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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철학 논고 연구
한국문화사 | 부모님 |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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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프레게의 의미이론에 초점을 맞추어 비트겐슈타인이 이를 어떻게 비판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책이다. 프레게의 의미이론은 뜻-지시체 이론으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비트겐슈타인은 뜻-지시체 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가?

우리는 바로 이러한 비판과 관련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트겐슈타인이『논고』의 “근본 사상”이라고 밝힌 내용이 왜 근본적인 것인지, 그리고 왜 그의 “그림 이론”이 본질적으로 중요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프레게의 철학은 논리학, 수학, 논리주의, 의미 이론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프레게의 철학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비판 또한 이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 것은 한 편의 논문으로는 불가능하다. 나는 대신 이 글에서 프레게의 의미이론에 초점을 맞추어 비트겐슈타인이 이를 어떻게 비판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레게의 의미이론은 뜻-지시체 이론으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비트겐슈타인은 뜻-지시체 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가? 우리는 바로 이러한 비판과 관련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트겐슈타인이『논고』의 “근본 사상”이라고 밝힌 내용이 왜 근본적인 것인지, 그리고 왜 그의 “그림 이론”이 본질적으로 중요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머리말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과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던, 지난 7년간의 나의 노력들을 모은 논문모음집이다. 이 연구를 시작할 당시, 『논리-철학 논고』에 대한 연구자들의 해석들과 학설들은 혼란스럽고 실망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여러 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립 불가능한 상충하는 해석들, 피상적이고 허술한 해석들, 자의적이고 설득력 없는 해석들과 주장들이 『논리-철학 논고』에 관한 논문들과 저서들을 채우면서, 오히려 『논리-철학 논고』에 대한 논의들은 표류하고 있었다―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저작으로부터 파생되는, 가능한 한 모든 주요 쟁점을 조명하고 여러 수수께끼와 문제들을 정확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와 함께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일련의 논문들을 쓰고 여러 학자들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그 결과물이 최소한의 객관적인 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 14편의 논문들을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 편 한 편 논문을 쓸 때마다 나는 항상 전체적인 일관성과 방향을 생각해야만 했다. 때로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들어 한참 나아가다가 다시 방향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옳지 않은 길로 나아갔던 경우에는 어김없이 게재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어떤 문제들은 나로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그런 벽처럼 다가오기도 하였는데, 그때에도 나는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였다.
14편의 논문들이 차례대로 출판되고 이를 한데 모으는 과정에서 나는 가능한 한 원문을 그대로 둔 채 명백한 오자와 오류, 그리고 어색한 표현을 바로 잡거나 삭제하였다. 다소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 경우에도 나는 가급적 그대로 두었다. 소제목이 없는 논문들에는 새롭게 소제목을 첨가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얼룩점 비유”와 같은 새로운 용어를 도입한 경우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사유의 깊이에 놀라게 될 것이다. 프레게와 러셀의 철학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비판은 참으로 치열하다. 더구나 그 비판과 더불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철학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노력은 철학하는 사람에게는 실로 의미심장한 귀감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여러 도움을 받았다. 먼저 친구 장환명에게 감사드린다. 친구는 전문 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항상 문제들과 나의 생각들을 쉬운 말로 표현해야만 했다. 그런 과정은 대단히 유익했다. 다음으로 권병진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는 프레게의 철학과 『논리-철학 논고』에 대해서 많은 토론을 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나는 프레게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고, 비트겐슈타인이 프레게의 철학을 어떻게 비판했는지를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이 14편의 논문과 게재불가 판정을 받은 논문들을 심사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이 책은 나 혼자만 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선생님들과 함께 호흡을 하며 쓴 것이다. 이 책이 의미가 있다면, 선생님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 그리고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영철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저작들에 대한 선생님의 일련의 번역이 없었다면 이 책은 불가능했거나 훨씬 더 지연되었을 것이다. 또한 사적으로 나에게 해주었던 격려의 말씀이 지금도 떠오른다.
이제 나는 14편의 논문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출판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논리-철학 논고』의 수학철학과 6.54의 “사다리 비유”에 대한 해명을 위한 연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논리-철학 논고』라는 산의 정상 바로 아래에서 그 정상에 오르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는 작업이다. 이 책에는 물론 오류들이 있을 수 있으며,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여러 학자들의 날카롭고 혹독한 비판을 기대한다.

1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프레게 의미이론 비판

1. 들어가는 말
잘 알려져 있듯이, 프레게는 현대 논리학과 분석철학의 창시자이다. 그는 『개념 표기법』(1879)에서 최초로 수학의 함수 개념을 일상 언어와 논리학에 적용하고 양화사를 발명함으로써 새로운 논리학을 체계화하였고, 『산수의 기초』(1884)에서 최초로 수에 대한 정의를 엄밀하게 제시함과 동시에 최초로 “논리주의”라는 수학철학의 입장을 제시하였으며, 『뜻과 지시체에 관하여』(1892)에서 “뜻”과 “지시체”를 구분함으로써 최초로 의미의 문제를 정교하게 다루었다. 그의 『산수의 근본 법칙 Ⅰ』(1893)과 『산수의 근본 법칙 Ⅱ』(1903)는 그의 그러한 노력을 집결한 결정체였지만, 러셀의 역설이 그 기념비적 저작을 좌초시켰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레게는 또한 비트겐슈타인이 일생에 걸쳐 “위대한 사상가”라는 호칭을 부여한 유일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프레게의 철학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프레게의 철학은 비트겐슈타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실제로 『논리-철학논고』(이하 ‘『논고』’로 약칭함)를 보면, 비트겐슈타인은 도처에서 프레게 철학의 어떤 점들을 인정하고 있고 동시에 여러 점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 비트겐슈타인은 『논고』에서 프레게의 철학의 어떤 부분을 수용하였으며, 또 어떤 부분을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가?
프레게의 철학은 논리학, 수학, 논리주의, 의미 이론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프레게의 철학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비판 또한 이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 것은 한 편의 논문으로는 불가능하다. 나는 대신 이 글에서 프레게의 의미 이론에 초점을 맞추어 비트겐슈타인이 이를 어떻게 비판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레게의 의미 이론은 뜻-지시체 이론으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비트겐슈타인은 뜻-지시체 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가? 우리는 바로 이러한 비판과 관련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트겐슈타인이 『논고』의 “근본 사상”이라고 밝힌 내용이 , 그리고 왜 그의 “그림 이론”이 본질적으로 중요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의 논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프레게의 의미 이론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프레게는 모든 언어적 표현에 대해서 뜻과 지시체를 구분한다. 특히 그는 고유명사뿐만 아니라 문장도 뜻과 지시체를 지닌다고 간주한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은 소위 동일성 문장으로부터 발생하는 철학적 문제로부터 제기된 것이다(2절). 『논고』의 “근본 사상”은 프레게의 뜻-지시체 이론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 단초이다. 특히 그것은 한 문장의 지시체는 진리치이며 진리치는 (프레게의 의미에서) “대상 자체”라는 생각에 대한 공격이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그러한 대상은 실재하는, 또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림 이론에 따르면) 이름과 명제의 기능은 근원적으로 상이하다(3절). 그런데 프레게의 (또는 프레게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비판이 불충분하다고 정당하게 응수할 수 있다. 요컨대 프레게의 “뜻”, “지시체”, “진리치”, “사상” 등은 모두 전문 용어인 것이다. 그리하여 비트겐슈타인의 프레게 의미 이론에 대한 결정적인 비판은 프레게의 이론 체계의 논리적 허점 또는 비정합성을 추궁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프레게가 한 문장의 뜻과 지시체를 도입하는 또 다른 경로가 있다. 그는 『개념 표기법』에서는 판단선과 내용선에 대한 논의에서, 그리고 『함수와 개념』 이후에는 판단선과 수평선에 대한 논의에서 한 문장의 뜻과 지시체를 다룬다(4절). 비트겐슈타인은 바로 이러한 프레게의 규정에 의해서는 복합문장의 뜻은 결코 해명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5절).

2. 프레게의 의미 이론
프레게가 현대 논리학을 발명한 것은 자신의 수학철학에서 원대한 기획을 실현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수학과 논리학이 정신의 내적 과정을 다룬다는 소위 심리주의와 관념론 철학을 배격하고, 수학을 확고한 기초 위에 올려놓기 위해 수학은 논리학으로부터 도출된다는 “논리주의”를 주장하였다. 이러한 수학철학적 작업에서 그는 수학적 대상이 실재한다는 수학적 실재론을 옹호하였다. 또한 이를 엄밀하게 논의하기 위해 그는 최초로 “뜻”과 “지시체”를 구분하게 된다. 그렇다면 프레게는 무엇 때문에 뜻과 지시체를 구분해야 했는가? ?뜻과 지시체에 관하여?의 시작 부분을 보면 그의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동일성은 전적으로 대답하기 쉽지 않은 도전적인 물음들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관계인가? 대상들 간의 관계인가, 또는 대상들의 이름들이나 기호들 간의 관계인가? 나는 나의 『개념 표기법』에서 후자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이 인용문을 보면, 프레게는 동일성이 무엇들 간의 관계인지를 묻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개념 표기법』에서 기호들 간의 관계로 파악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파악이 그의 수학적 실재론과 상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동일성이 기호들 간의 관계라면, 수많은 등식으로 이루어진 수학의 문장들은 기호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일 뿐 수학적 대상을 다루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점에서 우리는 프레게가 자신의 이전 생각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는 『개념 표기법』 §8의 다음 구절에 대해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용의 동일성은 내용들이 아니라 이름들에 관계됨으로써, 조건(conditionality) 및 부정과 다르다. 다른 곳에서는 기호들은 단순히 그것들의 내용들을 대표하고 그리하여 그 기호들이 나오는 각각의 결합은 모두 단지 그것들 각각의 내용들 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반면에, 그것들이 내용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기호에 의해 결합되면 곧바로 그 자신들을 대표한다. 왜냐하면 이는 두 개의 이름들이 동일한 내용을 지니는 상황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용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기호의 도입과 함께 모든 기호들의 의미에서 분기(bifuon)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즉 기호들은 한때는 그것들의 내용을, 또 다른 때는 그것들 자신을 대표하게 되는 것이다.
프레게에 따르면, 동일성 기호를 제외한 다른 기호들은 그것들의 내용들을 대표하는데, 반면에 동일성 기호가 등장하게 되면 동일성 기호로 연결된 기호들은 그 기호들 자신을 대표한다. 그러면서 그는 앞에서 스스로 지적했듯이, 자신은 『개념 표기법』에서 동일성 문장이 기호에 관한 것이라고 간주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프레게는 동일성 문장이 기호에 관한 것이라고 간주했는가?
이에 대한 프레게의 설명은 이렇다. “A = A”와 “A = B”는 둘 다 동일성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인식적 내용에서 중요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 가령 ‘샛별’과 ‘개밥바라기’는 둘 다 금성을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샛별은 샛별이다”는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사소한 문장인데 반해, “샛별은 개밥바라기이다”는 천문학적 발견을 기록한 것이며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런데 만일 그 동일성 문장들이 모두 내용들에 관한 것이라면 ‘샛별’과 ‘개밥바라기’는 둘 다 금성을 가리키므로(둘 다 금성이라는 내용을 대표하므로) 그 둘은 어떤 차이도 없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인식적 내용에서의 차이를 보이고자 한다면 동일성 기호로 결합된 문장에 나오는 양변의 기호들은 그 기호들 자신을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프레게는 이제 『뜻과 지시체에 관하여』에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즉 ‘샛별’과 ‘개밥바라기’는 는 동일하지만 은 상이하다. 그리하여 “샛별은 샛별이다”와 “샛별은 개밥바라기이다”는 둘 다 참이지만, 그 뜻이 다르다. 더 나아가 동일성 문장은 기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대상에 관한 것이다. 동일성 문장이 기호에 관한 것일 수 없는 이유는 기호와 지시체 간의 관련이 자의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산출 가능한 사건이나 대상을 어떤 것에 대한 기호로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다.” 즉 동일성 문장이 기호에 관한 것이라면 기호는 자의적이기 때문에 “샛별 = 개밥바라기”는 (케니(A. Kenny)가 지적하듯이) “천문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사전상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프레게는 가령 “5 + 3 = 22 + 4”에서 ‘5 + 3’과 ‘22 + 4’는 각각 8이라는 동일한 지시체를 가리키지만, 양자는 제시 방식(the mode of presentation)이 다르고 그리하여 뜻이 다르다. 프레게에 따르면, “고유 이름(단어, 기호, 기호들의 결합, 표현)은 그것의 뜻을 , 그것의 지시체(Bedeutung)를 () (). 우리는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그 뜻을 표현하고 그 지시체를 지칭한다.”그에 따르면, “한 고유 이름의 지시체는 그것을 사용하여 우리가 지시하는 대상 자체이다. 우리가 그 경우에 지니는 관념은 전적으로 주관적이다. 뜻은 고유 이름과 관념 사이에 놓여 있다. 뜻은 관념과 같이 주관적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대상 자체도 아니다.”
그렇다면 프레게가 말하는 “대상”이란 무엇인가? 프레게는 먼저 함수와 논항(Argument)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2 × 1 + 1, 2 × 4 + 4, 2 × 5 + 5라는 표현에서 공통된 내용이 바로 함수인데, 이는 “2 × ( ) + ( )”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1, 4, 5는 논항이다. 논항은 함수의 일부가 아니며, 함수와 결합하여 완전한 전체를 만든다. 함수 자체는 불완전한, 불포화된 것이며, 논항으로서의 1, 4, 5는 자립적인 대상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함수-논항의 구분을 일상 언어에도 적용할 수 있다. 프레게는 『함수와 개념』(1891)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시저는 가울을 정복했다”는 문장을 ‘시저’와 ‘는 가울을 정복했다’로 나눈다. 두 번째 부분은 불포화되어 있다. 그것은 빈자리를 포함하고 있다. 이 자리가 고유 이름으로 혹은 고유 이름을 대체하는 표현으로 채워질 때에만 완전한 뜻이 나타난다. 여기에서도 나는 이 불포화된 부분의 지시체에 ‘함수’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이 경우에 논항은 시저이다.
케니(A. Kenny)가 지적하듯이, 프레게는 『개념 표기법』에서 ‘함수’와 ‘논항’을 일종의 언어적 표현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함수와 개념』(1891)에서 비로소 ‘함수’와 ‘논항’은 모두 나 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이, 프레게는 그 불포화된 부분의 를 함수라고 부르고 있으며, 논항은 ‘시저’라는 이름이 아니라 시저이다. 그렇다면 대상이란 무엇인가? 프레게는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제한 없이 대상들을 논항들과 함수의 값으로 받아들였을 때, 우리가 여기에서 대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생겨난다. 나는 어떤 정규적인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기에서 너무 단순해서 논리적 분석을 허용하지 않는 어떤 것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의미된 것이 무엇인지 지적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여기에서 나는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한 대상은 함수가 아닌 어떤 것이며, 그리하여 그것에 대한 표현은 어떤 빈자리를 포함하지 않는다.
그런데 프레게는 ‘샛별’과 같은 이름, 또 ‘5 + 3’, ‘영국의 현 왕’과 같은 기술구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적 표현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게 뜻과 지시체를 구분하였다. 가장 특이한 것은 그가 한 문장에 대해서도 뜻과 지시체를 구분하였다는 점이다. 그에 따르면, 한 문장의 지시체는 (truth value)이고 그 문장의 뜻은 (Gedanke, thought)이다. 가령, “샛별은 샛별이다”와 “샛별은 개밥바라기이다”는 둘 다 참(The True)이라는 대상을 가리키며 따라서 두 문장의 지시체는 동일하다. 반면에 두 문장의 뜻, 즉 사상은 상이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정일
서울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숙명 여자대학교 기초교양대학에 재직 중이다. 번역서로는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고찰』, 『수학자, 컴퓨터를 만들다』,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 등이 있으며, 저서에는 『추상적 사유의 위대한 힘: 튜링 & 괴델』이 있다.

  목차

머리말
1.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프레게 의미이론 비판
1. 들어가는 말
2. 프레게의 의미 이론
3. 『논고』의 근본 사상과 그림 이론
4. 프레게의 수평선과 부정
5. 복합 명제의 뜻
6. 맺는 말

2. 『논리-철학 논고』의 ‘부정적 사실’에 관하여
1. 문제: 세계와 현실의 개념
2. 사태들의 존립과 존립하는 사태들
3. 부정적 사실 (1): 2.06
4. 부정적 사실 (2): 4.063 & 5.5151
5. 부정적 사실과 비존립하는 사태들
6. 부정적 사실 (3): 세계와 현실
7. 이원론: 긍정적 사실들과 부정적 사실들
8. 부정적 사실과 『논고』의 근본 사상
9. 맺는 말

3.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프레게 진리 개념 비판
1. 들어가는 말
2. 긍정적 사실과 부정적 사실
3. 얼룩점 비유
4. 프레게적인 진리치와 가정
5. 프레게의 수평선 함수 (1)
6. 프레게의 수평선 함수 (2)
7. 얼룩점 비유에 대한 앤스컴의 해석
8.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프레게 진리 개념 비판
9. 맺는 말

4. 『논리-철학 논고』의 일반성 개념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무한 연언과 무한 선언
3. ξ- 조건
4. ξ-조건과 논의 영역
5. 프레게와 러셀의 일반성 개념
6. 유한성 공리
7. 일반성에 대한 램지의 견해
8. 맺는 말

5. 비트겐슈타인의 ‘의미체’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비트겐슈타인의 ‘의미체 비유’
3. 부정의 의미
4. 의미와 규칙
5. 의미와 구문론적 사용
6. 규칙과 의미
7. 맺는 말

6. 『논리-철학 논고』의 ‘완전히 일반화된 명제’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완전히 일반화된 명제와 형식
3. 완전히 일반화된 명제는 진정한 명제인가?
4. 완전히 일반화된 명제
5. 완전히 일반화된 명제와 완전한 기술
6. 세계와 완전한 기술

7. 프레게와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대상 개념
1. 들어가는 말
2. 프레게의 개념과 대상
3. 프레게의 곤경
4. 개념과 대상의 논리적 기능
5. 개념과 대상의 자립성과 비자립성
6. 대상과 개념의 완전한 대칭
7.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대상 개념
8. 맺는 말

8. 『논리-철학 논고』의 ‘논리적 공간’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근본 좌표들
3. 논리적 좌표들
4. 논리적 장소와 논리적 공간
5. 논리적 공간에 대한 몇몇 학자의 견해
6. 배위 공간과 위상 공간
7. 부정 명제 유일성 논제

9. 『논리-철학 논고』의 동일성 개념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동일성과 등식
3. 프레게와 러셀의 동일성 진술
4. 동일성과 『논고』의 근본 사상
5. 비트겐슈타인의 러셀 동일성 정의 비판
6. 동일성의 정의 가능성
7. 동일성의 기준

10. 비트겐슈타인과 환원 가능성 공리
1. 들어가는 말
2. 러셀의 유형 이론
3. 러셀의 서술적 함수와 환원 가능성 공리
4. 비트겐슈타인의 환원 가능성 공리 비판
5. 맺는 말

11. 전기 비트겐슈타인과 러셀의 역설
1. 들어가는 말
2. 『논고』의 함수와 논항 개념
3. 『논고』의 원형과 일반성 표시 개념
4. 함수가 논항이 되는 함수
5. 함수와 형식
6. 러셀의 역설에 대한 러셀의 해결
7. 러셀의 역설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해결

12. 전기 비트겐슈타인과 유형 이론
1. 들어가는 말
2. 러셀의 유형 이론과 역설
3. 환원 가능성 공리, 무한성 공리, 러셀의 역설
4. 비트겐슈타인의 유형 이론 비판: 논리학적 측면
5. 비트겐슈타인의 유형 이론 비판: 철학적 측면
6. 논리적 문법의 임의성(자의성)과 선험성
7. 맺는 말: 비트겐슈타인의 유형 이론 비판

13. 전기 비트겐슈타인과 명제적 태도 진술
1. 들어가는 말
2. 여러 학자들의 견해: 『논고』에서의 명제적 태도 진술
3. “‘p’는 p라고 말한다”의 형식
4. 『논고』의 사고 개념과 명제적 태도 진술
5. 명제적 태도 진술과 러셀의 판단 이론
6. 명제적 태도 진술과 유아론
7. 맺는 말

14. 『논리-철학 논고』의 그림 이론에 관하여
1. 들어가는 말
2. 그림의 대상과 그림의 뜻
3. 모사 관계와 투영 관계
4. 그림과 복합 명제
5. 부정의 수수께끼
6. 맺는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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