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단조롭고 조용한, 그리고 청결하고 단정한 케이티의 일상이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아빠와 단둘이 살던 케이티에게 아빠의 여자 친구 메리 아줌마와 그 아들 션이 등장한 것. 아빠와의 평온한 일상을 가장 사랑하던 케이티에게 계속 머물러 온 손님은 훼방꾼일 뿐이다.
더욱 슬픈 것은 아빠가 메리 아줌마와의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요일에 맞추어 싸던 샌드위치 도시락, 아침으로 먹는 계란 반숙, 저녁마다 함께 보는 텔레비전, 한가한 바닷가 산책, 함께 바라본 텅빈 열차역의 풍경을 아빠는 다 잊어버린 것 같다. 케이티는 혼란스럽다.
그런 혼란스러운 케이티의 마음이 초현실적인 느낌의 그림으로 표현된다. <터널>이나 <달라질거야>와 비슷한 느낌의 그림으로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환상적인 그림은 다소 우울하고 어두운 글과는 다르게 유머러스한 장치들이 가득하다. 숨은그림찾기로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책답게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의외의 사물들이 그림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가족을 항상 고민하는 앤서니 브라운답게 결말을 찾아가는 여정은 조심스럽고 사려깊다. 어설픈 화해대신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에 초점을 맞춘다. 가족의 의미가 달라지는 지금,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도 고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