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는 흔히 붓다를 고통과 괴로움을 초월한 완전한 성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붓다, 불안을 말하다』는 이러한 통념을 비껴가며, 깨달은 성자가 아닌 불안 속에서 흔들리고 고통받았던 인간 싯다르타에 주목한다. 이 책은 싯다르타가 붓다가 되어 가는 전 과정을 ‘불안’이라는 심리적 키워드로 재구성하며, 출생의 조건에서부터 왕자로서의 성장 환경, 출가와 수행의 시간, 깨달음 이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그의 내면 풍경에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불안은 극복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그를 붓다로 이끈 그림자이자 스승으로 자리매김한다.
붓다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접근은 그의 생애를 하나의 단선적 서사가 아닌, 서로 다른 불안의 국면들이 얽히고설키는 ‘불안의 여정’으로 그려 낸다. 나아가 무아·중도·사무량심으로 대표되는 붓다의 사상은 불안에 응답하며 형성된 실천적 사유의 결정체로 재해석된다. 붓다를 신격화해 온 시선에 균열을 내는 이 접근은 분명 논쟁적이지만,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붓다 사상의 현대적 생명력을 발견한다. 불안을 불안해하는 오늘의 시대에,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본원적 질문을 다시 던지는 동시에 그에 대한 가장 오래된 답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불안한 인간이었기에,
붓다는 오늘의 우리에게 다가온다
‘깨달은 성자’ 이전의 붓다,
불안은 그의 그림자이자 스승이었다
우리는 흔히 붓다를 고통과 괴로움을 초월한 완전한 성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붓다, 불안을 말하다』는 이러한 통념을 과감히 비껴간다. 이 책이 소환하는 붓다는 신성한 우상이 아닌, 불안 속에서 흔들리고 고통받는 인간 싯다르타다. 저자는 싯다르타가 붓다가 되어 가는 전 과정을 ‘불안’이라는 심리적 키워드로 재구성하며, 붓다의 생애와 사상을 신선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기존의 붓다 관련 도서들이 주로 그의 깨달음의 성취나 교리의 완결성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면, 이 책은 그 이전의 내면 풍경에 집중한다. 출생의 조건, 왕자로서의 성장 환경, 출가와 수행의 시간, 깨달음 이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 모든 국면에서 싯다르타가 어떤 불안을 겪었고, 그 불안이 어떻게 그의 사유와 선택을 이끌었는지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불안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를 붓다로 이끈 그림자이자 스승으로 자리매김한다.
왕자에서 구도자로, 그리고 붓다로
삶의 단계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불안의 얼굴들
싯다르타의 삶은 깨달음으로 곧장 향했을까? 이 책은 그의 생애를 단선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서로 다른 불안의 국면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불안의 여정’으로 그려 낸다. 왕자 시절의 싯다르타가 겪은 불안은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과잉 속에서 형성된 것이었다. 극단적으로 보호되고 쾌락적으로 설계된 환경은 그에게 세계에 대한 왜곡된 감각과 정체성의 균열을 남긴다.
출가 이후에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은 더 분명하고 거친 얼굴로 그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수행자로서의 고행과 좌절, 깨달음을 향한 집요한 탐색 속에서 싯다르타는 존재의 불확실성과 선택의 무게를 반복해서 마주한다. 심지어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도, 붓다는 더 이상 불안을 느끼지 않는 초인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고민과 번민을 경험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 책은 이처럼 삶의 단계마다 얼굴을 달리하는 불안을 세밀하게 구분함으로써, 붓다의 생애를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불안을 불안해하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붓다, 불안을 말하다』가 도달하는 지점은 불안의 극복이 아니다. 저자는 불안을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사유를 촉발하고 삶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해석한다. ‘무아’, ‘중도’, ‘사무량심’으로 대표되는 붓다의 사상은 추상적 교리에서 벗어나, 불안에 응답하며 형성된 실천적 사유의 결정체로 재해석된다.
“이 책은 쇄빙선이다.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아득히 먼 설산에 앉아 있는 붓다에게 가는 길을 내는…. 붓다에 대한 오해로 차갑게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저자는 붓다의 따뜻한 체온으로 녹여낸다.” (정현채, 「추천사」에서)
붓다의 삶과 사상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접근은 분명 논쟁적이다. 붓다를 신격화해 온 일각의 시선에 균열을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붓다 사상의 현대적 생명력을 발견한다. 불안이 일상이 된 오늘, 인간 붓다는 더 이상 먼 이상이 아닌 우리의 불안을 사유하고 견디는 데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된다. (붓다도 불안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책은 인간 삶에 대한 본원적 질문을 다시 던지는 동시에 그에 대한 가장 오래된 해법을 우리에게 전한다.
사실 모든 훌륭한 성자의 탄생에는 늘 성스럽거나 비범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를 들어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기 직전 동방박사들은 하늘에 나타난 특별한 별을 보고 ‘유대인의 왕’이 될 운명의 아기가 태어났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아기를 보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갔다. 거기에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아기를 만났고, 아이에게 경배하며 황금, 유향, 몰약 등의 세 가지 의미 있는 선물을 했다. 이런 식으로 특출나게 위대한 인물의 탄생에는 그에 걸맞은 성스러운 징조가 하늘과 땅에서 보이기 마련이며, 그 인물의 운명에 대한 예언도 뒤따르는 법이다. 싯다르타 붓다도 예외가 아니었다(1장. 인간 싯다르타에게 주어진 불안의 조건).
어엿한 성인이 된 그는 어느 날 성 밖의 동산으로 마부와 함께 구경을 나섰다. 그 길에서 그는 우연히 몰골이 심히 상한 노인을 만났다. 피부는 온통 주름이 잡혀 있고, 치아는 모두 빠졌으며, 허리는 완전히 90도로 꺾여 있었다.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걸음걸이는 힘없는 비틀거림이었다. 또한 온전히 숨을 쉬기 어려워 헐떡이고 있었고, 눈동자의 초점은 흐릿했다. (…) 동산 행차의 경험은 단순한 충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죽음불안을 제대로 건드렸다(2장. 붓다가 되기 전의 불안 여정).
미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볼 때, 당시의 싯다르타는 사랑하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렸다. 나아가 그는 아내와 아이에게도 상당히 가혹한 일을 했다. 왕이 되는 교육을 받으며 윤리나 인격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던 그는 당시 자신이 지극히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지 번민했을 것이다. (…) 더욱이 그는 어린 시절에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잘못되었다는 죄책감을 품고 자랐다. 그런데 이 과감한 결단으로 말미암아 도덕적 불안이 다시 그의 마음속에서 더욱 크게 자리 잡게 되었다(2장. 붓다가 되기 전의 불안 여정)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충현
동국대학교 동서사상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서 불교 철학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응용불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인이 가지는 일상의 고민들, 특히 마음의 문제를 불교의 지혜를 통해 더 쉽게 설명하고 그 해결책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불교심리학자이자 철학상담사이기도 한 저자는 ‘마음연구소 우산’을 운영하며 상담과 대중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2021년 ‘제2회 불교상담학술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불안에 대한 불교적 이해’ 연구 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저서로는 『카르마 상담소』(2023)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7
서장│불안에 대하여 19
1장 인간 싯다르타에게 주어진 불안의 조건
1. 싯다르타의 출생 비밀 39
2. 왕자 싯다르타의 성장 환경 46
2장 붓다가 되기 전의 불안 여정
3. 왕자 싯다르타의 불안 65
4. 위대한 포기와 불안 104
5. 구도자 싯다르타와 불안 131
3장 싯다르타 붓다의 불안
6. 싯다르타 붓다와 두 가지 불안 194
7. 싯다르타 붓다가 풀어낸 불안의 알고리즘 212
8. 싯다르타 붓다도 고민하고 번민할 때가 있었다 238
4장 불안 속에서 꽃핀 붓다의 사상
9. 무아 사상 270
10. 중도 사상 277
11. 사무량심 308
5장 불안, 운명의 집행자인가? 조력자인가? 333
에필로그 359
미주 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