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상을 꾸려가면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톺아보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너도나도 노고와 성실을 동력으로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쉼 없이 내달리며 매일을 차곡차곡 보태어가지만, 뒤돌아보면 빈손. 어쩐지 가슴 언저리엔 부서질 듯 황량한 헛헛함만 가득할 뿐이다.
웅숭깊은 성정을 그대로 닮은 스님의 문체는 정신없이 차갑게 부유하던 우리네 삶을 뜨끈한 아랫목으로 말없이 이끄는 힘이 있다. 울다 지친 모습으로 스러지듯 다가앉았어도 향긋한 차 한 잔 마주하고 스님께서 안내하시는 곳으로 따르다 보면, 이내 텅 빈 충만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시말始末을 알 수 없는 여정 끝에서 허망한 눈물짓지 않기를 바라건만 오늘도 우리는 묻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
쉬어야 한다. 동분서주하는 발걸음을 쉬고 중구난방의 생각을 쉬고 헐떡이는 호흡을 쉬어 그 자리에 서면, 어둠에 가려졌던 참 존재를 만나고 남은 생을 채워갈 빛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나를 만나고 너를 만나면, 따로인 듯 하나인 우리가 보인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 저마다 꾼 꿈으로 빚어낸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를 보듬어 안고 위로하는 시간을 갖자. 온전히 나를 비워 너에게로 가는 길에서 나의 눈물은 마르고 너의 미소가 나에게로 와 앉을 것이다.
일상을 꾸려가면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톺아보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너도나도 노고와 성실을 동력으로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쉼 없이 내달리며 매일을 차곡차곡 보태어가지만, 뒤돌아보면 빈손. 어쩐지 가슴 언저리엔 부서질 듯 황량한 헛헛함만 가득할 뿐이다.
웅숭깊은 성정을 그대로 닮은 스님의 문체는 정신없이 차갑게 부유하던 우리네 삶을 뜨끈한 아랫목으로 말없이 이끄는 힘이 있다. 울다 지친 모습으로 스러지듯 다가앉았어도 향긋한 차 한 잔 마주하고 스님께서 안내하시는 곳으로 따르다 보면, 이내 텅 빈 충만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많은 순간 누구에게나, 자신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짐이요, 형벌 같은 것이다. 지나온 아득한 자취도 가뭇하지만 또 걸어가야 할 막막하고 까마득한 앞길을 보면 어찌 어느 순간 그만 다 내려놓고 쉬고 싶지 않겠는가?
(중략)
돌이켜보니, 세월이란 그 흐름에 휘말린 사람이 결코 멈추게 할 수 없기에 그 일방적 흐름이나 속도가 너무 정신없다고 느껴지면 가끔, 아니 자주, 자기 스스로 내면에서 멈춰서는, 다 접고 포기하는 휴식이 필요했었다. 매일 밤 어둠과 함께 취하던 망각보다 훨씬 더 큰 뭉텅이의 겨울잠 같은 것이 필요했었던 것이다.
우리 젊은 발걸음엔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포행包行이나 방랑할 줄을 몰랐었다고 할까? 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했었고, 미처 쉴 줄을 몰랐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외로움의 의미도, 함께하는 기쁨도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미로를 헤매듯 누구나 다 뿔뿔이 제 길을 터덜댈 뿐이지만, 삶은 사실은 나를 비워 너에게로 가는 길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덕현 스님
덕현스님은 1989년 법정스님을 은사로 송광사로 출가, 현재는 봉화와 음성에서 불교 수행공동체 ≪법화림≫을 꾸려가고 있다. 『법구경』과 『금강경』을 한글로 옮겼으며, 『진리의 화원』 , 『행복해라, 나 이 생에도 그대를 만났네』 , 『잔년殘年』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목차
잔년
페와의 추억
가이드 김봉욱
달이 일천강에 비치리
게임
떡 한 번 잘못 구웠다가
패자 혹은 진정한 패자의 노래, 아리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제망제가
씨앗과 열매
하린이 소린이
보현이 보원이
모지 사바하 - 바람과 성취, 수행과 깨달음 사이
아침 차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