕(德)’은 그 복식에 부합한다
제2절 ‘조화[和]’롭되 같지 않음
제3절 『악서(樂書)』와 ‘화(和)’가 만물을 낳는다
제4절 ‘화도(和道)’ 메커니즘에서의 언어 구조 유형
결론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