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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론(謝罪論) 사과는 어떻게 하는가
정다와 | 부모님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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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사과를 언어철학·윤리학·법학·심리학·사회학을 넘나들며 탐구한 도쿄대 교수의 연구서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일본어와 영어의 다양한 사과 표현을 비교하고, 지하철 실수부터 의료사고와 국가 간 전쟁까지 폭넓은 사례로 사과의 층위와 조건을 분석한다. 세계적 석학 44명의 이론을 아우르며 일상적 사과 실천까지 이어지는 점에서 철학서이자 실용서의 위치를 동시에 갖는다.

4장 구성으로 가벼운 사과와 무거운 사과의 차이, 책임과 관계 회복, 진정성과 정의, 비유형적 사과와 매뉴얼화 문제 등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에필로그에서는 다양한 실패 사례를 검토해 사과에서 흔히 놓치는 지점을 짚고 20여 가지 실천적 힌트를 제시해 인문학적 통찰과 사회적 활용 가치를 함께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특기사항>

1. 이 책은 사과에 대한 언어철학적 논의를 단서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윤리학, 철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등의 지식을 폭넓게 참조하여 ‘사과’라는 광범위한 내용을 탐색하였다.
2. 이 책은 일본 도쿄대 철학, 윤리학 교수가 쓴 책으로 ‘사죄(사과)’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인문학 도서로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3. 이 책은 사과(사죄)를 표현하는 일본어의 “스미마셍 すみません”, “와비루 わびる”, “아야마루 あやまる”, “고멘나사이 ごめんなさい”, “모시와케 아리마셍 申しありません” 언어학적 해석과, 영어의 “I’m sorry”, “I apologize”, “I regret...”, “Excuse me”, “Pardon” 등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찾아내고 있다.

4-. 이 책에는 ‘사과(사죄)’를 해석하기 위해 철학자, 언어학자, 법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등 학자 세계적인 석학 44명의 이론과 연구가 소개되고 있다.

5. 이 책은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사과를 해야 하는 다양한 상황(지하철에서 발을 밟았을 때, 친구 집에서 화병을 깼을 때, 운전을 하다 숲에서 갑자기 사람이 뛰어나와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를 냈을 때, 의료인이 의료 사고를 냈을 때, 국가 간 전쟁과 침략으로 피해를 줬을 때 등)의 사례를 들고 각 상태에 따라 다차원적인 사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책 소개>

이 책은 원 제목은 『謝罪論(사죄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사죄(謝罪)’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과(謝過)’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서 본 번역서에서는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 책은 사과에 대한 언어철학적 논의를 단서로 하면서 때로는 윤리학, 철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등의 지식을 폭넓게 참조하여 ‘사과’라는 광범위한 내용을 탐색해 간다. 동시에 학문적 추상론으로 일관하지 않고 우리가 매일 생활 속에서 사과하는 구체적 실천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논리상으로는 철학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실용서에도 가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사과 분석의 발판 만들기>에서는 ▲제1절 <가벼운 사과>와 <무거운 사과> - J. L. 오스틴의 논의를 둘러싸고, ▲제2절 매너에서 <가벼운 사과>, 그리고 <무거운 사과>로 와츠지 테츠로(和哲)의 논의를 둘러싸고, ▲제3절 사과와 관련된 언어의 문화 간 비교 등으로 되어 있다.
특히 1장에서는 ‘미안하다“를 기본으로 한 사과를 나타내는 일본어의 “스미마셍 すみません”, “와비루 わびる”, “아야마루 あやまる”, “고멘나사이 ごめんなさい”, “모시와케 아리마셍 申しありません”의 언어학적 해석과, 영어의 “I’m sorry”, “I apologize”, “I regret...”, “Excuse me”, “Pardon” 등에 대한 언어적 해석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제2장 <무거운 사과>의 전형적 역할 분석하기>에서는 ▲제1절 책임, 보상, 인간관계 복원 - ‘꽃병 사례’를 둘러싸고, ▲제2절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 복원 - ‘강도 사례’를 둘러싸고①, ▲제3절 사회 복원, 가해자 복원 - ‘강도 사례’를 둘러싸고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대체로 사과를 <가벼운 사과> <무거운 사과> 나누고, 다앙 형태의 상황에서 사과의 실체를 열고하고 있다.
<제3장 사과의 여러 측면 파고들기> ▲제1절 사과의 정의 시도와 그 한계, 제2절 사과의 ‘비본질적’이면서도 중요한 여러 특징, 제3절 진정성의 요구와 사과를 둘러싼 회의론 등으로 되어 있다. 즉 사과(사죄)의 본질과 정의, 사과의 진정성 등으로 집중적으로 논하고 있다.
<제4장 사과의 전모에 도달하기>에서는 ▲제1절 비유형적 사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제2절 사과란 누가 누구에게 하는 것인가, ▲제3절 매뉴얼화의 문제는 무엇인가 - ‘Sorry Works! 운동’을 둘러싸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사과(사죄)의 비유형적인 형태들과 사과의 매뉴얼화 등으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앞에서 탐구한 다양한 사례에서 사과의 실패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라는 위기 관리적 과제에 관해 실천적 힌트를 제시하였다.
사과에서 실패하지 않는 힌트는 20여 항목에 달하며, 각 힌트마다 앞 페이지에서의 사례를 리뷰하고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사과에 실패하지 않는 힌트를 제시한 것은, 이 책이 사회학적, 심리학적 깊이가 있는 철학서이면서도, 사람의 삶에서 필요로 하는 인문학적 실용서로서 가치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사과는 실패의 인정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용기이다. 누군가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면, 이 책이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사과란 무엇인가’를 어린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사과의 의미를 자기 자신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과하거나 사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사과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그것은 왜인가?“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본서는 사과의 다양한 측면을 파고들면서 ‘사과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하였다.”고 밝혔다. .
이 책은 사과에 대한 언어철학적 논의를 단서로 하면서, 때로는 윤리학, 철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등의 지식을 폭넓게 참조하여 ‘사과’라는 광범위한 내용을 탐색해 간다. 동시에 학문적 추상론으로 일관하지 않고, 우리가 매일 생활 속에서 사과하는 구체적 실천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도쿄대학 철학, 윤리학 교수인 저자 후루타 테츠야는 사과의 다양한 측면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예시하면서, 많은 동서양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 분석하며 사과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탐구하였다.
또 사과 이외의 행위(호소, 감사 등)를 통해 <가벼운 사과>에서 <무거운 사과>에 이르는 단계. 사과의 ‘비본질적’이면서 중요한 여러 특징. 그리고 그중 특히 ‘피해자 복원’이라는 항목에 관하여 정리하였다.
또 사과의 여러 특징이 적합하지 않은 비유형적 사과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명확히 드러난 사과의 한층 중요한 여러 특징, 즉 사과는 당사자 사이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으며, 사과의 ‘당사자’는 때로 확장되거나, 애매해지거나, 다중화 한다는 것을 명시하였다.
특히 사과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점으로서 기능한다는 것. 이상의 포인트를 모두 돌아보고 조망함으로써 ‘사과’라는 말로 묶여지는 다양한 행위의 가족 유사성을 간파하고 다양한 종류의 행위가 완만하게 연결되는 개념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의 원제목은 『사죄론(謝罪論) -사과란 무엇을 하는 것인가』이지만, 번역서에서는 『사죄론(謝罪論) 사과는 어떻게 하는가』로 정하였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사죄’ 라는 단어는 모두 ‘사과’라는 언어로 표기하였다.
책의 제목이 원서에서 ‘사과란 무엇을 하는 것인가’를 번역서에서 ‘사과는 어떻게 하는가’로 변경된 것은 이 책이 사과가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동시에 그것을 학문적 추상론으로 일관하지 않고, 우리가 매일 생활 속에서 사과하는 구체적 실천방법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논리상으로는 철학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실용서에도 가까이 있다는 것도 밝히고자 한다.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사과(謝過)’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빎’을 의미하며, ‘사죄(謝罪)’는 ‘지은 죄나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두 어휘가 비슷한 맥락에서 쓰이기는 하나, 동의어는 아니므로 이 점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죄‘를 모두 ’사과‘로 표기한 데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일본어의 사죄(사과)를 나타내는 언어 “스미마셍 すみません”, “와비루 わびる”, “아야마루 あやまる”, “고멘나사이 ごめんなさい”, “모시와케 아리마셍 申しありません” 등의 언어학적 해석과, 영어에서의 사죄(사과)를 나타내는 언어 “I’m sorry”, “I apologize”, “I regret...”, “Excuse me”, “Pardon” 등에 대한 언어학적 해석과 함께 다양한 사용 방법을 설명한다. 우리가 무심히 써왔던 외국어지만, 그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쓰면서도 가장 하기 어려운 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송구합니다” 등 사과의 힘을 인문학적 성찰과 심리학적 통찰로 풀어내며, 개인과 사회를 바꾸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것이다.
사과는 단순히 예의가 아니라, 인간관계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행위이다. 이 책은 개인의 상처 치유에서 공동체의 화해까지, 사과의 의미를 철학적이면서도 심리학적으로 탐구하였다.
이 책을 통해 훌륭하게 성장하는 자녀교육, 행복한 부부의 가정생활, 성공하는 비즈니스와 기업 경영,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까지 모두가 언제나 “미안합니다”라는 한마디로 시작되길 바란다.

제 1 장

사과 분석의 발판 만들기

제 2절
매너에서 <가벼운 사과>, 그리고 <무거운 사과>로
-와츠지 테츠로(和辻哲郎)의 논의를 둘러싸고

앞 절에서는 오스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사과를 <가벼운 사과>와 <무거운 사과>로 크게 나눠 보았다. 그것을 바탕으로 본 절에서는 전자인 <가벼운 사과>의 내용에 관하여 더 구체적 분석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특히 예를 들어 지하철 사례에서 한쪽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한쪽이 고개를 끄덕여 응답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점을 탐색한다. 그것으로 후자인 <무거운 사과>의 특징을 파악하는 단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위치, 기대, 신뢰 –지하철 사례에서 사과해야 하는 이유

다이쇼(大正, 1912년~1926년)·쇼와(昭和, 1926년~1989년) 시기의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와츠지 테츠로(和辻哲郎)는 저서 『윤리학』에서, 지금 본서에서 ‘지하철 사례’라고 말하고 있는 케이스를 다루면서 인간의 행위와 관련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그 부분을 인용해 보자.

…우리는 의식적·의지적·지능적 등과 같은 규정을 갖지 않는 동작이라도 그것이 인간관계의 계기인 한, 행위가 된다는 것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과실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이것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지하철 안에서 잘못해서 타인의 발을 밟으면 그 과실을 사과한다. 사과하는 것은 발을 밟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과실이기 때문에 의지의 결정에 의해 의식적으로 수행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부주의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 결정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주의 결여 때문에, 즉 부작위 때문에 이 과실을 자신의 행위로서 책임지는 것이다. 하지만 부작위가 무엇 때문에 행위로서의 의의를 가지는 것일까? 그것은 오직 인간관계 속 일정한 ‘위치’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지하철 승객이더라도 승객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일정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행위 방식이 부과되어 있다.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동작을 해서는 안 된다 등이 그것이다. 주의 결여는 위와 같은 행위 방식을 준수하는 태도의 이완(弛緩)이다.
(와츠지[1937]2007a: 359-360)이 인용에서 와츠지가 먼저 지적하는 것은 ‘행위’란 반드시 의지 결정에 의해 의식적으로 수행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종종 ‘행위’라는 것을 <집에 어떻게 돌아갈지 궁리하고 지하철 타기를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그 의지 결정에 근거해 차표를 사는> 등의 의식적·의지적·지능적 종류의 동작으로만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실’이라는 현상을 생각해 보면 그런 종류의 것만이 행위가 아님은 분명하다. 그야말로 내가 지하철 안에서 비틀거리다 타인의 발을 밟은 것은 자신의 의지로 한 일은 아니지만, 확실히 내가 저지른 일, 나의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 나는 “죄송합니다” 등이라고 말하고 발을 밟은 것을 상대에게 사과한다. 그러면 왜 나는 사과하는 것일까? 만일 지하철이 갑자기 크게 흔들려 서 있던 승객 대부분이 비틀거리고 누군가와 부딪힌 상황이라면, 나도 포함해 아무도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손잡이를 꼭 잡거나 발로 힘껏 버티면서 지하철의 흔들림에 대해 주의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만이 (혹은 나를 포함한 소수의 승객만이) 제대로 주의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비틀거려, 그 결과 상대의 발을 밟았다는 부작위의 존재가 내가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의 기본적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점을 지적한 후에 와츠지는 더 나아가 이렇게 묻고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는 자신이 하지 않은 일 전부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와츠지의 표현으로는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평소 주의가 부족해서 매일 마시려고 했던 우유를 마시지 않거나, 발매일에 사려고 했던 책을 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에 대해 누군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지하철 흔들림에 대한 주의 부족을 사과해야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와츠지 자신은 앞선 인용의 후반부에서 인간관계 속일정한 위치라는 관점에서 대답하고 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탈 때 그야말로 ‘승객’이라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이 ‘위치에 있다’는 것에는 함께 탄 다른 승객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제3장
제2절
사과의 ‘비본질적’이면서도 중요한 여러 특징

+ 미래에 대한 약속 ① - 사과와 약속의 관계


우선 먼저 카와사키가 사과의 정의로 제시한 (1)~(5)의 여러 특징(133쪽) 중 (5)‘미래에 대한 약속’에 관해 여기서 다시 상세히 살펴보자.
우리는 특히 <무거운 사과>를 할 때 (모든 케이스가 아니라) 많은 케이스에서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무언가를 약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시 하지 않겠습니다”라든가 “더 이상 당신에게 상처 주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등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해자의 성의를 나타내는 것이 될 수 있음과 동시에 피해자가 안심을 얻기 위한 재료도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 약속하는 것은 일종의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것도 된다. 왜냐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오히려 상대의 불신을 한층 더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앞서 어느 현(県)의원의 사과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120-122쪽).
어찌되었든 사과 속 미래에 대한 약속에는 앞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뿐 아니라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도 당연히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학자 A. I. 코헨이 예로 든 것은 남편이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처음 저지르고 아내에게 필사적으로 사과하는 케이스이다(Cohen 2020: 33-34).
남편은 자신이 잘못했음을 아내에게 전하고 내년 기념일에는 제대로 축하할 것을 약속한다. 구체적으로는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선물을 준비하는 것 등이다. 그리고 코헨은 나아가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1년 후 남편이 다시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고 바람을 맞혔다고 하자. 즉,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남편은 아내와의 약속을 깬 것이다. 이 점에 관해 코헨이 문제시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점이다. 사과의 일환으로서 미래에 대한 약속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약속을 깬 경우 그 사과는 애초에 사과로서 성립한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코헨이 볼 때 닉 스미스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왜냐하면 스미스에 따르면 흠잡을 데 없는 사과[27]란 “죄송합니다”라고 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완료되는 행위가 아니라 약속하고 그것을 이행한다는 일정 정도의 시간 간격을 갖는 행위로 간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Smith 2008: 144; Smith 2014: 21).

제4장
제 2 절
사과란 누가 누구에게 하는 것인가

+ 사과의 ‘당사자(와 그 대리)’는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가


앞 절에서 다룬 『에고이스트(エゴイスト)』에서 코스케(浩輔)가 사과한 대상은 류타(龍太)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다른 친족이었다. 또 텔레비전 드라마 『북쪽 나라에서 ’92 독립(北の国から ‘92巣立ち)』의 케이스(본서 167쪽 이하)에서 고로(五郎)는 직접적으로는 타마코(タマ}コ) 자신이 아니라 그녀의 삼촌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본서의 강도 사례의 한 버전에서 C 씨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사과함과 동시에 세상 사람들에게도 사과했다(106-107쪽). 이처럼 사과의 객체(=사과하는 상대)에는 다중성과 다양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사과의 주체에 대해서도 고로가 아들의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있듯이, 그 범위는 확대되거나 애매해질 수 있다.
사과는 손톱을 깎거나 이를 닦는 것과는 달리 항상 누군가에게 행해지는 행위이다(본서 151쪽). 즉, “사과란 한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에게 하는 행위의 일종인 것이다”(Cohen 2020: 24). 단, 당사자 자신이 아니라 당사자의 대리가 되는 자가 사과를 하거나 사과를 받는 케이스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망한 부모 대신 자녀가 사과하거나 의료 사고로 사망한 자녀 대신 그 부모가 사과를 받는 경우이다. 이 경우 ‘대리’라고는 해도 사과의 내용이 되는 사건과 일정 정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당사자’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도 있다. 단, 자기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사과하거나 자기 자신의 피해에 대해 사과받는 케이스와는 역시 다르기 때문에 그 점에서 구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그런 ‘(대리도 포함한)당사자’들의 내용 자체가 때로 애매하거나 매우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이 본 절에서 검토하고자 하는 포인트이다. 실제, 당사자란 과연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 것일까.

  작가 소개

지은이 : 후루타 테츠야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철학, 윤리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9년 쿠마모토현(熊本県)에서 출생했으며, 도쿄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공은 철학·윤리학이다. 니가타(新潟)대학 교육학부 부교수, 센슈(専修)대학 문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직위에 이르렀다. 『언어 영혼의 철학』으로 제41회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한 젊은 작가로 유명하다. 기타 저서로는 『그것은 내가 한 것인가』(신요샤(新曜社)),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논고』(카도가와센쇼(角川選書)), 『부도덕적 윤리학 강의』(치쿠마신쇼(ちくま新書)), 『처음 배우는 비트겐슈타인』(NHK북스), 『일상 언어를 철학한다』(아사히신쇼(朝日新書)), 『이 게임에는 골이 없다』(치쿠마쇼보(筑摩書房)) 등이 있다. 또 번역서로 비트겐슈타인의 『라스트 라이팅스』(코단샤(講談社))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4
범례 8
프롤로그 9

제1장 사과 분석의 발판 만들기 19
제1절 <가벼운 사과>와 <무거운 사과> - J. L. 오스틴의 논의를 둘러싸고 20
제2절 매너에서 <가벼운 사과>, 그리고 <무거운 사과>로
와츠지 테츠로(和哲)의 논의를 둘러싸고 35
제3절 사과와 관련된 언어의 문화 간 비교 46

제2장 <무거운 사과>의 전형적 역할 분석하기 61
제1절 책임, 보상, 인간관계 복원 - ‘꽃병 사례’를 둘러싸고 63
제2절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 복원 - ‘강도 사례’를 둘러싸고① 78
제3절 사회 복원, 가해자 복원 - ‘강도 사례’를 둘러싸고② 101

제3장 사과의 여러 측면 파고들기 125
제1절 사과의 정의 시도와 그 한계 126
제2절 사과의 ‘비본질적’이면서도 중요한 여러 특징 140
제3절 진정성의 요구와 사과를 둘러싼 회의론 157

제4장 사과의 전모에 도달하기 171
제1절 비유형적 사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72
제2절 사과란 누가 누구에게 하는 것인가 200
제3절 매뉴얼화의 문제는 무엇인가 - ‘Sorry Works! 운동’을 둘러싸고 242

에필로그 265
주 278
문헌표 291
후기 298
색인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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