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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군중권력 - 밀크북
홈 > 부모님 > 부모님 > 소설,일반 > 인문,사회
길 잃은 군중권력 이미지

길 잃은 군중권력
글과마음 | 부모님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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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최근의 시사 문제와 정치적 동향, 사회문화적 현상을 개인의 논리와 사유로 풀어낸 시사평론집이다. 단형 칼럼을 넘어서는 분량과 밀도로, 일부 글은 논문에 가까운 깊이를 지닌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에서 착안해 ‘군중권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길바닥 위에서 형성된 군중의 힘이 어떻게 방향을 잃는지를 분석한다.

군중은 권력을 갖기에 모이고, 그 권력은 정치적 선동과 미화 속에서 쉽게 이성을 상실한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사회, 과장된 경험과 가짜뉴스에 중독된 뇌의 작동 방식까지 짚으며 현대 사회의 분열을 진단한다. 보수적 관점에서 쓰인 이 글들은 지배 담론에 맞서는 대안적 시선을 제시하며, 균형 감각과 중도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출판사 리뷰

송희복 지음 『길 잃은 군중권력』은 시사평론집이다. 최근의 시사 문제, 정치적 동향, 사회문화적인 현상 등과 관련해 개인의 생각이나 인상에 따라 논리적으로 서술한 일종의 산문집이다. 이른바 시사평론은 단형의 글쓰기인 칼럼보다는 글의 길이도 훨씬 길며, 내용도 깊이가 있다. 가볍게 쓰이거나 읽히는 글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책에 논문의 성격에 가까운 글들도 살려 있다.
제목이 ‘길 잃은 군중권력’인 것은 엘리아스 카네티의 두터운 저서 『군중과 권력』(1960)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군중과 권력’을 키 워드로 삼았지만, 저자 송희복은 ‘군중권력’이란 단어(신조어)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쉽지 않다. 무슨 동기가 분명하게 존재해야만 모일 수가 있고, 또 어떤 목적이 집단의식 속에 스며들어야 모일 수가 있다. 군중 속의 누구나가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아도 적어도 누구나 다음의 마음은 품는다. 모여라, 모이면 모일수록 우리의 권력은 강화되고, 또 증대된다. 이런 마음을 두지 않고서야 어찌 모일 수가 있겠는가? 군중에게 군중권력이 없으면 모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 책에서는 ‘길바닥 위의 군중권력’이란 독립된 에세이가 있다. ‘길바닥 위의 군중권력’이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 일종의 현상계라면, ‘길 잃은 군중권력’은 미래의 모습을 가늠케 하는 본질론이다. 군중에게 주어진 권력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군중이 정치인들에게 순치되기도 하고, 또 선동되기도 한다. 정치인들도 내 편을 드는 군중을 미화하고, 한껏 고무하게 마련이다. 이로 말미암아 길바닥 위의 군중이 이성이 마비될 때 길을 잃게 되고, 길을 잃으면 방향감각마저 상실하게 되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예측이 가능한 미래의 전망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인간관계가 소원해진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이를테면 부부, 부자, 친구, 연인 사이에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잦다고 한다.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 간의 뇌 기능 및 그 연결망의 차이가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통해 보면, 보수적인 사람이 뇌의 우측 편도체를, 진보적인 사람이 뇌의 좌측 섬엽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뇌의 구조도 좌파와 우파로 나누어진다고 하니, 웃기고도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의 뇌 구조는 보통의 경험이 아닌 과장된 경험을 수용하도록 이미 프로그래밍이 돼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예컨대 우리는 부족주의, 익명의 괴롭힘, 음모론, 전혀 검증되지 아니한 가짜뉴스 등에 중독되어가면서 강하고도 새로운 자극을 무의식적으로 찾는지도 모른다.
가장 높은 차원 사고는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고 중도적인, 중용적인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 상황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으면 소신이 없는 인간으로 내몰린다. 소신이 없다는 것은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내몰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쓰인 글들을 모은 것이다. 최근에 있어서 우리 사회의 보수 담론은 약세를 면치 못한다. 지식, 언론, 문학, 예술, 영화 등의 모든 군생 집단 밖으로 소외되고 있는 것이 저간의 실정인 듯싶다. 각계각층에서 보수적인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쓰고 보기도 한다. 저 사람, ‘또라이’ 아냐? 저것 ‘골통’인 게 분명해. 세상에 진보 담론만이 남아 있으면, 인간의 사고는 경직되고 말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의 마음에 겸허함이 사라지고, 교만하기 시작한다. 교만의 끝은 독선이다. 끝내 거짓도 참이라고 우겨대고, 불의도 정의라고 착각하기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한쪽의 시대적인 지배 담론에 맞선, 다른 한쪽의 대안 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 내용 요약

시사평론집 『길 잃은 군중권력』은 세 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원론과 성찰’이며, 제2부는 ‘정치와 현실’이며, 제3부는 ‘인물 재조명’이다. 제1부 ‘원론과 성찰’에서는 동서고금의 인문학, 정치학 등이 넘나들고 있다. 석가 시대의 초기 불교와, 고대 그리스의 철학-비극에서부터 전통 중국과 신중국의 사상, 정치적 낭만주의와 정치적 허무주의, 최근 북미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쟁 등에 이르기까지 사유와 통찰의 폭을 최대치로 보여주고 있다. 제2부 ‘정치와 현실’에서는 지금 당면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 혹은 현실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보수와 진보가 어떻게 다른가, 살풍경한 정치 언어가 우리를 어떻게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가, 어릿광대가 ‘찧고 까부는’ 세상은 어디로 끌고 가는가, 최근에 문제가 된 선출권력 우위론이 왜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만드는가 등에 관해 신랄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3부 ‘인물 재조명’에서는 멀고도 가까운 시대의 인물들에 대하여 저자 나름의 역사의식을 보여준 부분이다. 전환 시대의 논객인 리영희는 시사평론집 『전환 시대의 논리』(1973)을 간행해 수십 년 동안 사회학적 상상력을 촉발하게 한 시대의 고전이었다. 그는 프랑스 언론의 표현대로 한국 진보 지식인들의 ‘사상의 은사’였다. 그의 시사평론 중에서 가장 힘이 실린 것들은 사회주의 신중국의 문화혁명을 높이 평가해 마지않았다. 이것의 야만성, 반(反)문명성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 그의 논리는 5년이 가지 못해 실용주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의 청년들은 수십 년 동안 그에게 경의를 보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 「리영희 : 전환 시대의 논객」이다. 그밖에 그와 전혀 성격이 다른 인물인 황용주, 윤필용, 이철승에 대한 인간적인 평가도 흥미롭다. 그 동안 우리가 생각할 여지조차 없었던 부분들을 건드리고 있다.

서평

최근의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드라마틱했다. 사람들은 사필귀정이니, 빛의 혁명이니, 국민의 승리니 하는 정치적 수사를 동원하고 있다. 이런 유의 표현은 사실상 일면의 고찰에 지나지 않는다.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의 상대적 원리, 양극화의 그늘진 어두움, 민주주의 가치의 역설 등을 이해하지 않고선 사회의 전면적인 면을 파악할 수 없다. 정치의 문제에 관한 시사적 담론치고, 송희복이 지은 『길 잃은 군중권력』만큼이나 인문학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동서고금의 화려한 지적 배경 아래 유려하고 논리적인 필치 및 다채로운 레토릭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정치는 현실을 경유하는, 가장 원색적인 삶의 한 방식이다. 물론 정치에는 정도(正道)도 엿보이고, 타락상도 드러난다. 윤석열은 반국가적인 행동을 척결해야 한다고 했고, 도리어 이재명은 이것을 두고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마침내 승자는 이재명 이 되었다. 한쪽의 윤리적 정당성을 구성한 힘과, 다른 한쪽의 윤리적 정당성을 구성한 힘 이 서로 맞붙어 충돌하면 한쪽의 ‘에토스(도덕성)’는 몰락한다. 그러나 이재명의 승리는 안 개처럼 모호한, 가늠하기 어려운 오늘날의 정치 현실, 현실 정치를 감안하자면, 실로 너저 분한 ‘사법 리스크’를 남겨둔 채 승리한 찜찜함의 승리다. (20쪽)

이 책의 첫 번째의 글인 「안티고네의 죄와 벌」에서부터 저자 송희복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향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다. 인용문을 통해 알 수 있거니와, 이 책이 보수적인 관점에 의해 쓰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사적 글쓰기는 이성과 정념을 동시에 지향한다. 정치와 소설이 마치 음악회 도중에 발사된 총성처럼 불협화음을 낸다고 비유한 이는 소설가 스탕달이었다. 소설에서 정치 문제를 다루는 것은 독자들로부터 그렇게 환영을 받지 못한다. 이 문제가 사랑이나 성의 문제를 결코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와 관련한 모든 생각이나 견해나 사상은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소설이란 개념 역시 양가감정의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어빙 하우는 정치소설의 개념을 두고 ‘정치사상이 지배적인 역할을 맡고 있거나, 혹은 정치적 환경이 지배적인 배경이 되어 있는 소설’이라고 규정하면서,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을 정치소설의 최고 작품으로 꼽기도 했지만, 저자 송희복은 이 책에서 정치소설의 개념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를 분명하게 가진 관념의 소설과는 별도로, 정치 현실이나 현실 정치에 조금이라도 부합하는 면이 있는 소설이라면, 대체로 정치소설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자기 환멸과 영욕의 낙인」에서, 러시아 농노해방 전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인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1862)와, 진실과 거짓의 상대적 원리를 통해 인간의 악마성의 어둠을 비추어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라쇼몽」(1915)과 「덤불 속」(1922)과, 구치소 안의 인간 군상을 통해 법의 목적이 형평이라든가, 정의, 공서양속(公序良俗 :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을 산출한 체제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임을 넌지시 드러낸 이문열의 초기 중편소설 「어둠의 그늘」(1980)와, 문화혁명 시기의 성적 억압과 정치적 억압의 상동 관계를 밝힌 왕샤오보(1952~1997)의 「황금시대」(1992)를 꼽고 있다. 지은이 송희복은 「자기 환멸과 영욕의 낙인」에서,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우리에게 정녕 필요한 것은 정치인의 선전선동도, 거리의 군중권력도, 지식인의 정치적 허무주의도 아니라, 살벌한 현실 정치, 물가피한 정치 현실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인간 주의다. 이것이 우리의 품위요, 나라의 품격이다. (74~75쪽)

저자는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선출권력에 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선출권력을 말하는 자, 선출권력을 향유하는 자들은 먼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 자신이 더 이상 임명 권력의 상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깽판을 치는 갱단처럼 굴지 말고, 저 ‘조요토미 희대요시’의 저질 상상계를 넘어서야, 또 ‘국민의 명령’이라는 악질 상징계로부터 빠져나와야 ‘국리민복’으로의 실제계로 향해 되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상상게와 상징계와 실제계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개념이다.
저자는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보지 않는다. 무언가 가슴 뭉클하게 하는 것도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직할 때 대통령개헌안이 국회에 제기된 바 있었다. 이것이 수용되지 못한 채 폐기되고 말았지만, 앞으로 제안될 개헌안의 모델이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는 법안이었다. 언론에 공개된 이 개헌안을 읽은 저자는 국립대학교 국어교육학과에 재직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교수신문에 「헌법에 적힐 반듯한 우리말」을 기고했다. 그는 이 글의 마지막을 이렇게 적고 있다.

헌법의 머리글에 우리 말글의 결 고운 꾸밈과 가없는 아름다움을, 우리 겨레붙이가 오래 오래 살아온 가슴 벅찬 내력을 일깨우고 다잡아 냄으로써, 이 땅의 성장하는 세대가 우리 생활 및 문화의 정체성을 느껍게 받아들이고, 또한 새로 고친 헌법의 머리글을 스스로 외 울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 (197쪽)

한마디로 말해 송희복의 신간 시사평론집인 『길 잃은 군중권력』은 지금 우리의 얘기로 가득하다. 얘깃거리의 하나하나가 우리의 절실한 담론이요, 절박한 문제의식이 담긴 글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레퍼토리(소재)’에 다채로운 ‘레토릭(수사법)’이 돋보이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송희복
동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문학)를 받아, 진주교육대학교(국어교육과) 교수를 역임했다.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된 이후, 문학평론가로서, 영화평론가로서, 지방 신문들의 외부필자(칼럼니스트)로서 비평적인 글쓰기를 오랫동안 해왔다.대표 저서로는 『그리움이 마음을 흔들 때』, 『자유와 인권의 문학사』, 『자작나무숲으로 가다』, 『영화, 뮤즈의 언어』 등이 있다. 그는 이제까지 60권 가까운 저서를 간행했다.

  목차

제1부 : 원론과 성찰

안티고네의 죄와 벌
―갈등의 정치학
세상이 불에 타고 있다
―분노의 정치학
길바닥 위의 군중권력
자기 환멸과 영욕의 낙인
―정치적 허무주의
정치적 올바름은 올바른가
접화와 군생의 현재성
―풍류에서 한류로
전통 중국과 신중국
먼지와 도끼와 사막
역사극과 역사소설
정치적 낭만주의

제2부 : 정치와 현실

보수와 진보는 다르다
현자와 참주의 가상 대화
살풍경한 정치 언어
어릿광대 ‘찧고 까부는’ 세상
―쓴웃음의 정치학
선출권력의 상상계와 상징계
선량을 통해 본 선출권력
자유의 역설과 광장의 역설
역사를 바꾼 가짜뉴스
―광장을 휩쓴 그해
탈진실과 벌떼정신에 대하여
시의 외교적 자본에 대하여
헌법에 적힐 반듯한 우리말
―개헌안 전문(全文)을 읽고
성사강도(省史江都)의 여름
자유의 정치적 의미
일본이 잃어버린 것

제3부 : 인물 재조명

리영희 : 전환 시대의 논객
황용주 : 역사의 숨은 존재
반세기 전의 윤필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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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와 썩은 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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