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16년간 1000명의 환자를 떠나보낸 간호사가 깨달은
후회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법2019년, 한 언론사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존엄사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죽음과 연상되는 단어’를 물었다. 그 결과 고독, 불안, 종결, 후회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대다수였다. 임종까지의 극심한 고통, 본인 뜻과는 무관한 연명치료, 가족들의 간병 부담 등이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없는 이유로 꼽혔다.
당신의 죽음은 어떤가? 미련이나 후회 없이 홀가분히 떠날 수 있겠는가. 소중한 사람을 보내주기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음을, 소중한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은 이별의 순간이 후회나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 알아둬야 할 ‘죽음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16년간 간호사로서 1000명이 넘는 환자의 마지막을 함께한 저자는 이 책에서 갑작스러운 사고사, 오랜 간병 끝의 이별, 자살, 고독사 등 의료 현장에서 지켜본 다양한 죽음의 민낯을 실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담아냈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지난날을 후회하며 떠나는 죽음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연명치료의 허와 실, 종말기의 영양 공급법과 같은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은 물론,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후회하고 또 감사하는 것들까지 이야기하며 남은 생을 조금 더 잘 살기 위한 힌트를 건넨다.
생애 마지막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 삶을 뒤흔들고, 준비되지 않은 죽음은 죽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보내주는 입장에서도 후회를 남긴다. 조금 더 잘 해줄걸 하는 아쉬움, 아무것도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죄책감, 소중한 사람이 곁에서 사라진다는 상실감……. 그러나 남겨진 사람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기에, 2부에서는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새로운 일상을 살아갈 가족들의 입장을 더욱 세세하게 살펴본다. 후회와 죄책감, 상처로 얼룩지지 않는 배웅법과 죽음을 앞둔 사람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 책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마주한 다양한 이별과
‘죽음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
사람은 죽기 전 1년 사이에 평생 쓸 의료비의 절반가량을 쓴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병원에서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이어가다가 임종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죽음이나 가까운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꺼내는 것조차 피한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간병 소통전문가이자 간호사인 저자는 “많은 사람이 이미 나이가 들고 몸이 병든 뒤에야 비로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죽음이 눈앞에 닥쳤을 때 이런 고민을 하면 때는 이미 늦다”라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을 마주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애초에 ‘좋은 죽음’이란 게 있냐는 질문에 저자는 “좋은 죽음이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존엄을 유지한 채, 고통 없이 죽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우리 모두는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삶의 방식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고, 생을 매듭짓는 순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마주한 수많은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에 대처하는 다양한 태도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건넨다.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헤어짐을 준비하는 가족도
영원한 이별이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 서로가 알아둬야 할 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가족은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와는 다른 종류의 고통을 짊어진다. 예를 들어 아픈 부모의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자식은 그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한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부모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인 것 같아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할 때부터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이에 대한 생각을 미리 가족과 나누지 않은 탓에 어정쩡한 방식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남은 생을 맡겨버리곤 한다. 앞의 사례처럼 떠나는 사람의 남은 생을 결정해야 하는 가족은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이는 갈등을 낳거나 그들의 인생에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죽음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입장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슬픔을 딛고 살아가야 할 가족들의 입장도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순간에는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죽기 전에 아쉬움과 죄책감, 후회가 남지 않기 위해서는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하며, 죽은 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애도를 표하는 것이 좋을까. 16년간 수많은 환자의 종말기를 함께하며, 환자의 고통은 물론 가족들의 아픔까지 지켜본 저자는 “죽음은 떠나는 사람과 보내주는 사람이 함께 준비해야 할 일”이라고 이야기하며, 헤어짐을 준비하는 가족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은 이미 소중한 사람을 보내준 이에게는 후회와 상처를 보듬어주는 위로를 건네고,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후회 없는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실용적인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죽음을 배워야하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마냥 슬프지도 않고 관념적이지도 않다. 저자가 의료 현장에서 죽음을 마주하며 겪은 일화를 생생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말다툼을 하고 나간 날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게 된 소녀와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울부짖는 가족, 병동에서 자살한 어느 암 환자의 이야기까지, 그녀가 만난 죽음의 모습 또한 다양하다. 담담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고, 모순적이게도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셈이다. 죽음을 늘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막상 그때가 되면 초연하게, 현실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그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죽을 때가 되어서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 나 자신은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언젠가 죽게 될 우리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나는 본인이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나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라면 홀로 죽는 것도 전혀 고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불행한 일도 아니다. 그곳이 그 사람에게는 가장 안정감을 주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장소였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 그 장소는 자신이 선택했을 것이고, 원래 어디서 죽든 간에 죽을 때는 오직 혼자다.
- <고독사는 정말로 불행한 죽음인가> 중에서
“‘엄마야말로 죽어버려!’라고요. 그랬더니 그날 엄마가 교통사고로 진짜 죽어버렸어요.” 그녀의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르지만, 미키는 엄마에게 들었던 말이 얼마나 상처였는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미키는 자신이 엄마에게 한 말을 더 가슴 아파했다.
-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을 추억하며> 중에서
부모님을 죽일 수는 없다는 가족의 마음, 가능한 한 오래 살기를 바라는 주변의 선의, 어떤 환자도 내버려 둘 수 없는 의료진의 입장. 그 누구도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뒤섞이면서 의도치 않은 지옥이 시작된다.
- <죽을 때가 되어서도 죽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는 그 사람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이 최대의 애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설령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더 이상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커다란 불효다’라는 말의 표면적인 해석에 얽매여 후회하지 말자. 불효자라는 말에 짓눌려 있던 마음을 비우고, 후회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도 괜찮다.
-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면 불효자일까?> 중에서
“엄마, 왜 그러세요? 무슨 말이 하고 싶어요?” 큰딸이 물었지만 바싹 마른 가요 씨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집에…… 가고 싶어…….” 가요 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 <집에 가고 싶다는 엄마의 마지막 부탁> 중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이것이 최선인가, 달리 선택지는 없는가’ 하는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하지 않고 상황을 회피하기만 한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도 타이밍을 놓쳐 후회만 남게 된다. 가능 여부만 따지지 말고, 책임 여부를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자.
- <소중한 사람을 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각오가 필요하다> 중에서
지나간 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 ‘나중에’라고 말하며 지금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지금 놓쳐버린 이 순간이 나중에 생각하면 가슴 시리도록 아픈 후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 <내가 죽을 때는 누가 곁에 있어줄까?> 중에서
우리는 죽은 뒤에도 남은 가족들의 마음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니 죽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의연하고 씩씩하게 살아온 모습을 그들의 기억 속에 남겨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남겨진 가족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 <죽기 전까지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이유> 중에서
“이제 가망이 없으니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겠습니다.” 어머니는 오열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 말다툼을 했어요. 잘 다녀오라는 말도 못 했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알았더라면 조심히 다녀오라고 했을 텐데…….” 듣는 내 가슴도 찢어지는 것 같았다.
-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중에서
리키의 어머니는 그가 아직 건강했을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리키, 자전거 탈 때는 항상 차 조심해. 엄마는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살 수가 없어.” 그랬더니 리키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조심할게. 하지만 엄마는 살아갈 수 있을 거야.”
-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가장 간절한 리키의 소원> 중에서
나는 그동안 생이 얼마나 찰나의 순간인지 몰랐다. 어쩌면 ‘살아 있는 시간’을 얕잡아봤을지도 모른다.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일에 충실했어야 하는 날들에 사랑하기를 소홀히 한 대가는 작지 않았다.
-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