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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동녘 | 부모님 | 200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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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완역본으로 재출간됐다. 100여 곳이 넘는 기존 책의 오역을 바로잡았고, 공모를 통해 선정한 삽화가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꼬마 악동 제제의 악의없는 장난기와 순수한 영혼, 아이를 상처입히는 가혹한 세상 이야기는, 여전히 독자들의 감정선과 눈물샘을 자극한다.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얼개를 유지하면서, 한 아이가 환상과 꿈의 세계라는 껍질을 깨고 고통 가득한 현실로 부화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제제는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던 친구 뽀르뚜가 아저씨의 죽음을 통해, 지독한 통과의례를 경험한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라임오렌지나무가 처음 꽃을 피우던 날, 제제는 자신의 유년시절에 이별을 고한다.

  출판사 리뷰

포르투갈어로 번역한 유일한 정본,
초등학생을 위한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출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릴 만큼 성장 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1978년 ‘도서출판 동녘’의 전신인 ‘광민사’에서 첫 선을 보인 후 50여 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중복 출판되어 400만 부(추정) 이상이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2003년 ‘MBC !느낌표’에 선정되었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 땅에 처음으로 책을 소개한 도서출판 동녘은 저작권자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100여 곳이 넘는 기존 책의 오역을 바로잡아 2002년 새로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펴냈다.

사랑스런 꼬마 악동 제제의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장수 비결

시인 기형도는 기자 시절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이상한 책’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책의 ‘마력’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평했다. 브라질 최고의 작가 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의 성장 소설로, 1980년대뿐 아니라 2000년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상한 책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마력은 무엇일까?

첫째, 고단한 우리 삶의 풍경과 너무나 비슷하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결코 아름답기만 한 동화가 아니다. 아빠는 일자리를 잃었고, 여섯 살 나이부터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엄마는 여전히 파김치가 되도록 공장에서 일을 한다. 누나들도 온종일 공장이나 집에서 일을 해야 하고 감수성 풍부한 제제는 사랑과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매를 맞는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된 이후 27년 동안 독자들은 브라질의 한 가난한 집안 풍경을 보면서 고단한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며 함께 슬퍼했다.
둘째, 성장 소설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보통 성장 소설은 어린 주인공이 세상과 충돌하면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함께 성장해 간다. 책을 읽는 독자가 바로 주인공이고, 주인공이었고, 주인공일 것이기 때문에 그 무수한 성장 소설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이다. 독자들은 꼬마 악동 제제와 함께 세상과 부딪치고 화해하면서 나를 발견해 나간다.
셋째, 가난과 무관심 속에서도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제제가 눈물과 웃음을 선사한다. 가짜 뱀 사건으로 매를 맞고도 다시 장난칠 생각을 하는 못 말리는 장난기, 혼자서 글을 뗀 영민함, 흑인이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는 도로띨리아와 빵을 나눠 먹는 황금 같은 마음씨, 동물이나 나무 등 세상의 사물과 대화하는 상상력과 감수성……. 장난꾸러기 제제의 마음속에는 우리에게 사라져가는 천사가 살고 있고, 그를 만난 사람은 모두 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
넷째, 바스콘셀로스는 이 작품을 단 12일 만에 썼다고 한다. 하지만 놀라지는 마라. 구상 기간이 20여 년이다. 철저하게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써온 저자의 작품 경향대로 이 책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고, 옆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사실적인 대화체를 통해 장면 장면을 정확하게 상상할 수 있다.

나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서 어린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사물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음속의 작은 새가 말을 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한 일이었다.
“정말 네가 말을 하는 거니?”
“내가 하는 말을 지금 듣고 있잖아?”
나무는 그렇게 말하고 나지막이 웃었다. 난 하마터면 비명을 지르며 뒤뜰을 뛰쳐나갈 뻔했지만, 호기심이 나를 묶어 놓았다.
“어디로 말하는 거니?”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 잎으로도 얘기하고 가지랑 뿌리로도 얘기해. 들어 볼래? 그럼 귀를 내 몸에 대어 봐.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거야.”
난 조금 망설였으나 나무의 크기를 생각하니 두려움이 사라졌다. 귀를 대자 ‘틱틱’ 하는 소리가 아련히 들렸다.
“들었어?”
“딱 하나만 말해 줄래? 다른 사람도 네가 얘기한다는 걸 알아?”
“아니, 오직 너만.”
“정말?”
“맹세할 수 있어. 어떤 요정이 말해 주었어. 너처럼 작은 꼬마와 친구가 되면 말도 하게 되고 아주 행복해질 거라고 말이야.”

“아빠가 가난뱅이라서 진짜 싫어.”
운동화를 떠난 눈길은 그 옆에 놓인 슬리퍼로 옮겨 갔다. 아빠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빠의 눈은 슬픔으로 굉장히 커져 있었다. 눈이 커지고 커져서 방구 극장의 스크린만 해 보였다. 마음의 쓰라림이 너무나 커서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그런 눈이었다. 아빠는 잠시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말없이 지나쳐 갔다.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붙어 있었다. 아빠는 서랍장 위에 놓인 모자를 집고는 다시 나가 버렸다. 그제야 또또까 형이 내 팔을 때렸다.
“넌 정말 나쁜 놈이야, 제제. 뱀 같은 녀석. 그러니까…….”
형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지 입을 다물었다.
“아빠가 거기 계신 줄 몰랐어.”
“나쁜 자식. 감정도 없는 놈. 너도 아빠가 오래 전부터 실직자라는 걸 알잖아. 내가 어제 음식을 삼킬 수 없었던 것도 아빠 때문이야. 너도 이다음에 자식이 생기면 이럴 때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게 될 거야.”
나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난 아빠를 못 봤어, 형. 정말 못 봤어.”
“내 앞에서 꺼져. 넌 역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야. 꺼져 버려!”

“네, 선생님. 도로띨리아는 저보다 더 가난해요. 다른 여자애들은 그 애가 깜둥이인 데다가 가난뱅이라서 같이 놀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 앤 매일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앉아 있어요. 전 선생님께서 주신 돈으로 산 생크림 빵을 그 애하고 나눠 먹었어요.”
선생님은 이번엔 아주 오랫동안 코에 손수건을 대고 있었다.
(중략)
“넌 정말 고운 마음씨를 가졌으니까 나하고 약속 하나 하자, 제제.”
“약속할게요. 하지만 선생님을 속이고 싶진 않아요. 전 마음씨가 곱지 않아요. 선생님께서는 집에서 제가 어떤지 모르셔서 그러세요.”
“상관없어. 내겐 네가 아주 고운 애란다. 앞으론 네가 꽃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얻어 오는 거라면 모르지만 말이다. 약속하겠니?”
“약속해요, 선생님. 하지만 병은요? 늘 비어 있어야 하나요?”
“이 병은 결코 비어 있지 않을 거야. 난 이 병을 볼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거야. 내게 이 꽃을 갖다 준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나의 학생이라고. 그럼 됐지?”
이제 선생님은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내 손을 놓으며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가 봐라, 황금 같은 마음씨를 가진 아이야.”

  작가 소개

저자 : J.M. 바스콘셀로스
1920년 리우데자네이로의 방구시에서 포르투갈계 아버지와 인디언계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권투선수, 바나나 농장 인부, 야간 업소 웨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작가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라모스와 링스 도 레고의 작품에 심취하여 문학에 뜻을 두고 초현실주의적인 수법으로 작품을 썼다. 1942년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었으며, 1962년 펴낸 <호징냐, 나의 쪽배>로 입지를 다졌다. 작가로서의 큰 성공을 가져다 준 작품인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1968년 간행 당시 유례없는 판매기록을 세웠고 영화화되기도 하였으며 브라질 국민학교 강독시간의 교재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1978년 발간됐지만 처음엔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독자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면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고 지금까지 300만부 이상 팔렸다. 바스콘셀로스의 인생에서 슬픔이란 우리가 이성을 갖게 되고, 인생의 양면성을 발견함으로써 동심의 세계를 떠나는 그 순간에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인생의 아름다움은 화려함이 아니라 강물에 떠 다니는 낙엽과 같이 조촐한 것이며 사랑이 없는 인생이란 얼마나 비극적인 것인가를 역설하고 있다. 사랑의 결핍이란 결국 어른들의 상상력의 결핍과 감정의 메마름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어린 소년 '제제'를 통해 현실 생활에 의해 황폐해져 가는 인간의 메마른 감정 세계를 동심으로써 구제하기를 호소하고 있다.<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출간하고 나서 6년 만인 1974년에 <햇빛사냥>을 선보였다. <햇빛사냥>은 십대에 접어든 제제가 라임오렌지나무 대신 아담을, 뽀르뚜가 대신 모리스를 가슴 속에 키우면서 밝음과 용기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제제는 여전히 풍부한 감수성과 주체할 수 없는 장난기를 지닌 소년으로 그려진다.주요 작품으로 <성난 바나나>, <백자 흙>, <앵무새>, <얼간이> 등이 있다.

  목차

1 때로는 크리스마스에도 악마 같은 아이가 태어난다
1. 철드는 아이
2. 어떤 라임오렌지나무
3. 가난에 찌든 손가락
4. 작은 새, 학교 그리고 꽃
5. 네가 감옥에서 죽는 것을 보겠어

2 아기 예수는 슬픔 속에서 태어났다
1. 박쥐
2. 정복
3. 이런저런 이야기
4. 잊을 수 없는 두 차례의 매
5. 엉뚱하고도 기분 좋은 부탁
6. 사랑의 조각들
7. 망가라치바
8. 늙어가는 나무들
9. 마지막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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