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56년 덴마크 디자이너 폴 케홀름이 선보인 PK22는 재료와 구조가 곧 형태가 되도록 설계해 스틸 프레임과 가죽, 볼트까지 모든 요소가 기능적으로 작동하며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한다. 덴마크 전통 수공예의 정밀함을 현대 조형 언어로 확장한 그의 대표작으로, 어떤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절제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매거진 『C』 7호는 미니멀리즘의 상징인 PK22를 중심으로 빌라 케홀름 탐방, 오다 노리쓰구를 포함한 세계 컬렉터·유저들의 공간 취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등 주요 건축 속 PK22의 사례를 심층 소개한다. 금속의 물성을 탐구한 12팀 디자이너와 세 개 도시의 갤러리를 아우르며 케홀름 디자인 세계의 지속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사용자가 처음 번 돈으로 구입한 첫 빈티지 가구인 PK22는 날카로운 실루엣과 대비되는 편안한 착석감, 공간을 조용히 조성하는 태도로 오래도록 애정을 쌓게 한 의자다. 장식 없는 구조미와 불필요함을 덜어낸 설계는 70년이 지난 지금도 새롭게 느껴지며 단순함의 난도를 일깨운다.
출판사 리뷰
■ 매거진 《C》매거진 《C》는 그란데클립과 매거진 《B》가 매호 아이콘 체어를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체어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관련 산업과 대중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유명 의자부터 거리의 의자까지 고루 다루며 디자이너, 브랜드, 제조사, 컬렉터, 그 의자에 앉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시대에 미친 영향 등을 조명합니다.
매거진 《C》를 발행하는 그란데클립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창업자가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 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 이슈 소개1956년 덴마크 디자이너 폴 케홀름이 선보인 PK22는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재료와 구조가 곧 형태가 되도록 설계해 스틸 프레임부터 가죽, 나사 등 의자의 모든 요소가 기능적으로 작동하며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만듭니다. 덴마크 전통 수공예의 정밀함을 현대 조형 언어로 확장한 폴 케홀름의 디자인 철학을 대표하는 작업으로, 어느 공간에나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동시에 조용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의자입니다.
매거진 《C》 7호에서는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상징하는 PK22를 심층적으로 탐구합니다. 폴 케홀름의 아내 한네 케홀름이 건축해 가구와 건축의 유기적 미학을 이룬 빌라 케홀름을 방문하고, 일본의 유명 의자 컬렉터 오다 노리쓰구 외에 전 세계 다양한 유저들의 집을 취재해 소개합니다. 또한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 도쿄 국립신미술관, 덴마크 왕립 도서관 블랙 다이아몬드 등 세계적인 건축 공간 안에 놓인 PK22의 고요한 존재감을 들여다 봅니다. 이 외에도 폴 케홀름의 영향 아래 금속의 물성을 탐구한 디자이너 12팀의 작업,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폴 케홀름을 탐구해온 코펜하겐, 뉴욕, 크노케의 세 갤러리의 이야기까지 한 시대를 넘어 지속되는 케홀름의 디자인 세계를 다각도로 펼쳐 보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의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PK22를 꼽습니다.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PK22는 제가 처음 번 돈으로 구입한 첫 번째 빈티지 의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집에 들여놓던 순간의 그 묘한 공기, 그리고 내가 번 돈으로 직접 고른 생애 첫 가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의자를 봐도 이 의자만큼은 항상 조금 더 아끼게 됩니다. 처음엔 폴 케홀름이라는 이름보다 실루엣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옆에서 보면 연필로 한 번에 그은 것 같은 얇은 선. 미니멀한데 기세가 있고, 차갑지만 또 부드럽죠. 그런데 막상 앉아보면 이 인상이 완전히 바뀝니다. 팔걸이도 없고 높이도 낮은데, 좌판과 등판이 넓어서 어떤 자세든 편합니다. 양반다리를 하고 넷플릭스를 봐도 괜찮을 만큼요. 첫인상은 날카로운데, 성격은 의외로 느긋한 사람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PK22를 좋아하는 건 이런 ‘태도’ 때문입니다. 공간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욕심이 전혀 없어요. 낮고 얇아서 서 있을 때도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앉아 있을 때도 시선이
편안합니다. 마치 툇마루에 걸터앉는 기분처럼요. 그래서 한국 공간에 유난히 잘 어울립니다. 스스로를 ‘가구 건축가’라고 한 케홀름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이 의자는 존재를 주장하기보다 공간을 조용히 조성합니다. 그래서 화려한 인테리어가 없어도 공간의 균형이 잡히고, 하는 일이 없이도 분위기가 정리됩니다.
PK22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구조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점입니다. 가죽 시트의 X자 박음질은 장식이 아니라 가죽이 한쪽으로만 늘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구조적 기능을 합니다. 볼트 하나에도 이유가 있고, 불필요한 요소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결과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1950~1960년대는 의자 디자인의 전성기였지만, 그중에서도 PK22는 단순함을 가장 먼 지점까지 밀어붙인 작품입니다. 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이 완성된 형태. 70년이 지난 지금도 낡기는커녕 오히려 더 새롭게 느껴집니다. 단순해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저는 이 의자를 볼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제가 처음 번 돈으로 PK22를 사던 그날 이후로, 이 의자는 제 삶에서 한 번도 ‘구경거리’가 된 적이 없습니다. 늘 조용히 제 곁에서 공간을 잡아주고, 생각을 정리해주고, 마음을 가라앉혀주었죠. 저에게 PK22는 그래서, 가구라기보다 ‘태도’에 더 가까운 의자입니다.
김봉진 발행인







작가 소개
지은이 : 그란데클립
매거진 <C>는 그란데클립과 매거진 《B》가 매호 아이콘 체어를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체어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관련 산업과 대중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유명의자부터 거리의 의자까지 고루 다루며 디자이너, 브랜드, 제조사, 컬렉터, 그 의자에 앉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시대에 미친 영향 등을 조명합니다.매거진 <C>를 발행하는 그란데클립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창업자가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목차
Intro
Letter from C
Quotes
시대를 초월한 폴 케홀름의 디자인 언어
5 Cities, 5 Homes
룽스테드 토마스 캐홀름, 케홀름스 창립자
뉴욕 데본 턴불, 오자스 창립자·오디오 디자이너
용인 허명욱, 작가
흐로닝언 지젤 아자드, 작가 & 루메르 반 훌젠, 그래픽디자이너
가미가와 오다 노리쓰구, 의자연구가·프로덕트 디자인 컬렉터
Designer: Poul Kjærholm
강철의 시인, 폴 케홀름이 시대에 새긴 궤적
Kjærholm Map
폴 케홀름의 작업 세계를 구성하는 인물 지도
Iconic Chair: PK22
폴 케홀름 디자인의 본질을 가장 순수하게 담아낸 PK22
Elemental Furniture
본질적 요소만을 남긴 폴 케홀름의 미니멀리즘 컬렉션
About Fritz Hansen
1872년에 설립해 덴마크 디자인 정신을 계승하는 브랜드, 프리츠한센
Voices of Fritz Hansen
오늘날 프리츠한센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핵심 인물 인터뷰
Inside Fritz Hansen
150여 년 철학과 역사가 집약된 프리츠한센의 알레뢰드 헤드쿼터
The Kjærholm Legacy
크라프트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에게서 듣는 폴 케홀름 컬렉션의 제조 역사와 현대적 재정립
Digest
정밀하게 구성한 폴 케홀름의 디자인 시스템과 프리츠한센의 폴 케홀름 컬렉션
Opinion - Christian Holmsted Olesen
덴마크 디자인 박물관 컬렉션 책임자, 크리스티안 홀름스테드 올센이 말하는 폴 케홀름 디자인의 위치와 의미
Raw Kjærholm
초기 프로토타입 속, 폴 케홀름의 소재 활용법을 포착한 이미지 다큐멘터리
Opinion - Jakob Lange
건축의 틀을 깬 혁신적 건축 스튜디오 비야르케 잉엘스 그룹의 디자이너가 말하는 폴 케홀름 가구의 탁월함
Viewing Rooms
폴 케홀름 가구 앞에 놓인 5곳의 건축적 풍경들
In Steel
폴 케홀름의 영향 아래 금속의 물성을 탐구한 디자이너 12팀
Kjærholm Finders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폴 케홀름을 탐구해온 코펜하겐, 뉴욕, 크노케의 세 갤러리
New Wave
소재와 구조 간 균형을 조율하는 요나스 트람페다크, 김진식
Chairpunk
김진식 디자이너가 재해석한 PK22, ‘매거진 체어’
Chair Index
Ou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