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 현대 시문학의 가장 예리한 기록자 최승호가 조용히 쌓아 온 101편의 작은 노트.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시적인 시’로 답하고 ‘새앙노트’에 시의 본질에 관한 시인의 빛나는 사유를 담아내다.
정확한 관찰로 세계를 곤란하게 만드는 한국 현대시문학의 거장 최승호가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시로 답한 『새앙노트: 시작법과 문장 수업을 위한 시』(이하 『새앙노트』)를 출간했다. 시인이 소중히 품어 온 가장 ‘시적인 시’와 시에 관한 작은 노트 101편에는 “느낌의 예술, 불안의 형상화, 대담한 진술, 표현의 열정”처럼 시와 시인의 본질을 탐구한 끝에 찾은 최승호만의 대답이 담겼다.
반세기 가까이 시인으로 살아온 시간 동안 시인이 반복해 읽으며 간직해 왔던 선물 같은 49편의 세계 시와 시인이 시의 본질을 탐구하며 썼던 자작시 52편이 풍성하게 담긴 책은, 수록된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시에는 ‘새앙노트’를 붙였는데, 모퉁이 뒤 생쥐가 미처 숨기지 못한 꼬리처럼 한 편 한 편의 시가 남긴 물음에 대해 답하는 이 노트는 시인의 문장답게 함축적이고 아름답다. 시를 알고 싶거나 시를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독자의 안목을 높이고 시심을 일깨우는 풍요로운 책이다.
출판사 리뷰
시적 화자, 수사법, 함축, 묘사, 문체,
이미지, 감각, 리듬, 의미, 여백…
한국 현대 시문학의 거장
최승호가 꼽은 가장 ‘시적인 시’들인간 중심성을 해체하고 북어처럼 건조한 문체로 세계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한국 현대시의 거목으로 자리한 시인 최승호가 시를 시이게 만드는 요소 혹은 시의 특징이라고 부를 수 있는 38가지를 제시했다.
흔히 ‘소설의 3요소’라고 말하는 서사 문학의 구성 요소는 인물·사건·배경으로, 비교적 손쉽게 꼽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의 구성 요소는 무엇인지 선뜻 꼽기 어렵다. 리듬과 비유, 함축과 상징 등을 떠올려 볼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시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시란 무엇인지 답하기는 힘들다.
“불투명의 신비, 감정의 농도, 가면의 화자, 새로운 발상, 불안의 형상화” 등 알쏭달쏭하지만 궁금한 각 장의 제목은 시인이 체에 거르고 또 거른 뒤에 남은 시의 요소다. 시인이 시인으로 살아온 생애에 걸쳐 쌓아 온 101편의 시는 각 요소를 가장 잘 나타내기에, 시를 공부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해당 시를 읽는 것만으로 시의 정수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계기가 된다.
독자는 접할 기회가 적은 게오르크 트라클이나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같은 이국 시인의 시를 만나고, 우리가 익히 아는 김소월, 윤동주, 김수영 같은 시인의 시는 ‘새앙노트’를 통해 새롭게, ‘시인처럼’ 읽으며 시 감상의 지평을 넓히고 좋은 시를 보는 안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새앙노트: 시의 본질에 관한 자그만 대답모퉁이 뒤 새앙쥐가 미처 숨기지 못한 꼬리처럼
한 편 한 편의 시가 남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최승호가 조용히 쌓아 온 작은 노트
새앙토끼는 작은 토끼, 고원의 향기로운 꽃들을 입에 물고 뛰어다닌다. 새앙뿔은 작은 뿔, 송아지나 망아지 머리에 돋아나는 작은 뿔이다. ‘새앙쥐’라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이 버려지고 지금은 생쥐가 표준어다. ‘새앙시’는 짧은 시, 내가 만들어 본 말이다. ‘새앙노트’도 그렇다. _16쪽
시인이 엄선한 세계의 시와 자작시에 붙인 ‘새앙노트’에는 시에 대한 시인의 감상과 해설, 자작시일 때에는 창작 경험까지 두루 녹여 내, 선물 같은 시들이 남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준다. 책의 구성은 인용, 본문, 다른 시인의 시와 ‘새앙노트’ 자작시와 ‘새앙노트’로 이어지며, 장마다 이 구성이 반복된다.
각 장에서 다루는 시의 요소에 관해 먼저 사유했던 시인, 화가, 철학자 등 예술가와 문학가의 생각을 집약한 작품과 문장이 풍부하게 인용되어 머리를 깨우고, 본문에서 최승호 시인이 해석하는 시의 요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며 시작법을 익힌 뒤, 문장 수업을 위한 시와 ‘새앙노트’를 차례로 읽으며 시인처럼 시를 읽고, 시인처럼 시를 쓰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창작을 꿈꾸는 독자에게는 영감이 되고 감상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단서가 되는 본문과 ‘새앙노트’는, 시에 관한 사유의 결과물이지만 문학과 나아가 우리가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에 관해 성찰하도록 이끄는 빛나는 통찰이기도 하다. 『새앙노트』를 통해 시와 세상을 읽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젊은 날 시인을 꿈꾸면서 내가 마음 깊이 간직했던 시들, 그리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문장, 그것은 나에게 분실되지 않은 추억의 선물 같은 것이다. 그동안 시를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오며 했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밝히고, 과거부터 현대까지 훌륭한 선배 시인들의 빼어난 작품을 수록한 이 책이 모쪼록 시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작품을 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시인은 불투명의 신비로 독자를 유혹한다. 단순히 하나의 의미로 귀결되지 않을 때 시는 애매하고 암시적인 것이 된다. 애매성은 시적 언어의 특성이고 함축은 시의 본질이다. 함축성으로 인해 시는 불확정적이면서 다채로운 해석의 문을 열어 놓게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승호
시인.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지냈다. 『대설주의보』 『세속도시의 즐거움』 『방부제가 썩는 나라』 등의 시집을 펴냈다. 시선집 『얼음의 자서전』은 아르헨티나, 독일, 일본에, 우화집 『눈사람 자살사건』은 스페인에 번역 출간되었고, 작품 『마지막 눈사람』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책을 내면서
절제의 문법
새앙시
불투명의 신비
여백
느낌의 예술
언어 생명체
언어 요리사
언어의 팔레트
색채 언어
은유의 유혹
불안의 형상화
묘사, 상상력의 활주로
이미지와 병치
시각 이미지
청각 이미지
후각 이미지
미각 이미지
촉각 이미지
어조
감정의 농도
메아리로 빚은 항아리
반복과 변주
첫문장과 빠른 리듬
타악기와 시
현악기와 시
관악기와 시
대담한 진술
가면의 화자
고백체
대화체
잠언체
대조법
넙치눈이 기법
연극적인 시
그로테스크
초현실적인 환상
표현의 열정
새로운 발상
수록 작품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