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유학은 본원유학, 성리학, 조선 후기 실학에 이르기까지 늘 자신을 ‘실학’이라 불러 왔다. 이 책은 그 용례를 면밀히 검토하며, 유학이 시대마다 실용과 생활의 지혜를 어떻게 사유해 왔는지를 짚고, 각 시대별 ‘실학’ 개념을 구분해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조선 후기 대두한 탈성리학적 실학을 중심으로, 성리학 또한 스스로를 실학이라 불렀던 역사적 맥락을 함께 고찰한다. 공리공담을 비판하고 실증과 실용을 학문의 요체로 삼은 후기 실학의 성격을 밝히며, ‘실학’ 개념의 혼란을 정리한다. 한국철학 연구를 평생 이어온 윤사순 교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성과를 집약한 연구서다.
출판사 리뷰
성리학적 실학과 탈성리학적 실학
유학은 그것이 공자나 맹자 시대의 ‘본원유학’이었을 때나, 송대 주희 등에 의해 거듭난 ‘성리학’이었을 때나, 청대 및 조선 후기의 탈성리학적인 ‘실학’이었을 때나를 막론하고 늘 ‘실학實學’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칭해 왔다. 유학의 관심이 추상의 세계나 인간 위에 군림하는 이념 혹은 신앙의 세계가 아니라, 한결같이 일정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 생활의 지혜, 곧 실용성을 추구하는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유학은 적극적으로 시대에 맞추어 겉모습은 바꾸어 갔지만 ‘실학’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고 주장하였다. 그런 만큼 각 시대별 ‘실학’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용례들을 고찰하고 의미를 명확히 밝히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이 책은 조선 후기에 대두된 ‘실학’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성립된 시기로 보면 ‘조선 후기 실학’이라 하고, 내용의 성격으로 보면 ‘탈성리학적 실학’이라 한다. 이 책은 또한 성리학자들도 ‘성리학을 실학이라 일컬었다’는 사실을 주의시키며, ‘실학’이라는 한 용어의 분별없는 사용이 후기 실학을 성리학의 연장인 것처럼 여기게 했음을 지적한다.
저자의 두 실학에 대한 구분은 다음과 같다.
성리학은 불교와의 대비에서 ‘실학’이라는 용어를 구사했다. 사찰과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을 비판하는 형식으로 불교는 허학虛學이며 성리학은 실학實學이라는 주장을 역설하며 불교 배척을 통한 유교 부흥을 꾀하였다. 동시에 본원유학에 잠재되었던 철학 개념들로 유학의 새로운 철학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후기 실학은 고원하고 교조적인 성리학에 대한 비판 의식으로부터 나타났다. 성리학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유학이 갖는 이론과 실천의 양면성 가운데 실천적인 측면이 무너져 갔다. 그 와중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근대적 의식이 싹트게 되자, 해체와 고수라는 아슬아슬한 입장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기서 공리공담空理空談을 반대하고 실증實證, 실용實用 정신을 학문의 요체로 삼아 길을 열어간 사상이 후기 실학, 즉 탈성리학적 실학이다.
이렇듯 이 책은 ‘실학’ 용어만 사용하였을 때 ‘성리학’을 가리키는지 ‘후기 실학’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아 생기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성리학의 실학적 성격’도 함께 살펴본다. 후기 실학의 실체는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명료해질 것이다.
저자 윤사순 교려대학교 명예교수는 한평생에 걸쳐 한국철학을 연구 사색하였고, 그 온축해 온 결과물을 한데 모아 이른바 ‘포괄적 정리 작업’을 진행해 가고 있다. 저자의 목소리가 담긴 한국철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은 한국철학사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사순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동양철학 전공)를 취득하였다.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 와세다대학 연구교수, 한국공자학회 회장, 한국동양철학회 회장, 한국철학회 회장, 국제유교연합회(북경 소재) 부회장, 율곡연구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中國社會科學院 명예교수, 曲阜師範大學 객원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있다.저서로는 『퇴계철학의 연구』(국문, 영문판), 『한국유학논구』(국문, 중문판), 『한국유학사』(국문, 중문판), 『한국의 유학사상』(국문, 영문판), 『한국의 성리학과 실학』, 『한국유학사상론』, 『신실학사상론』, 『조선시대 성리학의 연구』, 『조선, 도덕의 성찰』, 『동양사상과 한국사상』, 『유학의 현대적 가용성 탐구』, 『실학의 철학적 특성』, 『유학자의 성찰』, 『우리사상 100년』(공저), 『한국철학사상사』가 있고, 역서로는 『퇴계선집』, 『석담일기』 등이 있다. 시집으로는 1집 『길벗』, 2집 『선비』, 3집 『광부』, 4집 『행복의 얼굴』, 5집 『어느 학인의 자화상』이 있고, 편서로는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국문, 영문판), 『한국의 사상』, 『사단칠정론』(국문, 중문판), 『인성물성론』, 『도설로 보는 한국유학』, 『실학의 철학』, 『조선유학의 자연철학』, 『신실학의 탐구』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퇴계의 가치관에 관한 연구」(박사학위논문)를 비롯하여 약 2백 편이 있다.
목차
머리말
제1편
1. 이끄는 말 ―문제와 방법―
2. 실학, 한 용어의 두 의미 ―실학 자칭한 두 유학―
제2편
3. 성리학적 실학의 형성 ―성리학의 실학 성격―
4. 탈성리학적 실학의 형성 ―방법론을 중심으로―
제3편
5. 성리학의 대표적 개혁설 ―이이 개혁설의 재론―
6. 후기 실학의 대표적 개혁설 ―유형원의 경우―
7. 목숨과 바꾼 탈성리학적 학설
제4편
8. 후기 실학이 받은 서학의 영향 ―인간관과 천체관의 경우―
9. 한 선구적 북학자의 실학사상
제5편
10. 성리학에 견준 후기 실학의 근본철학 ―이황과 정약용 철학의 비교―
11. 탈성리학적 실학의 근대적 성격
12. 마감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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