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 《오늘의 교육》 89호 특집은 ‘이런 게 민주주의구나’ 하고 느낀 순간, 민주주의에 필요한 역량 또는 태도를 익힌 과정,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한 기억, 혹은 반면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민주주의를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과 언어로 감각하고 가능성과 조건을 톺아보기 위해서다.
기획에서는 영화 〈3학년 2학기〉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과 졸업생들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이번 호부터 학교 텃밭의 철학과 지향을 좋은 교육과 좋은 삶으로 연결해 고민하는 ‘교육농(農)’ 연재를 시작한다.
출판사 리뷰
<특집> 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하는 자리
겉모습과 형식만 있는 ‘민주주의 흉내’, 지식만 가르치는 죽은 민주주의교육, 반민주적인 방식과 문화 속에 간판만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학교 등……. 지금 우리 사회의 앙상한 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비판의 논의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알게 될까? 사람들이 어떤 장면과 경험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게 되는지 둘러보면, 새로운 민주주의와 민주주의교육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교육》에서는 ‘이런 게 민주주의구나’ 하고 느낀 순간, ‘나에게 민주주의는 이것이다’ 하는 경험과 깨달음, 민주주의에 필요한 역량 또는 태도를 익힌 과정,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한 기억, 혹은 반면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민주주의를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과 언어로 감각하고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조건을 톺아보기 위해서다.
이윤승은 올해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주력하여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한 1년을 돌아보며, 각자의 존재를 존중하고 자유롭게 참여한 모습이 민주적인 학교가 아닐까 한다. 여전히 폭력적인 학교 현실을 묘사하며 끝나는 한 편의 콩트 같은 글이 학교 민주주의의 복합적인 현실을 드러내는 듯하다.
최보근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밤에 국회로 달려갔던 기억을 이야기한다. 그날 국회 앞에 모여 불법 계엄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지킨 이들 중 다수는 이미 거리에서 투쟁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는 자신이 노동자, 장애인 투쟁에 연대하면서 경험하고 달라진 점, 거리에서 함께 만들어 가며 체험한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김지연의 〈동그라미 안에서〉는, 초등학교 학급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의 한 방법인 ‘서클 대화’를 꾸준히 하는 이야기다. 때로는 일상생활을 나누고, 때로는 갈등을 해결하는 서클 대화. 둥글게 앉아 모두가 모두를 들으며 공론을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은 경험에 기반하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공현은 학교의 형식적인 자치 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럼에도 고등학교 만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형식을 벗어난 민주주의를 익힌 경험을 전한다. 졸업한 뒤 인권단체에서 민주적 의사 결정을 직접 설계하고 시도한 경험담을 통해 민주주의의 조건에 대한 단상을 말한다.
하승우는 지방의회를 방청하고 행정과 의정을 감시한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묻는다. 시민사회단체 등의 문화는 얼마나 민주적인지, 어떻게 우리 내부의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화할지 고민을 던진다.
치리는 미국의 ‘민주적 사회주의자’ 단체에서 활동하며 장벽에 부딪혔던 일을 꺼내놓는다. 서로 다른 언어의 장벽, 불평등한 권력관계 등의 조건 위에서 약자들과 소수자들에게 민주주의란 어떻게 가능할지 논한다.
학교 현장에서의 경험과 노력, 거리와 광장에서의 투쟁에서 배운 것, 지자체에서 행정을 감시하고 참여하며 느낀 점 등 이번 《오늘의 교육》 특집은 다양한 현장, 다양한 층위에서 민주주의를 조명한다. 다채롭고 입체적인 사유와 통찰이 담긴 글들은 독자들에게도 묻는다.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함께 공유하고 익혀 나갈 수 있을까.
- 편집부
목차
10 읽은 이야기 | 백호영
오늘의 교육을 열며
12 .우리는 무엇을 놓쳐 버린 것일까 | 채효정
특집 | 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하는 자리
21 함께 만드는 즐거운 학급, 이런 게 민주주의 아닐까 | 이윤승
29 거리에 나서 비로소 주인이 되다 | 최보근
35 동그라미 안에서 | 김지연
42 민주주의를 자치하며 배웠습니다 | 공현
49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말 민주적일까 | 하승우
- 지방의회에서 단체 문화까지, 우리 내부의 민주주의
57 민주주의는 언제 나의 ‘말’이 되는가 | 치리
기획 | 3학년 2학기, 공백과 비틀거림의 시간
64 현장실습생을 응원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내일을 응원하는 일 | 오성훈
77 대학 대신 일터로 향하는 청소년들이 바라본 학교와 사회 | 신수연
84 현장실습 청소년과 비경제활동 청년의 불안정한 삶 | 박내현
후속│‘민주주의 흉내’를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로
94 ‘교사가 허락하는 민주주의’의 한계 | 여름
-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의 어려움
102 학생들의 극우화? | 조영선
- 후퇴하고 있는 학교 민주주의
118 학교 민주주의, 학교의 주민들이 모두 인정받는 연대 | 성열관
시
126 윤 내과 / 목적지 | 이장근
129 잎사귀 / 얼떨결 | 김은영
연재 | 교육농 - 좋은 교육과 좋은 삶을 위하여 ①
132 느림의 힘, 관계의 복원 | 정용주
- 텃밭과 함께하는 교육의 생태적 전환
기고
139 핀란드의 대학 입시 제도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 이혁규
166 ‘학원 밤 12시 조례’, 청소년은 기계가 아니다 | 수영
에세이
171 삶의 나침반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깊이 사색하는 시간이 되길 | 전희식
- 고 김인봉 선생님을 추모하며
리뷰
182 서로 공명하고 연결되는 ‘가치’에 더 주목해야 | 전세란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
194 성노동자의 관점으로 부채 읽기 | 유원
《페미니즘으로 부채 읽기》
201 불순한 어린이에게 스며들기 | 이은진
《불순한 어린이들》
210 중요한 걸 중요하게 여기기 | 박일환
《말더듬이 선생님》
218 오늘 읽기 | 공현
220 세 줄 새 책
224 어제와 오늘의 어린이책 | 조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