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꼬마 아이를 먹을래>의 꼬마 악어 아쉴은 어느 날, 매일 먹던 바나나를 안 먹겠다고 선언한다. 그 대신 '꼬마'를 먹겠다는 아쉴. 느닷없는 아들의 행동에 깜짝 놀란 엄마 악어는 "바나나가 이렇게 달고 싱싱한데?"하고 설득을 하는가 하면 "바나나 나무에서 바나나가 나지 꼬마가 나니?" 하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조그만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부모들은 알지 못한다. 아무리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을 벌이더라도 아이들은 그러면서 자라는 것이고, 그러고 나면 무엇이든 배우기 마련이다. <꼬마 아이를 먹을래>는 변덕스럽고 짐작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기호를 유머러스하게 반영하는 한편, 조그만 아이가 거대한 세상에 맞서 자신을 키워 나가는 모험을 다룬 그림책이기도 하다.
엄마 아빠로서는 아이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고, 아이로서는 아쉴이 가졌을 법한 포부와 자신감, 좌절, 재기 등을 간접 체험하는 경험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밥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교훈도 덤으로 얻게 될지 모른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어 있을까?
엄마들은 궁금하다. 아이들이 어떤 ‘짓거리’를 하고 있을 때 왜 그러는지,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좀 커서 대화가 가능해지면 얼토당토않을망정 이유라도 이야기해 주겠지만 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서는 설명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뭐라고 짐작을 하기도 어렵다.
날씨가 꽁꽁 얼도록 추운데도 내복을 홀라당 벗어버리고, 멀쩡한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버린다. 분명히 배가 고픈 것 같아서 밥을 먹으라면 입을 꾹 다문 채 석고상이라도 될 태세다. 왜, 왜, 왜? 글쎄, 아이들이라고 그 이유를 알까?
『꼬마 아이를 먹을래』에서 꼬마 악어 아쉴은 어느 날, 매일 먹던 바나나를 안 먹겠다고 선언한다. 그 대신 ‘꼬마’를 먹겠다는 아쉴. 느닷없는 아들의 행동에 깜짝 놀란 엄마 악어는 “바나나가 이렇게 달고 싱싱한데?” 하고 설득을 하는가 하면 “바나나 나무에서 바나나가 나지 꼬마가 나니?” 하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보다 못한 아빠 악어는 트럭만큼 커다란 소시지를 구해 오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와우!” 소리가 절로 나오는 굉장히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어 대령하기도 한다. 어때? 이쯤되면 넘어올 만하지? 하지만 아쉴은 화가 나고 한숨이 나올 뿐, 아무래도 꼬마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엄마 아빠가 얼싸안고 펑펑 울어 댄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일.
어쩌면 아쉴은 어느 날 갑자기 바나나에 질렸을지도 모르고, 거짓말처럼 뚝 입맛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별안간 식성이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타당한 이유를 대자면, 엄마 악어가 매일매일 아쉴한테 “우리 아들, 정말 크고 잘생겼네. 이빨도 시원스럽고!”라고 거듭거듭 칭찬한 결과, 고 조그만 머릿속에 ‘나는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악어다’라는 과대망상이 자리를 잡았는지도. 그래서 아쉴은 수영하러 강가에 나갔다가 꼬마 아이를 만나자 옳다쿠나, 하고 살살 다가간다.
“이빨을 최대한 무섭게 하고 단번에 확” 덮친다면 그까짓 꼬마쯤이야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리지 않겠어?
하지만 애처롭게도 아쉴은 “무슨 악어가 이렇게 조그맣지? 밥을 안 먹는 악어인가 보네!”라는 자존심 상하는 말을 듣는 데다, 그것도 모자라 꼬마가 간지럼을 태우고 강물에 던져 버리는 굴욕을 당하고 만다. “에이, 망했다!”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아무래도 아쉴은 바나나를 베어무는 것만으로는 그 위용을 자랑할 수 없는, “크고 잘생긴 이빨”을 시험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결과는? 망했다. 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 아빠한테로 달려간 아쉴. “엄마! 아빠! 바나나 먹을래! 많이 먹고, 어서어서 커야겠어!” 이유는? “꼬마를 먹어야 되니까!”
엄마 아빠가 뻔히 알고 편하고 좋은 길을 가리켜 주어도 아이는 비틀비틀 기우뚱거리며 제가 가고 싶은 길로만 간다.
엄마 아빠로서야 속터질 노릇이지만 어쩌랴, 그렇게 비틀거리고 넘어져 봐야만 어떤 길이 좋은 길인지 알 수 있는 것을. 추워도 내복을 벗어 버리는 것은 보자기를 둘렀을망정 치마 입은 맵시를 뽐내고 싶기 때문이고, 되는 대로 움켜쥐고 머리카락을 잘라 대는 것은 장래 헤어디자이너를 꿈꾸기 때문이다. 뭐, 어쩌면 가위를 들었는데 주위에 자를 만한 다른 것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지도.
누가 알겠나, 고 조그만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아무리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을 벌이더라도 아이들은 그러면서 자라는 것이고, 그러고 나면 무엇이든 배우기 마련이다. [꼬마 아이를 먹을래]는 변덕스럽고 짐작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기호를 유머러스하게 반영하는 한편, 조그만 아이가 거대한 세상에 맞서 자신을 키워 나가는 모험을 다룬 그림책이기도 하다.
엄마 아빠로서는 아이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고, 아이로서는 아쉴이 가졌을 법한 포부와 자신감, 좌절, 재기 등을 간접 체험하는 경험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밥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교훈도 덤으로 얻게 될지 모른다. 귀엽고 유머러스한 그림 속에는 해가 떠서 달이 뜨기까지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 밝은 독자들이라면 아쉴과 꼬박 하루를 함께 했다고 뿌듯해할 것이다.
매일매일 엄마 악어가 아침 먹으라고 아쉴한테 싱싱한 바나나를 가져다 줘요.
매일매일 이렇게 칭찬을 하면서요.
"우리 아들, 정말 크고 잘 생겼네. 이빨도 시원스럽고!"
그럼 아쉴은 속으로 말해요.
"당연하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