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 책은 피 튀기는 스릴러도 아니고, 눈물범벅인 투병 기록도 아닙니다.
그저 남들이 특별히 고민할 필요 없는 일들 때문에
반복해서 부딪히고 넘어졌던 한 사람의 기록입니다.
아홉 살부터 거의 삼십 년 동안 매일 삶을 연습한 이야기입니다.
_프롤로그 중에서
9살에 췌장이 멈춘 약사,
30년 만에 ‘환자’ 꼬리표를 떼고 ‘나’를 쓰다『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는 아홉 살에 1형 당뇨 진단을 받은 한 사람이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 박상욱은 부산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약사로, 평생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삶 속에서 겪은 좌절과 선택의 순간들을 자신의 경험으로 풀어냈다. 매일 아침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 손끝에 바늘을 찌르는 일상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질병의 고통을 강조하는 투병기가 아니라,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 기록이다.
이 책은 출간 전 온라인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에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이후 오랜 시간 보완을 거쳐 책으로 완성되었다. 질병 서사이면서도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근 독자들이 공감해온 ‘삶의 기록형 에세이’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자층 확장 가능성을 갖는다.
4만 번의 바늘 자국으로 일궈낸
지독하지만 평범한 하루매일 아침, 한 남자의 방에서는 ‘딸깍, 탕!’ 하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린다. 알람 소리보다 먼저 들려오는 이 소리는 채혈기 바늘이 손가락 끝을 뚫는 생존의 신호음이다. 1991년생 박상욱은 우리나라 당뇨 인구 중 단 1%에 불과한 ‘1형 당뇨인’이다. 아홉 살 무더운 여름날, “소아 당뇨입니다”라는 의사의 선고와 함께 그의 췌장은 인슐린 생산을 완전히 멈췄다. 남들이 구슬치기를 하던 나이에 스스로 주사 놓는 법을 배웠고 , 지난 30년간 4만 5천 번의 인슐린 주사와 9만 번의 채혈을 견뎌왔다. 이 책 『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는 눈물범벅인 투병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남들에게는 지루할 만큼 당연한 ‘평범함’을 사수하기 위해, 매일 아침 자신의 피를 제물로 바쳐 생존을 증명해온 한 사람의 치열한 일상 기록이다.
화장실이라는 ‘19호실’에서
약사 가운을 입기까지저자는 부산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부산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을 ‘E10(1형 당뇨병 상병 코드)’이라는 주홍글씨 뒤에 숨겨왔다. 학교나 직장에서 인슐린을 주사하기 위해 은밀하게 찾아들었던 화장실은 그에게 도리스 레싱 소설 속 주인공의 공간인 ‘19호실’과 같았다. 그곳에서 그는 피를 보며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고, 타인의 아픔을 가장 깊이 공감하는 약사가 되었다. 약사 가운을 입었을 때는 환자의 회복을 돕고, 가운을 벗었을 때는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이중적 분투는 독자들에게 ‘건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인슐린 주사가 약이 아니라 시력이 나쁜 사람의 ‘안경’과 같은 보조 장치일 뿐이며, 자신은 환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 존재할 뿐이라고 말한다.
저혈당 쇼크의 공포를 딛고
마라톤과 보디 프로필에 도전하다이 에세이의 백미는 저자가 스스로 설정한 한계를 부수고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저자는 자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는 저혈당의 공포를 일상처럼 안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0km 마라톤에 참여해 결승선을 통과하고 , 6개월간의 혹독한 훈련 끝에 깡마른 몸을 근육으로 채워 보디 프로필 촬영에 성공한다. “나 같은 사람을 안 만났다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는 아내에게 미안해” 눈물짓던 소심한 남자는, 이제 식당에서도 당당하게 배에 주사를 놓으며 “나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포한다. 이러한 도전은 단순한 신체적 성취를 넘어, 주어진 환경에 매몰되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한 인간의 숭고한 정신 승리를 보여준다.
태어난 이유는 없지만,
살아갈 이유는 만들 수 있다박상욱 약사의 이야기는 질병 서사를 넘어, 오늘을 버티는 모든 현대인을 향한 응원가로 확장된다. 무기력과 불안이 만연한 시대에 그는 ‘루틴’이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는지 몸소 증명한다.
브로콜리를 데치는 30분의 정성이 나라를 구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삶은 구할 수 있다는 그의 고백은, 사소한 일상의 실천이 가진 위대함을 일깨운다. 이 책은 “인생이라는 게 애초에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나를 사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긍정의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우리에게 “당신은 지금 당신의 문장을 어디까지 써 내려가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이 책은 완벽하지 않은 몸과 마음을 가진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이라는 문장을 끝까지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붙잡아주는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불행 앞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답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평범함, 버티는 시간, 삶의 태도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성공이 아니라 ‘평범하게 사는 삶’을 꿈꾸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1형 당뇨라는 질병은 일상을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삶을 요구한다.
매일 반복되는 혈당 관리와 인슐린 주사,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합병증의 불안 속에서 저자는 삶을 견디는 방법을 배워간다. 이 책은 그러한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세상이 말하는 일반적인 정보나 통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개인의 선택과 실천이라는 점, 불안을 피하기보다 마주하는 태도가 삶을 바꾼다는 점, 그리고 매일의 작은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식이 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이 에세이는 특별한 성공담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태도와 시간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오늘을 버티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삶은 결국 태도의 문제다”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는 가치는 삶의 조건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질병을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만 다루지 않는다. 대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를 전한다.
반복되는 관리와 불안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 경험이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태도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특별한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견뎌야 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기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태어난 이유는 없지만 살아갈 이유는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삶을 버티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시한다.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건네는 삶의 태도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사람으로 진화하고 싶었다.
나를 설명하는 소재는 다양하지만, 그 중심에는 1형 당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슐린 분비가 멈춰버린 이후에 겪었던, 길고 긴 과정이 내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나는 스스로를 1형 당뇨병 환자라고만 인식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나를 1형 당뇨인이라고 정의한다. 당뇨병이 아니라 당뇨로, 환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한 부분에 국한해서는 병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대로 살펴보면 내가 병들기만 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