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인의 시집에 대한 평설을 준비하며 덮어놓고 추종하거나 칭찬하는 방식 대신, 세간에 잘 알려진 사실과 이력을 넘어 작가가 써내려간 시의 행간이 무엇을 말하는지, 왜 그런 문장을 선택했는지, 더 나아가 작품 전개와 구성은 왜 그런 방식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출판사 리뷰
평설
“서정抒情은 이런 것이다”라는 결론을 두고 창조적 시詩를 쓰는 작가 김병님의 시세계
작가의 인생 전부를 걸고 글을 쓰며 현대 한국여류문학사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시인 김병님이 인생과 자연을 탐구하는 첫 시집을 상재했다.
시인에게 글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에 대한 답은 독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시인에게 시 창작기법 혹은 문학사상은 독자에게 교훈적 메시지 전달을 매개하고 실천하는 수단이기 이전에 그 자체가 하나의 사상이었다.
필자가 아는 시인 김병님은 치열한 공부와 여성으로서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분투의 과정들과 자신의 폭넓은 자아를 위해 단련하고 문학적 자세를 키워온 노력형 시인이다. 물론 시인의 시를 어떻게 읽어낼지는 전적으로 시집을 읽는 독자들의 몫이다.
시인의 시집에 대한 평설을 준비하며 덮어놓고 추종하거나 칭찬하는 방식 대신, 세간에 잘 알려진 사실과 이력을 넘어 작가가 써내려간 시의 행간이 무엇을 말하는지, 왜 그런 문장을 선택했는지, 더 나아가 작품 전개와 구성은 왜 그런 방식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김병님의 시는 어렵지 않고 순수하며 사물을 관조하는 깊이에서 그녀의 연륜과 깊이를 알 수 있다. 천천히 제대로 음미해서 읽다보면 시를 읽는 독자의 가치관도 분명 시인을 닮아가고 있으리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시집이 김병님의 시집 『꽃비는 나를 스쳐지나가고』라는 확신이 들었다.
시인은 자기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시인의 삶은 글을 쓰기 전과 글을 쓴 후의 생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늦은 나이에 입학한 전주대학교 국어국문과의 배움도 모자라 졸업 후 다시 방송대 국어국문과를 재입학하는 열정만 봐도 그녀가 갈구하는 글에 대한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가 있다.
작가 김병님에게 있어 남은 생에 가장 소중한 가치를 묻는다면 끝없는 공부와 노력으로 시를 쓰며 현실의 모순을 극복해내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인의 시집이 독자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을 그 때가 오고 있음을 필자는 알고 있다.
자기만의 글을 만들 수 없었던, 혹은 자기 글을 의도적으로 포기했던 여류 작가들의 고뇌를 김병님의 시에서 읽어낼 수 있다. 비록 그 고뇌의 성격이 이해하는 평론가의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필자는 김병님의 서정에 내제되어 있는 미래 가치를 믿는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한 집안의 며느리로, 시어머니로, 일과 공부, 그리고 글과 시로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여성의 힘을 전하려는 그녀의 사명이 눈부시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시로 혁명을 논할 수도 있고, 동인들과의 대화를 통한 구전으로도 혁명을 논할 수도 있지만, 이런 현상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꽃가루와 같은 것이다. 싹이 트고 줄기가 뻗어 무성한 여름날을 지나 열매를 맺을 때가 되면, 꽃가루의 시절은 가뭇하게 잊히고 만다.
잊히는 존재, 그리고 잊을 수 있는 존재는 시로 위로받을 만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도 언젠가는 잊혀지는 존재가 될 것이고, 그 잊혀 지는 존재를 노래하다 보면 김병님의 시가 생각나 다시 그녀의 시집을 펼치고 눈물 흘리는 시간이 올 것이라 짐작한다.
존재는 잊혀지더라도 시인 김병님이 쓴 시나 글은 잊혀지지 않고 후세 대대로 이어지는 시집으로 남아 두고두고 읽혀진다면 결코 시인 김병님의 생도 꽃가루처럼 날아가지 않고 윤동주나 김수영 모윤숙의 영혼처럼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로 독자들과 교감하는 시인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꽃비는 나를 스쳐지나가고> 시인의 혼을 담아 상재한 첫 시집이 독자들의 가슴에 편안하고 오래오래 남을 수 있는 글로 한국현대문학사에 길이길이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이현수 (시인, 새한일보논설위원)
목차
차례
추천의 글 / 작가의 말
제1부 초야를 놓칠세라
저만치 피어있는 진달래
반란의 향기
봄
88번 종점
솎아내다, 꽃을
붉은 혁명
초록식단
민들레꽃
유채꽃
복수초
초야를 놓칠세라
바다
휴일의 오후
아침이슬
햇살 한 자락 붙잡고
머루 먹고 다람쥐 뛰어놀고 (새벽)
머루 먹고 다람쥐 뛰어 놀고 (정오)
머루 먹고 다람쥐 뛰어놀고 (밤)
변산 바닷가
신발
가을 그대들 그리고 나
국화
오늘 가을이 휴업중입니다
해바라기
당신의 향기가 바람결에
눈꽃
제2부 꽃비는 나를 스쳐 지나가고
담쟁이
꽃 벙그는 비명소리
꽃비는 나를 스쳐 지나가고
경계선
상치아재비
동백꽃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
초록잎에 이슬
섬진강 김용택 시인 집을 다녀와
들녘의 초록 봄
삼일절
오후 햇살
금계국
독도에 나의 발자욱을 남기고
너의 욕심
숨어든 사랑
새만금 비응도
할머니의 치마폭
여수밤바다
빨래
가을
저무는 해질녘
분홍
라온의 커피숍에
석류
사랑의 미소
덜컹
붕어빵
제3부 가슴에 부는 소슬바람이 눈부시다
향기
숨어버린 봄
광양 홍쌍리 매실가의 봄
섬진강 언덕에서
봄까치꽃
모란꽃
너의 존재
봄꽃 휘감는 길목에서
하얀 꽃이 되어
붉은 심장
사랑은 불꽃처럼
그 꽃의 하루
텃밭에 오이향이 묻어 날 때
질투
노랑 어리연꽃
햇볕 쏟아지는 저수지 길에서
비상 - 민들레꽃
폐지 줍는 할아버지
해바라기
가자 그 꽃밭으로
가을
가슴에 부는 소슬바람이 눈부시다
포도주
설명절
너라는 걸! 잊지마
제4부 불어오는 바람따라 향기를 느끼고
매화꽃 웃는 날
언덕길에
인생 쉼표
봄 세일 중
매화향
담장 너머로 한 발짝
절정
꽃비 휘날리던 날
변산 바람꽃
이 계절에 도착한
삶 1
삶 2
금계국
불어오는 바람따라 향기를 느끼고
첫사랑
연꽃
한옥마을에서
석류
그의 반쪽이 되어
결실
가을 풍경에 걸린 바람
가을
유년의 뜰
2022년의‘범(虎)’
속살대는 발자국
눈이 오더라
해설 / 이현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