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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찬 딸
시공주니어 | 4-7세 |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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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시리즈 33권. ‘기차 안에서 태어난 딸’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게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힘찬 울음을 토해 내는 아이를 보며, 아이들은 인간의 건강한 생명력과 생명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다. 한국 특유의 따뜻하고 구수한 정서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이다.

출산에 필요한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가 부디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과 도움만으로 씩씩하게 세상 빛을 보게 된 아이! 생명이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모두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탄생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출판사 리뷰

“오매, 저 아짐씨가 애를 낳게 생겼어유.”
“시방 뭔 소리여? 기차 안에서 애를 워떠케 낳아?”
“나오면 낳는 거지, 애가 그런 사정 봐주겄슈?”

귀가 얼어 툭 건들면 쨍그랑 깨져 버릴 듯한 겨울 어느 날,
기차 안에서 울음소리 우렁찬 여자아이가 태어났어요.
이 아이가 바로 웃음소리도 기막힌 우리 엄마랍니다.

강한 생명력을 지닌‘기찬 딸’을 통해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얻는다!

기차에서 맛보는 생명 탄생의 신비와 기쁨
최근 국내 한 유수의 대학에서 학생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아이를 낳자마자 화장실에 버린 비정한 엄마 이야기도 종종 들려온다. 심심치 않게 이런 뉴스를 접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기찬 딸≫은 ‘기차 안에서 태어난 딸’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게 한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이색적인 에피소드는 아기가 병원에서만 태어난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을 책 앞으로 바짝 끌어당긴다.
출산에 필요한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가 부디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과 도움만으로 씩씩하게 세상 빛을 보게 된 아이! 생명이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모두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탄생된다는 것을, ≪기찬 딸≫은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을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생명의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힘찬 울음을 토해 내는 아이를 보며, 독자들은 인간의 건강한 생명력과 생명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힘든 일이 있어도 막걸리 한 잔으로 힘내어 다시 일어나며 “몸만 건강하모 희망은 있다!”고 씩씩하게 외치는 ‘기찬 딸’을 보면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얻는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태어나 ‘많을 다(多)’, ‘은혜 혜(惠)’, 다혜라는 이름을 얻은 ‘기찬 딸’은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되뇌이며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생명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은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태어난, 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그런 면에서 표제어 “기찬 딸”은 ‘기차 안에서 태어난 딸’이란 직접적인 낱말풀이 외에 저변에 다른 이들과 생명의 온전한 기운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일컫는 의미도 지닌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알 것이다. 우리 모두가 건강한 생명력을 지닌 ‘기찬 딸’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국 특유의 따뜻하고 구수한 정서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
이 책은 글 작가 김진완이 2006년 발표한 시 '기찬 딸'을 어린이에게 들려주기 알맞게 만든 작품이다. 구성진 판소리풍의 개성 가득한 그의 시에 대하여 평론가 김춘식은 “마치 한 편의 마당극을 보는 듯 긴박하면서도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상황의 제시, 판소리 사설 같은 시적 언어의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평했는데, 그림책 《기찬 딸》에도 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이 잘 살아 있다. 1970년대 완행열차에 모인 사람들이 내뱉는 방방곡곡의 사투리는 사람의 온정을 물씬 풍기며 웃음이 절로 나게 한다. 또한 ‘기찬 딸’의 예닐곱 살 된 딸이 엄마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마치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내는 방식은 천진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생명의 순환과 경이로움을 꾸밈없이 잘 전달하고 있다. 삼십여 년 전의 먼 이야기를 마치 옆에서 일어난 일처럼 친근하게 들려주는 효과를 가지면서 말이다.
작품 전반에는 정겨운 시대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림 작가 김효은은 철도박물관, 1970년대 배경의 영화와 드라마를 찾아보며 그 시절의 기차와 사람들의 모습을 연구한 뒤, 책장 안으로 그들을 불러냈다. 투박한 기차, 보따리로 가득한 선반, 좁은 자리에 세 명씩 끼어 앉은 모습, 거칠고 순박한 손, 수수한 옷차림은 시계를 되돌려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생전 처음 보는 아줌마가 기차에서 아이를 낳게 생겼다고 아저씨들은 눈보라 속을 내달려 뜨거운 물을 떠 오고, 아줌마들은 입고 있던 치마를 벗어 장막을 쳐 주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그리고 아기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한순간에 흥겨운 잔치를 벌여, 단돈 몇 푼, 가지고 있던 조기 몇 마리, 사과 몇 개를 나눈다. 이처럼 작품 전반에 배어 있는 근대의 구수한 정서, 그리고 아이가 엄마의 탄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 덕분에 엄마와 아이, 할머니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작품이다.

생동감이 살이 있는 영화적 구성
화자가 엄마인 ‘기찬 딸’에게서 출생 비화를 듣고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는 액자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찬 딸≫은 이야기의 분위기와 주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의 플래시백(Flash Back, 과거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본문 시작 전, 현대 기차역을 배경으로 화자인 아이가 엄마와 함께 할머니 댁에 가려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는 엄마 이름이 ‘문다혜’임을 밝히며 이야기의 서두를 알리고, 책장을 넘기면 서서히 과거로 들어가는데, 이러한 점진적 구성은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린다. 글에서 별도의 언급 없이 그림만 보고도 현재와 과거가 구분되도록, 현재는 화면을 꽉 채운 그림으로, 과거는 기차를 연상할 수 있도록 가로로 긴 프레임을 주었다. 과거 장면에서는 그림과 글을 완전히 분리했는데, 이는 화자가 과거의 상황 밖에서 이야기를 하는 효과를 주어 독자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조색인 브라운톤은 옛 시절의 아련한 느낌을 더한다.
또한 이 책은 ‘기차’라는 역동적인 공간, ‘탄생’이라는 생동감 넘치는 상황이 책장 안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구도의 다각화를 꾀했다. 기차가 달리는 장면과 출산 직전 긴장감이 가득한 장면에서는 사선 구도를 이용하는 한편, 아이가 태어나는 장면에서는 과감한 클로즈업을, 이야기의 종반에는 달리는 기차를 원경으로 보여 주어 조용하고 한적한 한겨울밤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또한 한 화면에 구현된 여러 컷의 프레임은 기차의 창문을 연상시킨다. 조용한 가운데 산모 혼자 진통을 느끼는 장면에선 마지막 프레임만 변화를 주어 독자들에게 진통이 전해지도록 했다. 아이의 탄생 이후 기쁨에 겨운 사람들이 다함께 춤추고 잔치를 벌이는 장면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속도감 있게 표현하여, 흥겨움이 더해지는 상황을 담아냈다. 이러한 효과적인 구도는 독자들이 아기를 낳는 상황을 함께 지켜보면서 같이 긴장하고, 응원을 보내고,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역동적인 선으로 표현되어, 전체적인 생동감을 살렸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진완
진주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였습니다. 1993년 문예지 [창작과 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어린이를 위하여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기찬 딸>, <모른다>가 있고, 창작동화 <아버지의 국밥>, <마법우산과 소년>, <홈런왕과 대머리 슈퍼맨>, 그림책 <기찬 딸>, <똥보따리 우리 할매>, <고릴라 코딱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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