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매거진 《C》는 그란데클립과 매거진《B》가 매호 아이콘 체어를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체어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관련 산업과 대중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유명 의자부터 거리의 의자까지 고루 다루며 디자이너, 브랜드, 제조사, 컬렉터, 그 의자에 앉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시대에 미친 영향 등을 조명합니다.
매거진 《C》를 발행하는 그란데클립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창업자가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 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 이슈 소개1973년 미셸 뒤카로이가 디자인한 토고는 전통적 소파의 규범을 벗어난 형태입니다. 특유의 주름진 표면과 바닥에 직접 닿는 낮은 좌면, 올폼 구조의 내부는 당대 소파의 디자인 관습과는 차원이 다른 편안함과 혁신성을 제시합니다. 1960~1970년대 사회·문화적 변화를 갈망하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탄생하며 '시대 정신'을 반영했던 토고의 매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팬데믹 시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조명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토고는 단순한 가구를 넘어 자유로운 정신과 창의적 에너지를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거진 《C》 8호에서는 패션 브랜드 오너부터 뮤지션, 영화 프로덕션 디자이너, DJ까지 전 세계에서 만난 10개의 집, 10개의 토고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또한 제조사 리네로제의 공장을 방문해 토고의 전 생산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는 한편, 토고가 탄생한 1970년대가 남긴 과감하고 실험적인 소파 디자인 10가지를 함께 조명합니다. 이 외에도 파리 장식미술박물관 큐레이터가 말하는 대중적 아이콘으로서의 토고, 패션 전문가가 정의하는 토고의 창의성과 실험적 스타일까지 토고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폭넓게 조명합니다.
장 루이 뒤마 Jean Louis Dumas를 아시나요? 아마도 누구인지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버킨 Birkin'은 어떤가요? "아, 에르메스의 버킨 백!"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 꽤 계실 듯합니다. 에르메스의 전 CEO 장 루이 뒤마가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당대 최고의 스타 제인 버킨을 위해 가방을 디자인해주었다는 일화는 대중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죠. 우리는 종종 그 물건을 만든 디자이너의 이름보다 그것을 사용하고 영감을 준 사람의 이름을 더 또렷이 기억합니다.
이는 디자인의 완성이 '사용자'에게 있다는 뜻일 겁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좋은 물건의 가치는 어디에서 결정될까?' 디자이너의 천재적 영감일까요, 아니면 장인의 섬세한 손길일까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호에서 다루는 토고를 보며 그 답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1973년 디자이너 미셸 뒤카루아가 처음 이 소파를 선보인 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 토고가 전 세계적 아이콘으로 다시금 우뚝 선 것은 단순히 디자이너의 명성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몇 년간 이 소파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누려온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죠. 참고로 토고는 지금까지 매거진 C가 소개한 가구 중 나이가 어린 '50대'입니다.(웃음)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사실 이 소파의 조형적인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르코르뷔지에나 장 프루베 같은 거장의 의자에 더 마음이 끌렸으니까요. 어쩌면 저 역시 대학교에서 교과서적으로 배운 아름다움과 조형의 엄격한 기준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토고는 어떤 계기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걸까요? 복고 패션처럼 유행이 돌고 도는 흐름을 탄 것일까요? 결정적 계기는 팬데믹 기간에 SNS를 통해 밈 meme처럼 재확산된 데 있습니다. 구글 검색량 추이만 보더라도, 팬데믹 이전에는 잠잠하던 관심이 홈 데코 붐이 일어난 202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물론 이 시기에 모든 가구가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토고의 진가는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의 일상 공간에 등장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여러 개의 토고를 소장하고 있는 뮤지션 레니 크래비츠 Lenny Kravitz, 건즈 앤 로지스의 드러머 맷 소럼 Matt Sorum 등 음악과 패션 관계자들의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대중은 토고의 힙한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면서 저는 누가 디자인했는지보다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디자이너는 제품에 '기능'과 '미학'을 담지만, 사용자는 그 위에 자신의 '맥락'과 '이야기'를 덧입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이라는 낯선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이 주름진 소파에 기대어 위로를 얻었고, 누군가는 인스타그램이라는 캔버스 위에 이 소파를 놓으며 자신의 취향을 증명했습니다. 이들이 보여준 것은 토고의 제원이나 스펙이 아니라, 토고와 함께하는 '삶의 태도'였습니다.
결국 토고가 SNS를 만나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단순히 낡은 디자인이 멋져 보여서가 아닙니다. 오늘날 사용자들이 그 오래된 물건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의미'를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물건은 사용자의 손때가 묻고 그들의 공간에 놓일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이번 호를 읽으며 여러분 곁에 있는 물건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보다 여러분이 그것을 어떻게 쓰고 있고, 어떤 추억을 담았는지가 훨씬 더 소중한 가치일 테니까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세상 모든 디자인을 완성하는 '최종 디자이너'인 것입니다.
김봉진 발행인
작가 소개
지은이 : 그란데클립
매거진 <C>는 그란데클립과 매거진 《B》가 매호 아이콘 체어를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체어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관련 산업과 대중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유명의자부터 거리의 의자까지 고루 다루며 디자이너, 브랜드, 제조사, 컬렉터, 그 의자에 앉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시대에 미친 영향 등을 조명합니다.매거진 <C>를 발행하는 그란데클립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창업자가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목차
Intro
Letter from C
Quotes
독창적인 형태와 유연한 감각으로 영감의 중심이 되는 토고
10 Togos, 10 Stories
전 세계 도시 곳곳, 토고가 자리하는 즐겁고, 재미있고, 창의적인 10가지 풍경
Iconic chair: togo
1973년 이후 꾸준히 생산되며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온 토고의 상징성
About Ligne Roset
'메이드 인 프랑스'를 생산 원칙으로 삼은 160여 년 역사의 가구 브랜드 리네로제
Ligne Roset Collective
심미성·기능성·감성적 경험을 토대로 한 리네로제와 현대 디자이너들의 협업 컬렉션
The Roset Spirit
미셸 로제 로제 그룹 회장이 회고하는 브랜드의 역사와 토고의 모든 것
The French Legacy
리네로제의 정체성과 유산을 이어가는 리네로제 공동 CEO, 앙투안 로제
Surface, Soft Core
특유의 주름진 퀼팅 표면과 여러 겹의 폼이 만든 탄력 있는 코어, 토고의 겉과 속
Digest
숫자로 읽는 리네로제의 역사와 토고의 상징성
Opinion - Juliette Pollet
토고를 기능과 혁신을 겸비한 대중적 아이콘으로 정의하는 쥘리에트 폴레 파리 장식미술박물관 큐레이터
Avant-Garde Forms
토고가 탄생하던 시기, 변화하는 시대 감각을 선명하게 담아낸 아방가르드한 소파 컬렉션
Opinion - Pascal Monfort
파스칼 몽포르 패션·트렌드 마케팅 컨설턴트가 정의하는 패셔너블한 가구로서의 토고
Style Glossary
토고가 상징하는 창의성, 규범으로부터의 이탈, 실험적 스타일을 반영한 패션계의 '토고' 아이템
New Wave
소재가 지닌 특성에서 출발해, 그로부터 형태와 질감을 이끌어내는 필립 말루인과 연진영
Chairpunk
연진영 작가가 재해석한 '토고의 층위'
Chair Index
Ou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