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그동안 독창적 문체와 예리한 사유를 담은 산문집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본업인 사상사 연구자로 돌아와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논어』를 새롭게 번역해 선보인다. 기존 번역의 문법적 오류와 시대착오적 해석을 바로잡고, 고대 중국 문헌 연구에 기반해 『논어』의 언어를 새롭게 복원하였다. 김영민 교수의 새 번역 『논어』는 원문과 번역문만을 간결하게 제시하여, 독자가 직접 『논어』와 마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문헌학적 근거를 엄밀히 따르면서도 현대 한국어로 명료하게 재구성해, 기존 번역서가 갖는 난해함을 크게 줄였다.
출판사 리뷰
“논어 번역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다”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연작’ 출간 프로젝트의 두 번째 책
‘논어 연작’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다
『논어』 번역서는 이미 많다. 그러나 문법적 규칙과 현대적 학술 연구에 충실한 번역서는 드물다. 사상사 연구자로서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김영민 교수는 “일반 독자를 위한 고전 번역이라도 학술적 엄밀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기존 번역에서 반복되는 문법·해석상의 문제를 『논어』 새 번역에 앞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 작업이 『논어번역비평』(사회평론아카데미, 2025)이며, 『논어: 김영민 새 번역』은 그 비평 작업을 통해 드러난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또한 『논어』 해석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학술적 쟁점은 같은 연작의 또 다른 축인 『배움의 기쁨』(사회평론아카데미, 2025)에서 다루어졌으며, 그 연구 성과가 이번 새 번역에도 반영되었다.
“『논어』는 그 시대의 쇼츠다!”
독자들은 『논어』를 ‘한 번쯤 읽어야 하는 고전’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시대적 효용을 잃은 낡은 텍스트로 느끼거나, 여러 해설서의 난해한 문체 때문에 접근을 주저하곤 한다. 기존 번역서들은 대체로 이미 생명력을 잃은 문어체, 또는 의미를 반복하는 해설 중심의 구성에 의존해왔다. 그 결과, 고전의 핵심 사유는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도달하기 어려웠다.
김영민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는 먼저 『논어』라는 책의 형식을 다시 살핀다. 『논어』는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편집자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텍스트다. 그렇기 때문에 장들 사이에는 반복이 존재하고, 단락 간 흐름이 끊기는 부분도 있으며,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체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 맥락이 분절된 만큼 독자가 스스로의 해석을 투사하기 쉬운 텍스트이기도 하다. 김영민 교수는 이러한 『논어』 텍스트의 특성을 “쇼츠(Shorts)”에 비유한다. 즉, 부담 없이 읽다 덮어도 되고, 각 장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텍스트라는 뜻이다.
김영민 교수의 새 번역 『논어』는 원문과 번역문만을 간결하게 제시해 독자가 스스로 『논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기존 번역에서 반복되던 해설을 최소화하고, 문헌학적 근거 위에서 문장 하나하나를 재검토한 결과를 담고 있다.
『논어』 성립기의 언어로 돌아가다
김영민 교수가 『논어』를 새로 번역하면서 가장 강조한 점은 다음과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후대의 언어 용례가 아니라, 『논어』 성립기의 언어 용례로 원문을 번역하자고 시종일관 다짐했다.”
현행 『논어』는 공자 사후 수백 년에 걸쳐 축적·편집된 불균질한 텍스트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자는 춘추전국시대에서 한나라에 이르는 긴 시기의 언어를 두루 참고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후대의 의미를 덧씌우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원칙 아래, 김영민 교수는 고대 문헌의 용례와 관련 연구들을 검토해 시대착오적 오역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다.
이번 새 번역의 또 하나의 목표는 낡은 한문 번역체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언어의 의미를 지금의 한국어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장을 단정하고 명료한 현대 한국어로 옮기되, 해설 중심의 장황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원문과 번역문만을 간결하게 제시하였다. 필요한 경우, 학술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발생하는 대목에는 근거가 되는 연구나 문헌을 주석으로 명시해 독자의 판단을 돕고자 하였다.
번역의 유한성을 인정하며
김영민 교수는 이번 번역 작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번역의 목표는 초시대적 완벽한 번역을 생산하는 데 있지 않고, 해당 시대에 바람직한 번역을 산출하는 데 있다.”
번역을 통해 고대 문헌의 본래 의미를 완전히 확정할 수는 없다. 언어는 변하고, 연구는 축적되며, 새로운 자료가 발견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번 번역도 완결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가능한 최선의 번역이며, 앞으로도 갱신될 수밖에 없는 유한한 작업임을 명확히 한다.
김영민 교수는 『논어』를 인류를 위한 결정적인 지혜가 담긴 보고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를 구성해온 하나의 자원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그 결과로 탄생한 『논어: 김영민 새 번역』은 오래된 고전이 어떻게 현재를 새롭게 비출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논어 연작에 대하여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연작’은 오랜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논어』를 신화화하거나 현대적으로 과잉 해석하지 않고, 역사적 맥락을 회복해 사유 체계를 확장하고자 한다. ‘논어 연작’은 에세이·번역·해설·주석연구·번역비평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로, 고전 읽기의 새로운 모델이자 국내 고전 출판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시도이다.
1.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개정판) 논어의 주제를 소개하는 에세이
2. 『논어: 김영민 새 번역』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 새로운 완역본
3. 『논어란 무엇인가』 공자와 논어의 세계에 대한 해설서
4. 『배움의 기쁨』 논어 ‘학이’편에 대한 심층 해설
5. 『논어번역비평』 기존 한국어 번역에 대한 체계적 비평 작업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16동 교수실에서 논어 수업이 시작된다
김영민 교수의 제자 서면 인터뷰 중에서
정신없이 한 주 수업을 끝내고 주말에 『논어』를 공부하고 있는 게 약간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몇천 년 전부터 스승과 제자들이 쌓아온 수많은 시간들을 함께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케임브리지대 국제정치학 전공 박사과정
공자의 말이 하나의 답이라면,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논어』의 짧은 문장 하나를 두고 이렇게 많은 생각을 길어올릴 수 있구나. 저렇게 멀리까지 가볼 수도 있구나. 선생님의 수업은 매번 경이로웠습니다. ―서울대 정치학 전공 박사과정 수료
김영민 선생님의 『논어』라면, 텍스트를 어떻게 잘 읽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논어』라서가 아니라, 김영민의 독법이기 때문입니다. 김영민의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또 좋지 않을까요? ―서울대 경제학 전공 직장인
교수님 수업은, 제가 혼자 읽고 생각하면서는 ‘상상도 못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은 똑같은 책을 읽고 무슨 얘기를 하실지 항상 궁금해하면서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중국정치학 전공 교수
『논어』는 공부에 미친 자, 혹은 미치고 싶은 자들의 필독서라고 생각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부를 해도 괜찮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면 무엇보다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텍스트인 것 같습니다. ―서울대 국제정치학 전공 강사
언젠가 선생님께서 생소한 주석 해석을 시키셨는데, 힘겹지만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시고는 칭찬해주셨어요. 공부를 오래 즐기려면 양질의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기르고,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며 정신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대 중어중문과 대학원생
『논어』를 새롭게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후대의 언어 용례가 아니라 『논어』 성립기의 언어 용례대로 원문을 번역하자고 시종일관 다짐했다. … 『논어』가 고대 문헌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행 『논어』를 이루는 문장들의 형성 시기는 같지 않다. 공자는 저술이 아니라 대화를 했고, 청자들이 그 말을 적어두거나 암송했고, 새로운 말들이 끼어들기도 했고, 그것을 다시 여러 세대에 걸쳐 편집했다. 그 편집의 최종 결과가 한나라 때 성립한 『논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참으로 기쁘지 아니한가? 멀리서 찾아오는 붕우朋友가 있으면, 참으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열받지 않으면, 참으로 군자가 아닌가?” (「학이」 1)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스스로를 확립하였고, 40세에 미혹됨을 벗어났으며, 50세에 천명을 알았고, 60세에 귀가 순해졌고, 70세에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었다.” (「이인」 4)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영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브린모어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정치철학과 동서고금의 고전을 넘나드는 사유로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해석해온 김영민 교수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학자 중 한 명이다. 특유의 유머와 문학적 문체로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지성의 역할과 공부의 의미를 다시 묻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연구서로 중국 정치사상사 연구를 폭넓게 정리한 A History of Chinese Political Thought(2017)와 『중국정치사상사』(2021)를 출간했다.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2018), 『공부란 무엇인가』(2020),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2021),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2022), 『인생의 허무를 보다』(2022), 『가벼운 고백』(2024), 『한국이란 무엇인가』(2025) 등을 통해 삶과 죽음, 언어와 시간, 정체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대중에게 전해왔다. 2025년에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논어 연작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개정판), 『논어: 김영민 새 번역』, 『논어란 무엇인가』, 『배움의 기쁨』, 『논어번역비평』을 펴냈다.
목차
발간사
서문
『논어』 속 주요 인물
1. 학이學而
2. 위정爲政
3. 팔일八佾
4. 이인里仁
5. 공야장公冶長
6. 옹야雍也
7. 술이述而
8. 태백泰伯
9. 자한子罕
10. 향당鄕黨
11. 선진先進
12. 안연顔淵
13. 자로子路
14. 헌문憲問
15. 위령공衛靈公
16. 계씨季氏
17. 양화陽貨
18. 미자微子
19. 자장子張
20. 요왈堯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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