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살면서 꼭 읽어야 하는 문학을 소개하는 <소전서가>에서 연재 90주년 기념이자 전시 <구보(仇甫)의 구보(九步)>의 일환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새롭게 펴낸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한국 문학사에서 형식과 두드러지는 모더니즘적 경향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읽히고 있다. 신문에 연재로 발표한 이 소설은 <하융>이라는 이름의 삽화가가 함께했다. <하융>은 바로 박태원의 예술적 친우였던 작가 이상이었다. 당시 문화, 예술의 첨단에 서 있던 두 모던 보이의 친분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상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삽화를 맡았다는 사실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다.
최초로 연재 당시 같이 선보였던 이상의 삽화 29점을 수록하여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나란히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화가를 꿈꿨던 이상은 당시 서양의 예술사적 흐름에도 눈이 밝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경향은 삽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큐비즘을 연상시키거나, 콜라주 형식을 연상시키는 삽화들을 볼 수 있다.
당시 경성의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처음 보는 형식의 시도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점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형식적인 도전도 떠올리게 한다. 뚜렷한 서사 없이 경성을 방황하는 것을 받아적은 듯한 형식을 이상의 삽화와 함께 읽을 때, 두 사람이 공유한 예술적 경험을 조금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 리뷰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연재 90주년 기념
경성의 모던 보이 박태원과 이상
두 문학 친구가 함께 연재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새롭게 읽다
이상 삽화 29점 전문을 수록한 최초의 단행본
살면서 꼭 읽어야 하는 문학을 소개하는 <소전서가>에서 연재 90주년 기념이자 전시 <구보(仇甫)의 구보(九步)>의 일환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새롭게 펴낸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한국 문학사에서 형식과 두드러지는 모더니즘적 경향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읽히고 있다. 신문에 연재로 발표한 이 소설은 <하융>이라는 이름의 삽화가가 함께했다. <하융>은 바로 박태원의 예술적 친우였던 작가 이상이었다. 당시 문화, 예술의 첨단에 서 있던 두 모던 보이의 친분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상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삽화를 맡았다는 사실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최초로 연재 당시 같이 선보였던 이상의 삽화 29점을 수록하여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나란히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화가를 꿈꿨던 이상은 당시 서양의 예술사적 흐름에도 눈이 밝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경향은 삽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큐비즘을 연상시키거나, 콜라주 형식을 연상시키는 삽화들을 볼 수 있다. 당시 경성의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처음 보는 형식의 시도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점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형식적인 도전도 떠올리게 한다. 뚜렷한 서사 없이 경성을 방황하는 것을 받아적은 듯한 형식을 이상의 삽화와 함께 읽을 때, 두 사람이 공유한 예술적 경험을 조금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박태원과 이상을 연구해 온 연구자 유승환과 김미영 교수는 대담을 통해 소설의 구성과 형식의 새로움 뿐만 아니라 인쇄 매체를 이해하는 두 사람의 방식, 당시 시대적 상황과 구인회 등 이들 주변의 문우들의 이야기까지 차근히 풀어나간다. 또한 소설을 수수께끼로 몰아가는 동시에, 박태원의 다관점적인 글을 그림으로 표현해 낸 이상의 삽화를 구석구석 살핌으로써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뛰어넘는 이해를 제안한다. 또한 독자들이 책을 살피며 떠오르게 될 질문 위주로 대담을 구성하여 책에 다가가기 쉽게 돕고 있다.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최고 상인 골든 레터를 수상한 디자이너 그룹 신신의 디자인으로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감각적이고 텍스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박태원의 글과 이상의 그림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책의 발행과 함께 소전서림 북아트갤러리는 2023년 10월 13일부터 2024년 1월 28일까지 전시 <구보(仇甫)의 구보(九步)>를 개최한다. 주인공 <구보>’의 산책 경로를 중심으로 하여 9개의 스팟으로 구성되는 전시는 1934년의 경성에서 시작하여 현실과 허구 사이를 오간다. 박태원의 소설과 관련된 다양한 옛 자료들을 살펴보며 그의 문학적 행보를 되짚는 시간을 가지며,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다.
편집자의 추천글
지금 우리가 다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읽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1930년대에 쓰인 이 소설은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뚜렷한 서사 없이 구보 씨가 걷는 길을 따라 걷고, 그의 쓸쓸한 중얼거림을 엿들을 수 있을 뿐이다. 이 고독한 모던 보이의 곁에는 벗이 있었다. 자주 다방에서 마주 앉아 서양의 문학, 예술 이야기를 경성의 누구보다도 빠르게 꺼내어 보던 이들. 이 벗은 <하융>이라는 이름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신문 연재 삽화를 맡기도 한다. <하융>의 다른 이름은 <이상>이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명성에 비해 이상이 그 삽화를 맡은 사실은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의 시작점은 최초로 박태원의 글과 이상의 삽화를 같이 보고자 하는 지점에 있다. 구보의 곁에 그의 벗 하융을 다시 데려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두 사람과 그들이 소속된 구인회의 우정이 만들어 낸 예술적 성취를 다시 보게 되었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연재되던 조선중앙일보의 문예면은 구인회의 구성원이던 소설가 이태준의 지휘 아래 구성되었다고 한다. 이상은 같은 시기 「오감도」도 연재했다. 여전히 독자들에게 난해하기로 유명한 「오감도」는 결국 당시 독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로 연재가 중단되었다. 이태준은 사표를 품에 넣고 다니면서도 이상이 지면에 글을 실을 수 있도록 도왔다. 1934년 여름, 조선중앙일보 문예면에 나란히 쓰였을 그들의 이름을 다시 그려본다. 일제강점기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와중에도 문학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뭉쳤을 그들의 우정을 조금이나마 이 책에 담아보고자 했다.
역사의 흐름 속에는 늘 새로운 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순간이 있다. 문학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더니즘>은 거대한 서사에서 각자의 내면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시도였다. 그리고 문학만을 위한 문학이 되고자 했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도 이러한 시도 속에 있는 소설이다. 100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 이 새로운 시도를 다시 읽는다는 것은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시도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모색의 일환이 될 것이다. 계속해서 <소설>이라는 장르가 문학에서 자생하며 저변을 넓혀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여기에 담긴다.
책 속에서 구보 씨는 유독 <고독>이라는 단어를 자주 꺼낸다. 스스로에게서도, 길을 걷는 이름 모를 행인들에게서도 <고독>을 목격한다. 1930년대 경성과 2023년의 서울은 다르고도 같다. 풍경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지만, 이 도시 속을 걷는 사람들은 여전히 저마다의 <고독>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손에 가볍게 들어오는 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지니고 서울을 하루 종일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독자들의 걸음이 시작될 때 이 책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대담자
김미영
현 홍익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서울대 국문학과에서 수학하고 문학 박사를 받았다. 문학 평론가로도 활동하며 아마추어 화가로 1회의 개인전, 다수의 동인전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근대 문학과 한국 근대 미술의 상호 작용에 관한 연구를 하였고, 이상과 관련된 연구도 하였다. 이상과 관련된 논문에는 「이상의 문학과 꼴라쥬」(2010), 「큐비즘으로 본 이상의 문학」(2016), 「이상의 소설에 나타난 죽음과 신, 그리고 니체적 사유」(2017) 등이 있다.
유승환
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 국문학과에서 수학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 소설에 나타난 하위 주체의 모습을 근간으로 한국 근현대 소설사의 정치성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태원과 관련된 주요 논문으로 「시선의 권력과 식민지의 비가시성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악마』에 나타난 질병의 의미」(2017), 「스펙터클에 맞서는 문학의 언어 - 박태원의 『계명 산천은 밝아오느냐』론」(2015) 등이 있다.
김미정
도서 기획 편집자. 고전 문학, 예술, 건축 등의 분야를 아우르며 책을 만들었다. 현재 소전문화재단에서 문학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디자인
신신
신해옥 디자이너와 신동혁 디자이너가 2014년 결성한 디자이너 그룹이다. 신해옥 디자이너는 책을 구조로 삼아 텍스트, 이미지, 페이지를 서로 교차시키며 직조해나가며 관계성을 탐구하며, 신동혁 디자이너는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나 양식, 관습, 전통, 이론 등을 재료 삼아서 ‘지금, 여기’라는 맥락에 걸맞는 결과물로 갱신해 내는 방식을 고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큐레이터, 에디터, 작가들을 비롯한 여러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와 협업하며 책, 도록, 포스터, 전시 아이덴티티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고 있다. 2021년 책 『FFEUILLES』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골든 레터를 수상했다.
기획
소전문화재단
누구나 문학을 곁에 두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담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서를 장려하고 문학 창작을 후원하는 문화 예술 재단이다. 문학 전문 도서관 소전서림과 북아트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한낮의 거리 위에서 구보는 갑자기 격렬한 두통을 느낀다. 비록 식욕은 왕성하더라도, 잠은 잘 오더라도, 그것은 역시 신경 쇠약에 틀림없었다.
갑자기 걸음을 걷기로 한다. 그렇게 우두커니 다리 곁에 가 서 있는 것의 무의미함을 새삼스러이 깨달은 까닭이다. 그는 종로 네거리를 바라보고 걷는다. 구보는 종로 네거리에 아무런 사무도 갖지 않는다. 처음에 그가 아무렇게나 내어놓았던 바른발이 공교롭게도 왼편으로 쏠렸기 때문에 지나지 않는다.
구보는 다시 밖으로 나오며, 자기는 어디 가 행복을 찾을까 생각한다. 발 가는 대로, 그는 어느 틈엔가 안전지대에 가 서서, 자기의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한 손의 단장과 또한 손의 공책과?물론 구보는 거기에서 행복을 찾을 수는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태원
모험을 마다하지 않은 모더니스트, 경성의 모던 보이 구보 박태원.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세에 일본 호세이대학 법정학과에 입학하였으나 1학년을 마치지 못하고 중퇴했다. 짧았지만 일본 유학은 그의 예술적 경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귀국 후 21세 『신생』 10월 호에 단편 「수염」을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33년 순문학적 목표로 결성된 이태준, 김기림, 정지용, 이상 등의 구인회에서 문학적, 예술적 교류를 활발히 했다. 이후 1934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신문에 연재, 1936년 소설 「천변풍경」을 발표함으로써 일제 강점기 경성의 세태를 문학에 담아냈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후 월북했다. 1962년 대하 역사 소설 『계명산천은 밝아오느냐』, 1986년 『갑오농민전쟁』 등을 집필하였다. 1986년 북한에서 병으로 타계했다. 월북을 이유로 분단 이후 그의 작품은 금기시되었으나 1988년 월북 작가 해금 조치와 함께 다시 국내 문단과 독자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목차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출판사 사은품] <구보의 구보> 전시 티켓
[알라딘 사은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이상의 삽화 <컴 히어> 찻잔 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