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세기 전반기, 일제 시대의 동화 작가이자 소설가였던 현덕(1909~?)이 1939년에 발표한 동화. 주인공 노마는 현덕 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이로, 노마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40여 편에 이른다. 그 작품들 모두 당시 어린이들의 모습과 놀이를 잘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작가 조미애가 여기에 섬세하면서도 야무진 그림을 붙여 그림책 <조그만 발명가>를 빚어냈다. 여기서 보여 주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진짜 놀이’ 이야기이다. 노마는 자신이 본 기차의 기관차, 객차, 화물차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모르는 것은 묻고 또 찾아보아 설계도를 그린다.
다음으로 가위로 오리고, 연통을 세우고 바퀴도 달고 서로를 붙여 간다. 생각하고, 그리고, 오리고, 붙이는 이 모든 과정이 노마에게는 그저 즐거운 놀이다. 다 만들어져 나오는 공산품 장난감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이같은 진짜 놀이를 즐기는 노마의 이야기는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내용 소개 - 그림책 속 가득 담긴 놀이의 기쁨
노마는 오늘 심심하게 되었나 봅니다. 여느 때 같으면 친구들과 바깥에서 구슬치기며 고양이 흉내내기 따위를 하고 있을텐데 오늘은 방구석에 앉아 상자갑만 곰지락곰지락 조물대고 있으니까요. 친구들이 없어 퍽 심심한가 생각되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노마는 혼자서도 곧잘 놀거든요. 놀 게 없어도 만들어서 노는 아이거든요.
노마네는 형편이 여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노마는 기지와 재치를 발휘합니다. 장난감 없이도 각종 놀이를 주도해 나가며, 궁리 끝에 손수 장난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 속에서는 상자갑으로 멋진 기차를 만들지요.
우선 상자갑에다 설계도를 그립니다. 기차에는 기관차, 객차, 화물차가 있지요. 그런데 바퀴는 각각 몇 개이고 창의 수효는 또 얼마나 될까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어머니께 물어서, 어머니도 모르시는 것이면 그림책을 뒤져 보아 알아냅니다. 참고서를 찾아본 덕에 기관차 맨 앞에 길을 비추는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마는 그것들을 상자갑 위에다 그리고 가위로 오립니다. 일일이 풀칠을 하여 연통을 세우고, 바퀴도 달아 놓습니다. 그러니 멋진 기관차가 되고 객차가 되고 화물차가 되었네요. 정거장에 있는 진짜 기차나 다를 것 없는 종이 기차를 만들어 냈습니다.
노마의 종이 기차는 정말 멋집니다. 스스로 설계도까지 그리며, 모르는 것들은 묻고 또 책을 보며 탐구하여 만든 어엿한 노마의 ‘작품’이니까요.
노마는 놀 친구가 없어도,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어도 엄마에게 떼쓰지도, 시간을 그저 무료하게 보내지도 않습니다. 놀 거리를 찾아내고 정말 발명가처럼 설계도까지 그려 가며 멋진 기차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 ‘조그만 발명가’라 할 만하지요!
‘노마가 이대로 십 년이고 이십 년이고 이 길에 노력하면 필시 정말 기차나 그보다 더 훌륭한 기차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부드러운 교훈을 담은 마무리, ‘지금도 노마는 조그만 발명가입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의 은근한 치켜세움은 작가의 어린이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놀이 세계에 대한 존중감을 잘 담고 있습니다. 또한 놀이의 기쁨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지요.
캐릭터 - 조미애의 그림으로 다시 만나는 노마
귀 뒤로 연필을 꽂고 턱을 괴고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고민하는 조그만 발명가, 노마.
표지를 넘겨 첫 장을 열면 입을 삐죽 내밀곤 만들어질 기차의 모양을 생각하는 노마가 보입니다. 골몰하는 표정, 궁리하는 얼굴이 강조된 귀여운 인상이 참으로 ‘아이’답습니다.
세밀하고 성실한 조미애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개성 있는 장면 구성을 보여 주며 그 안에 들어가 옆에 살포시 앉고 싶을 만치 따스한 공기를 품고 있습니다. 동화를 쓴 현덕의 글과 썩 빼닮은 느낌입니다. 이렇게 따스한 글과 그림으로 형상을 얻은 노마는 그 아늑한 공간으로 독자들을 부릅니다. 어머니가 옆에서 바느질하는 따뜻한 온돌방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