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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이야기하기
육체, 질병, 윤리
갈무리 | 부모님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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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암을 겪은 사회학자 아서 W. 프랭크의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는 질병 연구 분야에서 폭넓게 인용되는 저작으로, 이야기하기의 치료적 역할을 강조한다. 이 책은 아픈 사람들, 의료 전문가들, 문학 이론가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독자층에 영향을 미쳐 왔다. 저자에 따르면 몸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그 경험을 말하는 것에 달려 있다. 저자는 질병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해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서술 방식을 복원, 혼돈, 탐구 등 세 개의 서사로 구분한다. 또 질병, 장애, 또는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집합적으로 가리키는 용어인 “회복사회”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의 윤리적 함의를 탐구한다.

올리버 색스, 아나톨 브로야드, 노먼 커즌스, 오드리 로드 같은 작가들의 저작과 다양한 질병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프랭크는 질병 이야기들을 수집했다. 길다 래드너의 난소암과의 투쟁처럼 널리 알려진 이야기도 있고 암, 만성피로증후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사적인 증언도 포함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고통에 대한 설명이면서 도덕적 선택들을 담고 있으며 사회적 윤리를 가리킨다. 이 책의 처음 장들은 체현에 대하여, 마지막 장들은 말하기와 듣기라는 윤리적 행위로서의 증언과 증인에 관하여 다룬다.

이 새로운 2판에 더해진 ‘2013년 영어판 서문’에서 프랭크는 1판을 쓸 때의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시대에 관해 기술한다. 그리고 ‘2013년 영어판 후기’에서 이 책의 주장은 이야기하기와 경험, 질병을 서술하는 다른 양식들, 희망에 대한 논의로 크게 확장된다. 1판을 쓸 당시의 저자 자신의 삶과 그 책 자체의 결론에 대해 숙고하면서, 프랭크는 우리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이야기하기가 갖는 힘을 상기시킨다.

  출판사 리뷰

암을 겪은 사회학자 아서 W. 프랭크가 이야기하는 ‘아픈 몸’
아서 W. 프랭크(1946~ )는 캐나다 캘거리 대학의 사회학과 명예교수이다. 프랭크는 몸의 사회학 분야, 특히 질병의 경험과 서사, 생명윤리, 임상윤리, 돌봄윤리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해 왔으며,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강연을 해 왔다. 1991년에 프랭크는 39세에 겪은 암과 심장질환 투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 At the Will of the Body (한국어판 :『아픈 몸을 살다』, 봄날의책, 2017)를 출간했다. 몇 년 후 프랭크는 암 재발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불안과 공포를 겪었고, 치료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질병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에 대해 숙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1995년에 출간한 책이 The Wounded Storyteller (한국어판 : 『몸의 증언』, 갈무리, 2013)이다. 이 책은 다양한 1인칭 질병 이야기들을 대상으로 서사 분석을 수행했는데, 미국의 국립암생존자연합(NCCS)에서 수여하는 나탈리 데이비스 스핀간 작가상을 수상했고 질병의 사회학, 의료 서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프랭크는 2013년에 서문과 방대한 후기를 추가하여 이 책의 2판을 출판하였고, 이번에 갈무리 출판사에서는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라는 제목으로 ‘2024년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을 새로 수록하여 이 2판의 완역본이자 『몸의 증언』의 개정증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아픈 사람과 관련된 세 가지 서사 유형 : 복원, 혼돈, 그리고 탐구
이 책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질병 서사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인용된 부분은 복원, 혼돈, 탐구 등 세 가지의 서사 유형이다. 프랭크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서사는 질병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해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서술 방식들이다.

복원(restitution)의 서사
복원의 서사는 다시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의학/의료 체계가 아픈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지배적인 서사인데, 의료 종사자들은 어떤 경험이든지 건강을 회복해 가는 과정의 서사 안에서 이해되기를 바란다. 아픈 사람들은 갑자기 삶을 뒤흔드는 질병을 진단받고 자신들의 경험을 조직할 일관된 서사가 부재한 ‘서사적 잔해’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때 의학은 진단과 치료 계획, 그리고 건강이라는 목표를 통해 서사적 잔해를 복원의 서사로 조직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프랭크에 따르면 복원의 서사는 아픈 사람이 경험하는 것을 너무 많이 빠뜨린다. 무엇보다도, 복원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나는 그러한 복원 서사에, 무엇보다도 의사를 주인공으로 세우고 나를 그 영웅적 업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방식에 점차 저항해 나갔다. 나는 분명 그 이야기에 속해 있었지만, 그것은 결코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33쪽)

혼돈(chaos)의 서사
둘째 유형은 질병이라는 폭풍우에 난파당한 상태에서의 웅얼거림과도 같은 혼돈의 서사이다. 혼돈은 복원의 반대다. 혼돈의 플롯은 삶이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서사적 질서가 부재하기 때문에 이야기들은 혼돈 상태다. 연속성도 없고 식별 가능한 인과성도 없이, 사건들은 스토리텔러가 삶을 경험함에 따라 말해진다. 저자는 혼돈의 서사를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복원의 서사에는 내 질병의 혼돈을 다루는 대목이 없었다. 혼돈에 해당하는 시기는 급속도로 악화하는 고환암이 처음에는 운동에 의한 부상인 근육 긴장으로, 이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암은 아닌 듯한 어떤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오진 받은 수개월의 시간이었다.”(33쪽) 복원의 이야기가 선호되는 것만큼이나 혼돈의 이야기는 불안을 야기한다. 혼돈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이 의존하고 있는 버팀목이 얼마나 빨리 쓰러져 버릴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탐구(quest)의 서사
마지막으로 탐구의 서사는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탐구의 이야기들은 질병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용하고자 한다. 탐구의 서사에서 질병의 경험은 일종의 여행으로서 이 여행은 애초에 어떤 목적지를 향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과정을 통해 목적지를 발견하게 된다. 질병은 여행이라는 사건이며, 이 여행은 나중에 가면 탐구가 된다. 무엇이 탐구의 대상이 되는지는 결코 완전히 명백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탐구는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것이라는 아픈 사람의 믿음에 의해 규정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아는 다시 형성된다. 탐구는 전체로서의 삶에 질병이 통합된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자아의 위축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프랭크는 이 서사 유형들이 상호배타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이것들이 유일한 서사 유형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질병 경험 이야기하기의 윤리적 의미
『아픈 몸을 이야기하다』에서 질병 서사의 유형을 분류하는 것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의 윤리적 의미이다. 북미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유명 인사들의 질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들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웃음 치료’의 창시자로 알려진 노먼 커즌스, 환상통의 경험에 관한 책을 쓴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유방암 생존 경험을 여성들과의 정치적 연대로 확장하고자 한 오드리 로드 등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례들이다.
그러나 프랭크는 다양한 질병 모임에 참여하면서 만난 ‘보통 사람들’의 질병 경험과 그 경험의 발화에 더욱 주목한다. 그는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증언하기에 비유하면서 이것이 개인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 아픈 것은 그 누구와도 비교되거나 공유될 수 없는 개인의 고유한 경험이지만 그 누구도 혼자서 이 경험을 형성할 수는 없다. 저자에 따르면 질병의 사회적 성격을 인식하고 질병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타자를 위한,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윤리로 나아가는 중요한 길이다.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 몸의 윤리 : 이야기하기와 이야기듣기
질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증언의 행위다. 이는 질병의 경험과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질병을 ‘극복’하였거나 질병으로부터 ‘생존’한 것 이상의 윤리적 무게를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질병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증인이다. 그들은 자신의 질병을 일차적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나아가 타인에게 증언해야 할 도덕적 책임을 짊어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증언을 들어줄 청자/독자의 존재다. 저자는 홀로코스트 증언을 예로 가져와 고통을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의 어려움을 논의한다.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질병의 이야기는 단지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만의 몫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처를 듣고자 하는 타자의 의지가 필요한 협업이다. 저자는 아픈 몸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기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타자와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타자를 치유할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의 윤리라고 말한다. 화자가 질병 이야기를 개인적 경험의 역사로서 증언하고, 청자가 그 증언을 받아들여 또 다른 타자에게 증언하는 과정을 통해, 아픈 몸이 하는 증언은 아픈 몸에서부터 시작하여 다른 아픈 몸으로 이어지는 윤리적 실천이 된다.

당신도 회복사회(remission society)의 일원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되는 주요 개념 중의 하나인 ‘회복사회’는 우리가 단순히 질병을 나와 무관한 것, 설령 나에게 오더라도 지나가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 회복사회는 ‘완쾌’와 ‘투병’ 사이에 존재하며 양쪽 모두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을 집합적인 의미로 가리키는 용어다. 구체적으로 회복사회의 구성원들은, 질병을 앓았던 경험으로 인해 재발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 당뇨병이나 알레르기 등으로 식이요법 등의 관리를 계속 해야 하는 사람들, 각종 인공기관과 함께 사는 사람들, 만성질환자, 장애인, 폭력과 중독으로부터 “회복 중인”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가족들까지도 포함한다.
한국 사회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였고 젊은 층을 포함하여 만성질환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설령 질병에서 회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질병의 트라우마적 효과를 살아가는 내내 겪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본다면 살아가는 동안 회복사회에 단 한 번도 속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회복사회의 개념은 건강이 정상이고 질병이 이상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이 허구적이라는 것과 질병의 직·간접적 경험이 언제라도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 아픈 몸은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
질병의 경험이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부여되는 시련이 아니라 인간인 이상 언제든지 질병과 ‘함께’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아픈 사람이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이전과는 다른 틀로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는 점도 받아들이게 된다. 질병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은 그 사람의 삶을 안내해 주던 지도와 나아갈 목적지를 상실하기에 새로운 지도와 목적지를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픈 사람들이 의학적 전문지식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전문가들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던 문화로부터 그들이 자신의 아픈 경험을 명명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필요를 느끼는 문화로 시대적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이것을 모던 시대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차이로 설명한다. 포스트모던 시대에도 여전히 모던 의학은 지배적인 담론이지만, 아픈 사람은 자신이 겪는 상처와 고통을 체현된(embodied)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자 한다. 이야기가 체현된다는 것은 그것이 단지 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 발화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이는 자아가 몸과 분리될 수 없으며 자아는 그 자체로 몸-자아임을 의미한다. 아픈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지배적인 의료 서사에 의해 삭제되거나 억압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자신의 자아가 파괴되는 경험을 거치면서 자아를 다시 형성하고자 한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그러나 계속될 것이고 계속되어야 할 스토리텔링
저자는 새로 쓴 후기에서 의료 담론 내에서 정보 전달과 기술적 설명이 우선시됨으로써 질병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링이 위협에 처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질병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고 계속될 것임을 주장한다.
이 후기에서 저자는 두 가지 논점을 제시하는데, 첫째로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 1판에서 제시한 세 가지 서사 유형(복원, 혼돈, 탐구)을 보완하는 다른 세 가지 서사 유형, 즉 정상적인 삶 서사(life-as-normal narratives), 빌린 이야기(borrowed stories), 부서진 서사(broken narratives)에 대해 상세히 논의한다. 정상적인 삶 서사는 질병을 최대한 가려서 겉보기에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려는 것인데 이는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만 가능하다. 빌린 이야기는 자신에게 가능한 서사적 자원이 없을 때 대중문화 등에서 잘 알려진 이야기를 가져와 자신의 삶에 차용하는 것이다. 부서진 서사는 아픈 사람이 발화 능력이나 기억력의 문제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에 그 사람을 돌보는 사람과 공동으로 구성하는 이야기다.
둘째로 1판에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았던 주제인 희망과 용기가 어떻게 질병의 이야기들 속에서,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1판에서 의도적으로 희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희망을 강조하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단순한 낙관주의로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후기에서 저자는 자동사적(intransitive) 희망을 제안하는데, 이는 특정한 목표나 대상이 없는 희망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 희망은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는 상태로서의 미래를 믿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용기는 삶이 언제나 예기치 않은 미래로 가득하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이라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을 받아들일 용기를 가리키는데, 이는 비관이나 절망이 아니라 그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이 후기의 결말에서 저자는 어떤 이야기도 이야기들의 그물망 속에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이 그물망은 이야기하기의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성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데, 모든 이야기는 고유한 실타래의 엮음이면서 동시에 전체의 그물망 속에서 다시 엮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픈 몸을 이야기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질병의 증인들이 만들어내는 증언의 그물망 속에 자리하는 경험이다.

나에게 생명윤리는 말하기와 듣기의 행위에서 시작하며, 윤리적인 것은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그리고 이러한 관심의 행위를 우리가 어떻게 서술하는지에서 시작한다.
― 2024년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언젠가는 모든 사람이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가 된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정체성은 우리의 약속이자 책임이며 재앙이자 존엄이다. 내가 여기에서 제시하는 “이론”은 그러한 약속을 충족하고 책임을 실행하도록 돕는 하나의 도구함(tool kit)이다.
― 서문

사람이 죽어가거나 장애가 영원히 남을 때 복원의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복원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른 이야기들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사적 잔해는 실제적인 것이 될 것이다.
― 4장 복원의 서사

  작가 소개

지은이 : 아서 프랭크
1975년에 미국 예일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해부터 캐나다 캘거리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몸의 사회학 분야 내에서도 특히 질병의 경험과 서사, 생명윤리, 임상윤리, 돌봄윤리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 왔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강연을 하고 있다. 1991년에 자신의 질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인 『아픈 몸을 살다』(봄날의책, 2017) 를 출간하였다. 이후 1995년에 질병의 서사에 대한 연구인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몸의 증언』, 갈무리, 2013 ; 2판, 갈무리, 2024)를 출간했고, 이 책으로 미국 국립암생존자연합에서 나탈리 데이비스 스핀간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 의료윤리에 중점을 둔 The Renewal of Generosity (2004), 이야기하기가 삶에 부여하는 힘에 대한 Letting Stories Breathe (2010), 셰익스피어의 ‘어두운 시절’에 대한 읽기 경험을 담은 King Lear (2022) 등이 있다.

  목차

2024년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
2013년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12
2013년 영어판 서문 28
서문 38
감사의 말 43

1장 몸이 목소리를 필요로 할 때 49
포스트모던 시대의 질병 55
회복사회 61
포스트모던 시대의 책임 71
이 책에 대하여 81

2장 질병과 관련한 몸의 문제들 93
몸의 문제들 99
몸의 네 가지 이념형 115

3장 이야기에 대한 요청으로서의 질병 135
서사적 잔해 136
중단과 목적 141
기억과 책임 146
자아를 되찾기 153
서사적 잔해와 포스트모던 시대 161

4장 복원의 서사 : 상상계에서의 질병 173
복원의 플롯 178
복구 가능한 몸 189
자아-이야기로서의 복원 194
복원의 힘과 한계 200

5장 혼돈의 서사 : 무언의 질병 209
비-플롯으로서의 혼돈 210
체현된 혼돈 217
혼돈의 자아-이야기 222
혼돈의 이야기를 존중하기 230

6장 탐구의 서사 : 질병, 그리고 소통하는 몸 239
여행으로서의 질병 241
탐구의 세 가지 측면 248
소통하는 몸 259
자아-이야기로서의 탐구 262
자아-이야기의 세 가지 윤리 268
탐구에서 증언으로 271

7장 증언 277
포스트모던 증언 280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 283
고통의 교육학 291
서사의 윤리 306
회귀와 위험 321

8장 절반의 열림으로서의 상처 329
고통과 저항 330
파괴된 자아 : 체현된 신경증 334
몸-자아의 재형성 342

2013년 영어판 후기 : 사라질 위기에 처한 스토리텔링 356
옮긴이 후기 407
인명 찾아보기 409
용어 찾아보기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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