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캄캄한 밤이나 어두운 지하실, 온갖 괴물들 때문에 살기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친절히 일러 준다. 요컨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괴물에는 괴물인 것이다.
팡텡과 토끼는 엄청난 '얼큰이' 괴물 가면을 쓰고 커다란 망토를 두른 다음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면 상황종료다. "그루우아아우우우!" 겁먹은 맹수들은 나무 뒤로 숨고 팡텡과 토끼는 쉴새없이 그루우아아우우우를 외치면서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늑대, 호랑이, 악어는 겁에 질린 나머지 그만 팡텡의 집으로 쫓아와 "문 좀 열어 주세요! 숲 속에 괴물이 나타났어요!"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팡텡과 토끼가 다시 가면과 망토로 무장한 다음 문간에 나타나자 일을 깨끗이 해결된다.
출판사 리뷰
아주 어리고 겁 많은 팡텡, 아주 깜깜한 밤에……
신이 밤과 낮을 만든 이유는 뭘까? 낮에 열심히 일하고 밤에 편히 쉬라는 뜻? 혹은 아이들로 하여금 낮에 신나게 뛰놀고 밤에는 곯아떨어져서 부모님께 한숨 돌릴 시간을 벌어 주려는 뜻? 어쨌든 하루가 낮과 밤으로 나뉜다는 것만은, 24시간 내내 불밝히고 있는 대도시에서라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캄캄한 밤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점은 모든 인류에게 공통도니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어린아이들에게 있어 밤은 참으로 뜨거운 감자다. 엄마 말대로 얌전히 잠자리에 들자니 너무나 아쉽고, 그렇다고 낮처럼 뛰어놀자니 엄마 아빠 잔소리는 차지하더라고 이건 너무 으스스하지 않은가. 세상은 캄캄하니 어둡고 조용하고, 집안 구석구석 어딘가에서 무언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도깨비, 귀신, 유령, 흡혈귀, 늑대인간, 좀비 등 온갖 괴물이 활동을 개시하는 때도 밤이고 보면 아무래도 자는 게 낫다 싶다.
그런데 <깜깜한 밤>의 팡텡은 웬일인지 한밤중에 길을 걷고 있다. 그것도 나무와 덤불이 별의별 무서운 것들을 숨겨두고 있을 것만 같은 숲 속 길을! 상황이 이렇다면 천하의 용감무쌍한 사냥꾼이라 해도 오금이 저릴 텐데, 게다가 팡텡은 아주 어리고 겁이 많다. 팡텡은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려 주변을 살피며 걷고 또 걷는다. 어쨌든 걷지 않고서는 숲 속을 빠져나갈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우우우우우! 하는 소리가 들린다. 팡텡이 얼른 나무구멍 속으로 숨자 이내 늑대가 나타난다. 하필이면 모닥불을 펴놓고 불을 쬐는 늑대. 어리고 겁 많은 팡텡으로서는 나무구멍 속에서 벌벌 떠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다. 그때 다시 그르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늑대는 도망가고 호랑이가 나타난다. 늑대도 도망가는 판에 조그만 팡텡이 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들리는 소리, 루우우아아아! 이번에는 무시무시한 악어다. 과연 팡텡은 나무구멍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괴물에는 괴물!
팡텡은 아주 어리고 겁도 많으니까, 늑대를 쫓아버린 호랑이를 쫓아버린 악어를 쫓아버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턱이 없다. 팡텡이 당당하게 제 발로 나무구멍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없을 듯하다. 혹 나무구멍에 뒷문이라도 있는 모를까. 어, 그런데 놀랍게도 나무구멍에 문손잡이가 있는 게 아닌가! 팡텡이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작고 예쁜 부엌이 있고 그곳에서 역시 작고 예쁜 토끼를 만난다. “어, 토끼잖아!” 팡텡이 소리치자 “어, 꼬마잖아!” 토끼도 소리친다. 늑대, 호랑이, 악어 같은 엄청난 동물들에게 겁먹은 팡텡에게 토끼는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다. 모르긴 몰라도 팡텡이 반갑기는 토끼도 마찬가지인 모양. 토끼는 팡텡이 집에 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자청한다. 그런데 어떻게? 토끼도 작고 힘없기는 팡텡과 한가지인데.
하지만 그 전에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팡텡만큼 작고 여린 토끼는 어떻게 그 으스스하고 더 무시무시한 숲 속에서 목숨 부지하고 살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무시무시한 괴물보더 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는 것. 요컨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괴물에는 괴물이란 말씀! 팡텡과 토끼는 엄청난 ‘얼큰이’ 괴물 가면을 쓰고 커다란 망토를 두른 다음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면 상황종료다. “그루우아아우우우!” 겁먹은 맹수들은 나무 뒤로 숨고 팡텡과 토끼는 쉴새없이 그루우아아우우우를 외치면서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휴, 드디어 끝이다.
그런데 늑대, 호랑이, 악어는 겁에 질린 나머지 그만 팡텡의 집으로 쫓아와 “문 좀 열어 주세요! 숲 속에 괴물이 나타났어요!”라고 소리친다. 아니, 그건 사냥꾼에게 쫓긴 토끼들이나 읊어야 할 대사가 아니던가! 팡텡과 토끼가 다시 가면과 망토로 무장한 다음 문간에 나타나자 일을 깨끗이 해결된다. 피난처를 구하려던 곳에서 뜻밖에 괴물을 맞닥뜨린 늑대, 호랑이, 악어는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쳐서는 영영 숲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화를 되찾은 팡텡과 토끼는 달콤한 코코아를 마시기 전 외친다. “괴물을 위하여!”
<캄캄한 밤>은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다. 그러니 어린이 동무들이여, 도깨비가 무섭거든 도깨비가 되고, 귀신이 무섭거든 귀신이 되라. 단, 착한 도깨비, 착한 귀신이 되기를(괴물을 물리친 때만 가면과 망토를 착용하는 토끼를 보라.) 착상의 기발함과 상상력의 막힘 없는 확장이 속을 후련하게 해주고 다 읽고 난 뒤에는 더없는 안정감을 주는 호탕하고도 달콤한 그림책이다. 캄캄한 밤이나 어두운 지하실, 온갖 괴물들 때문에 살기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팡텡은 문을 열고 들어갔어.
"계단이네? 여기가 어디지?"
계단을 내려가니 부엌이 나왔어.
팡텡은 앉아서 식탁에 있는 코코아를 마셨어.
참 맛있었어. 그런데 팡텡은 갑자기 깜짝 놀랐어.
바로 앞에서 문이 열리는 거야……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도르테 드 몽프레
1973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유치원 시절, 도로테는 하루를 이렇게 시작했었다. 문장을 하나 생각한다. 바둑판무늬가 그려진 종이에다 그 문장을 정성껏 적는다. 그런 다음 색연필로 그 문장에 맞는 그림을 그린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작가의 성격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열한 살에는 직접 손으로 쓰고 그려서『수다 새』라는 월간지를 만들었다. 친구들마다 초상화를 그려 주었으며 수첩에는 항상 웃기는 이야기를 가득 써 가지고 다니면서 책으로 펴낼 생각을 했었다. 오늘날 그녀의 작가 이력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