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 이게 무슨 뜻일까? 그러나 책을 읽고 나면 이 사과가 백 개 뿐 아니라 이백 개도 되고 이천 개도 되고 이만 개도 될 수 있는 사과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사과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물 또한 바라보는 데에 따라서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소 철학적이고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이런 주제를 지은이는 어떻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을까?
책을 열면 소박한 동네 풍경이 펼쳐진다. 연립주택이 있고, 그 옆에는 과일 가게가 있고, 그 옆에는 또 다른 가게가 하나 있다. 뛰어가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나무도 서 있다. 이런 흑백의 풍경에서 사과 하나만이 빨갛게 제 색을 발하고 있다.
다음 장. 앞 장에서 허겁지겁 뛰어가던 사람이 클로즈업 된다. 아저씨는 뛰어가며 사과를 흘낏 보는 순간, 소풍갈 때마다 싸 가지고 다녔던 사과를 생각한다. 사과는 바삐 뛰어가는 아저씨를 보면서 회사원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뒷장에 등장한 농부 아저씨들은 길을 멈추고 기름진 밭에서 자란 사과가 분명하다고 감탄하는가 하면, 화가 아저씨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사과의 빛깔에 관심을 가진다.
이런 식으로 사과를 바라보며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왼쪽에, 그 사람들을 보며 직업을 맞춰보는 사과의 모습이 오른쪽에 그려진다. 단순한 구성과 이야기를 통해 모든 사물은 모든 사람에게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철학적 내용을 은연중에 전달해 주고 있는 것. 흑백의 화면에서 혼자서만 탐스러운 빛깔을 품고 있는 사과의 모습이 앙증맞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노우에 마사지
1939년 훗카이도에서 태어났다. 도쿄 디자인스쿨 중퇴 후 잡지, 그림책, 단행본 등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품으로 <모두 배고파>, <아빠>, <남자 아이>, <어느 북쪽 마을의 100년 동안의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