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부모님 > 부모님 > 소설,일반 > 소설
우리는 새로 만난 사이가 되었다 이미지

우리는 새로 만난 사이가 되었다
삶창(삶이보이는창) | 부모님 | 2020.10.12
  • 정가
  • 10,000원
  • 판매가
  • 9,000원 (10% 할인)
  • S포인트
  • 500P (5% 적립)
  • 상세정보
  • 18.8x12 | 0.109Kg | 109p
  • ISBN
  • 9788966551250
  • 배송비
  • 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제주 5만원 이상) ?
    배송비 안내
    전집 구매시
    주문하신 상품의 전집이 있는 경우 무료배송입니다.(전집 구매 또는 전집 + 단품 구매 시)
    단품(단행본, DVD, 음반, 완구) 구매시
    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이며, 2만원 미만일 경우 2,000원의 배송비가 부과됩니다.(제주도는 5만원이상 무료배송)
    무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
    무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일 경우 구매금액과 무관하게 무료 배송입니다.(도서, 산간지역 및 제주도는 제외)
  • 출고일
  • 1~2일 안에 출고됩니다. (영업일 기준) ?
    출고일 안내
    출고일 이란
    출고일은 주문하신 상품이 밀크북 물류센터 또는 해당업체에서 포장을 완료하고 고객님의 배송지로 발송하는 날짜이며, 재고의 여유가 충분할 경우 단축될 수 있습니다.
    당일 출고 기준
    재고가 있는 상품에 한하여 평일 오후3시 이전에 결제를 완료하시면 당일에 출고됩니다.
    재고 미보유 상품
    영업일 기준 업체배송상품은 통상 2일, 당사 물류센터에서 발송되는 경우 통상 3일 이내 출고되며, 재고확보가 일찍되면 출고일자가 단축될 수 있습니다.
    배송일시
    택배사 영업일 기준으로 출고일로부터 1~2일 이내 받으실 수 있으며, 도서, 산간, 제주도의 경우 지역에 따라 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묶음 배송 상품(부피가 작은 단품류)의 출고일
    상품페이지에 묶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은 당사 물류센터에서 출고가 되며, 이 때 출고일이 가장 늦은 상품을 기준으로 함께 출고됩니다.
  • 주문수량
  • ★★★★★
  • 0/5
리뷰 0
리뷰쓰기
  • 도서 소개
  • 출판사 리뷰
  • 작가 소개
  • 목차
  • 회원 리뷰

  도서 소개

삶창시선 59권. 김영서 시인의 시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반도시적이다. 반도시적이라는 말에는 물론 반문명적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 도시적이고 문명적이라고 할 만한 것과는 무관한 것이 그의 시세계라는 것인데, 이는 우선 일별이 되는 어휘들만으로도 확인이 된다. 일단은 먼저 마을, 동네, 집, 숲, 나무, 산, 밭, 꽃, 과수원, 별, 사람, 친구, 어른,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동생, 이장님 등의 어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어휘를 바탕으로 창작되고 있다는 것은 그가 농촌과 가까운 친자연적 삶의 터전을 갖고 있을 뿐더러 그곳에서 겪는 일상을 시로 쓰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때의 친자연적 삶의 터전이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무구할 것은 뻔한데, 그의 시문장이 특별히 간명하고 투명한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출판사 리뷰

변방에서 부르는 노래

「변방에 뜨는 별」이라는 작품에서는 세 할머니가 등장한다. 세 할머니는 여름밤에 비닐 방석을 깔고 앉아 “부채로 더위를 쫓으며 별을 이야기”하는 중이다. 세 할머니는 공중에 떠가는 비행기를 통해 시간을 가늠하고 있는 게 작품의 전경인데 이 장면을 시인은 담담히 옮겨 적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런 상황 자체가 아니라 세 할머니가 비행기를 소재로 해서 각자 다른 이야기들을 하는 데 있으며 그게 절묘한 시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녀온 외국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비행기가 별처럼 보인다고 했다가, 예전에는 비행기를 수수깡으로 만든 줄 알았다고 한다. 이 지점에서 시는 돌연 웃음과 생기를 띤다. 그리고 시인은 이 세 할머니를 ‘별’의 자리에 앉힌다.

처음에는 소리 없이 날아서 수수깡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소독약 오토바이가 지나는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이 비껴가는 곳에
별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비닐 방석을 깔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별이 세 개 남았다

-「변방에 뜨는 별 부분

제목에서 미리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시인은 세 할머니의 천연스런 대화 속에서 ‘별’을 발견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인 자신과 함께 사는 존재들이 비록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변방에 있는 듯하나 사실은 중심에 있는 것이라는 뜻일 게다. 그러려면 역시 그 존재들을 바라보는 관점(perspective)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그런데 김영서 시인은 관점의 변화 자체가 이미 삶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추천사에서 이은봉 시인이 지적했듯 그와 함께 사는 존재들은 ‘집, 숲, 나무, 산, 밭, 꽃, 과수원, 할머니, 할아버지, 이장님’ 등이기 때문이다. 이런 존재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시인에게 관점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같이 살자!

이 변방의 존재들이 시인에게 깊이 각인된 것은, 이 존재들의 상태가 위태롭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오늘날 농촌이 소멸하고 있는 현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시인은 「동지팥죽 먹는 날」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온 마을에 계절마다 꽃이 피도록
꽃나무 심기로 약속했는데
동지팥죽 먹는 밥상에는
해가 갈수록 숟가락 숫자가 줄어든다

“해가 갈수록 숟가락 숫자가 줄어”드는 현상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시인은 이렇게 버려진 존재들에게 연민의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감상에 빠지지도 않는다. 도리어 이 변방의 존재들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면서 삶을 긍정하고 있다. “동네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하며(「눈물 나는 아침」),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아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면서 빛나는 순간을 얻기도 한다. 즉, “잃어버린 만큼 새로운 것들도 너무 많”아서 “우리는 새로 만난 사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모르는 사이」)
삶은 오로지 역설이라는 어떤 철학적 진리를 김영서 시인은 자신의 경험 속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것일까? 아니면 변방에 서서 우리의 삶 자체가 슬픔과 기쁨으로 버무려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일까? 그 과정과 인과관계를 시가 꼭 밝혀야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들을 온축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이기에 독자는 그 ‘진리’를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설에서 김영서 시인이 얻은 게 삶에 대한 긍정이다. 그러나 그 긍정은 단순한 의지나 관념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양식을 체득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의 시에서 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예뻐서 울안에 두지 못하고 아가씨라 불렀던
명자야 같이 살자
봄마다 구절초밭에 피는 명자꽃을 만나기로 했다

-「명자야 같이 살자」 부분

이 작품에서 시의 눈[目]은 바로 “명자야 같이 살자”이다. 이는 분명 김영서 시인이 체득한 새로운 삶의 윤리에 해당된다. 변방에서 버려진 채 살아가는 존재들을 노래하다가 새로운 삶의 윤리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읽으면 시인 자신이 변방의 존재로서 얻게 된 고독을 “같이 살자”라고 돌려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시인으로 늘 변방에 있었다”(‘시인의 말’)는 자기고백은 이 시집 전체를 가로지르는 핵심적인 정서에 해당된다. 변방에 사는 존재만이 변방에 사는 존재를 보고, 느끼고, 노래할 수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동어반복 같아 보이지만, “온몸이 질문”이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반복의 흔적”을(「종이는 온몸이 관절이다」) 가져야 가능하기에 반복 자체를 경원시해서는 안 된다. 반복이 삶을 나아가게 하는 반복인지, 뒷걸음질치게 하는 반복인지가 중요하며 당연히 김영서 시인의 시는 삶을 나아가게 하는 반복에 해당된다.

할머니 셋이 별을 보고 있다
부채로 더위를 쫓으며 별을 이야기한다
쟤덜은 내가 시집오기 전부터 저 자리에 있었으니
족히 70년은 넘었지
잠깐만 기다려봐 지금 아홉 시 넘었으니
비행기 하나 지나갈 거여
용하기도 하지 시간을 딱 맞춰 깜빡이며 지나간다니까
얼마 전에 저걸 타고 중국에 다녀왔지
아마 예전에 홍콩에도 갔었을걸
구름보다 높이 날아다니니까 별처럼 보이네
처음에는 소리 없이 날아서 수수깡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소독약 오토바이가 지나는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이 비껴가는 곳에
별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비닐 방석을 깔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별이 세 개 남았다

_「변방에 뜨는 별」 전문

개구리가 폴짝거린다
검지가 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참새도 날개를 접고 폴짝거린다
내 꽁지를 건드리지 않겠니
몇 번을 접어야 뜀박질을 할 수 있나요
색종이로 개구리를 접으며 아이의 눈동자를 본다
뛰고 싶으면 다리를 접고
날고 싶으면 날개를 접으면 된다고 말하려 하는데
아이의 입술이 옴작거린다
개구리가 말을 하려면 몇 번을 접어야 하나요
입술이 근지럽다
색종이를 접다 멈춘 주름이 입술에 가득하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입가의 미소로 주름이 펼쳐진다
다가오는 파장도 주름이다
아이는 온몸이 질문이다
무수한 반복의 흔적이다

-「종이는 온몸이 관절이다」 전문

담장 아래 피었던 꽃들을 기억하며
이 동네 저 동네를 기웃거리지
씨가 여물기를
사랑을 어떻게 잊었느냐고 했더니
묻었다 했다
아주 깊숙이 묻었다 했다
봉숭아 채송화 맨드라미 씨앗을
편지 봉투에 담는다
꽃씨를 찾는 사람이 있어 마음이 흐뭇하다는 말씀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걸요
담장 아래는
버리지 못하고 묻어버린 것들이 많아요
해마다 꽃이 피고 지고
눈길이 서성이고

_「꽃씨」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영서
1964년 예산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예산에서 살고 있다. 2005년 계간 『시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언제였을까 사람을 앞에 세웠던 일이』 『그늘을 베고 눕다』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5

제1부 모스부호
모스부호 12
변방에 뜨는 별 13
대상포진 14
한겨울 고물상 15
동백여관 16
바람처럼 뜬다 18
공갈 젖 20
팔월 21
숲의 기억 22
똥구멍 부은 날 24
손톱 가시 26
눈물 나는 아침 28
홍자 30

제2부 추억
동지팥죽 먹는 날 32
삼계탕 34
종이는 온몸이 관절이다 35
장롱 속 추억 36
짝짝이 양말 38
모르는 사이 40
환생을 믿는다 42
목련 44
검은등뻐꾸기 46
고추나방 48
라면 먹을래요 50
말랑말랑 51
능금 예찬 52

제3부 위대한 발견
위대한 발견 56
독사 57
살아 계신 하느님 58
꽃씨 60
풍선껌 61
안마 의자 62
질긴 놈들 63
춤바람 64
알츠하이머 65
간격 66
새마을호 열차 68
명자야 같이 살자 70

제4부 복사꽃 피던 날
산삼 74
도청 장치 77
졸업 사진 78
목신 80
몽상가 82
집이 필요하다 84
귀가 자라는 벽 86
이화에 월담하고 88
불면 89
꼬리에 대하여 90
안녕하세요 91
피아노 조율사 92
복사꽃 피던 날 94

시인의 산문__시인의 정체성 97

  회원리뷰

리뷰쓰기

    이 분야의 신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