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질 들뢰즈 탄생 100주년이자 사망 30주년을 맞아, 20세기 후반 철학의 지형을 바꾼 사상가를 다시 읽기에 적절한 시점에 나온 입문서다.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을 번역한 철학자 김재인의 대중강연을 입말 그대로 풀어 옮겨, 난해하기로 알려진 들뢰즈 철학을 명쾌하고 정확하게 안내한다.
총 세 차례의 강의와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어, 들뢰즈 사상의 전체 윤곽과 시기별 특징, 실천적 함의를 차례로 짚는다. ‘홈 파인 공간’과 ‘매끈한 공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미 짜인 질서에서 벗어나는 사유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2016년 출간작을 전면 개정·증보해 오늘의 독자에게 들뢰즈와 과타리 사유의 현재성을 전한다.
출판사 리뷰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을 번역한
철학자 김재인의 대중강연을 책으로 만나다
서양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난해한 철학자 질 들뢰즈를
가장 명쾌하고 정확하게 읽어 줄 입문서
2025년은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의 탄생 100주년이자 사망 30주년에 해당하는 해로, 20세기 후반 철학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사상가 들뢰즈를 다시 읽기에 더없이 적절한 시점이다.
이 책은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등 들뢰즈의 주저를 한국어로 번역한 철학자 김재인의 강연을 입말 그대로 풀어 쓴 강의록이며, 총 세 번의 강의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들뢰즈의 사상은 비슷한 시기의 현대 철학자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물으며 들뢰즈 철학의 개요와 특징을 큰 틀에서 설명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들뢰즈 저작의 시기별 특징을, 세 번째 장에서는 들뢰즈의 철학이 갖는 실천적 함의를 주로 논한다. 네 번째 장은 질의응답으로, 그간 저자가 여러 소통의 장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부제인 “파인 홈을 비껴가기”는 《천 개의 고원》에서 제시되는 ‘홈 파인 공간’과 ‘매끈한 공간’의 구별에서 가져 온 표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미 누군가가 파 놓은 질서와 구획 속에서 움직이도록 판이 짜여 있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이러한 홈 파인 공간에 편입되는 삶을 진단하는 동시에, 그 홈에서 벗어나 어디로든 미끄러질 수 있는 매끈한 공간으로 도주하는 실천을 강조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들뢰즈와 과타리의 사유가 담지하고 있는 강력한 실천적 함의를 오늘날의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 《들뢰즈 입문: 파인 홈을 비껴가기》는 지난 2016년 출간된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를 전면적으로 개정·증보한 책입니다.
초기에,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들뢰즈는 ‘욕망의 철학자’라고 소개되는데, 이는 아주 부적절한 요약입니다. 물론 들뢰즈가 욕망을 말하기는 하지만, 욕망의 철학과 들뢰즈는 필연적 관계가 아닙니다. 들뢰즈를 이해할 때 더 중요한 건 무의식입니다. 들뢰즈는 무의식의 철학자이고, 무의식 개념을 새로 쓰려고 했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을 대신하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게 맞습니다.
이에 반해 들뢰즈와 과타리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 무의식은 철저하게 의식의 여집합 전체를 가리킵니다. 정신이라는 바깥 경계를 특별하게 설정하지 않습니다. 이러면 무의식이 정신 영역을 넘어서서 몸과 우주 전체로까지 확장됩니다. 의식이란 우주 전체의 결과물입니다. 우주 전체가 빚어내는 어떤 효과에 해당합니다. 물론 정신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무의식은 정신적(psychic)이기보다도 더 나아가 물질적(material)이라는 겁니다.
홈 파인 공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공간이에요. 우리는 파인 홈을 따라 살아간다는 게 14번째 편의 핵심 진단입니다. 따라서 『천 개의 고원』은 홈 파인 공간을 다시 매끈한 공간으로, 즉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고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일을 중요한 실천적 과제로 제기합니다. 들뢰즈와 과타리의 정치 철학의 핵심은 공간의 문제입니다. 그럼 왜 굳이 홈 파인 공간이 아니라 매끈한 공간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홈은 자기가 판 게 아니니까, 남들이 파 놓은 홈에 편입되는 방식입니다. 그 방식이 마음에 든다면 상관없어요. 그냥 살아가면 돼요.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예요. 하지만 그게 만족스럽지 않으면 자기 식의 삶의 방식을 건설해야 하는데, 그때는 남들이 파 놓은 공간의 틀을 비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재인
철학자.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 디지털소사이어티 문화위원장.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웹진X》 편집위원장 (전).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연구원과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프로그램 연구원을 역임했고, 서울대학교, 경희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강의했다.지은 책이 한국출판문화상 본심, 경향신문 올해의 작가, 문화일보 올해의 책, 세종도서(2회), 디지털소사이어티 우수콘텐츠(2회) 등에 선정되었고, 교육부 우수성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2회)을 수상했다.지은 책으로 《인간은 아직 좌절하지 마》, 《AI 빅뱅》, 《뉴노멀의 철학》, 《생각의 싸움》,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들뢰즈, 연결의 철학》, 《베르그손 주의》,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비로소 ‘들뢰즈의 세기’가 왔다
● 첫 번째 강의
들뢰즈 철학의 전반적인 개요와 특징
● 두 번째 강의
들뢰즈 철학의 시기별 특징
● 세 번째 강의
들뢰즈 철학과 실천의 문제
● 네 번째 강의
질문과 답변으로 알아보는 들뢰즈 철학
나가는 글: 들뢰즈의 실천 존재론
들뢰즈 주요 서지 및 약자
기타 참고문헌
주요 개념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