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한 마리의 짐승을 길들이는 일 같아요. 내가 만든 우리는 아름다운데 이 짐승은 내가 제공한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머리를 들이받으며 날뛰고 큰 소리로 울기도 합니다. 시를 쓰는 일도 어쩌면 나만의 언어를 길들이는 일 같아요. 아름답고 반짝이는 말들과 날카롭고 번쩍이는 언어를 온몸으로 끌어안을 때 내 품 안에서 몸부림치던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몸을 내어주다가 어느 순간 팔을 뻗어 나를 끌어안네요. 이렇게 만난 경이는 어떤 문장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여기 네 명의 시인이 이러한 순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강하영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내어주면서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유년기의 기억을 돌이켜 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그의 시를 읽으면 “캐릭터 스무디”를 마시며 나무 벤치에 앉아 “아이들의 행복한 함성소리”에 둘러쌓인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거나, 처음으로 엄마 몰래 마셔 본 믹스 커피의 맛에 “곰돌이의 둥근 눈”으로 바라보았던 세상을 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보름달 시인은 달콤쌉쌀하지만 근사한 인생의 맛을 펼쳐 보여줍니다. “삼남매 옹기종기” 모여 나누었던 “세모난 조각 하나”의 행복한 기억과 “무거운 발자국”을 가볍게 들어올려 차가운 아스팔트를 마구 달려가게 하는 “말간 얼굴”의 “아이들”이 그의 시 안에 있습니다. 때로 삶이란 “처음의 동그란 은빛”을 잊어버리게 하고 “백 가지도 넘”는 “울음의 소리”를 만들게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마음에 남아 있는 희망의 “호흡”을 이어가게 하니까요.
박은주 시인은 삶의 아이러니를 끌어안고 “독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단 한 곳”을 찾는 여정을 시를 통해 보여줍니다. 왜 시와 세상은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힘”으로 연결되어 있을까요. “흑과 백”으로 단순하게 나누어 설명할 수 없으니까 아름답고 이상하게 “많이 웃고 행복”해야 하겠지요. “줄지 않”는 “샴푸”의 비밀처럼, 정말로 세상에는 아직 “요정이 같이 살”고 있으니까요.
추효림 시인은 “기억의 유통기한”이 “긴” “마법 세상의 주인공”들을 불러 냅니다. 그러나 이 주인공들은 어른이 되기 위한 시련을 겪고 있네요. 영웅은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해 반드시 시련을 거쳐야 한다는데 “미완성의 어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의 시를 읽으며 새삼 놀라게 됩니다. 지금의 어른들이 모두 “다 바다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고 지낼지라도, “해수욕장” 앞에서 “종종걸음 치”고 “파랑을 사랑”할 수밖에 없기에. “내키지 않는 여정”일지라도 “막다른 길”이 보이지 않으니까, 계속 시- 해 보자구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강하영
경험하는걸 정말 좋아합니다.시를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더 많은걸 경험하겠습니다
지은이 : 김보름달
회사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적막하고 고요한 시간,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느끼며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따라 글로 써내려 가고 싶습니다.
지은이 : 박은주
결국은 삶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15년차 카피라이터이자 쓰는 사람으로, 이제 첫 책을 세상에 내밀어봅니다. 첫눈처럼 설렙니다.
지은이 : 추효림
차분한 통찰 뒤에 뜨거운 호기심을 지닌 ‘푸른 불꽃’으로 살아갑니다. 들불이 번지듯 빠르지만 섬세하게, 오늘도 물음표의 불씨를 나르고 있습니다.
목차
강하영 어느 한 그곳에서 外 10편 8
김보름달 수박의 맛 外 9편 28
박은주 황금 해파리 外 8편 50
추효림 미완성의 진화론 外 9편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