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전봉준의 생애를 역사 · 전설 · 신앙의 3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역사의 무대에서 펼쳐진 전봉준의 삶을 살핀 다음, 전봉준에 관한 이야기나 전언이 전설로 남아있는 자료를 찾아보고, 전봉준의 생애가 종교적으로 재평가되는 구체적인 내용과 그 과정에 대해 구명하고자 했다.
출판사 리뷰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全琫準, 1855- 1895)은, 근대적 사상의 각성과 신분 질서의 타파를 불러온 위대한 혁명가이자 수만 명의 동학농민군을 지휘하여 반봉건과 반외세를 부르짖은 탁월한 장군으로 기억된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의 역사에 있어서 최초로 발생한 대규모 민중봉기로서 전 국토를 전쟁터로 변모시켰고, 이후 청일전쟁으로 이어져 한국 근대사의 전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불과 130여 년 전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던 전봉준에 대한 관련 자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찬란히 타오른 한 줄기 불꽃처럼 조그마한 자취조차 남기지 않은 인물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 일제에 의해 체포되어 교수형으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한 전봉준에 관한 이야기나 자료는 찾기가 매우 어려우며, 오늘날 그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 여부조차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형편이다. 그만큼 전봉준이 살았던 삶의 흔적은 매우 희미하기만 하다. 전봉준은 40세의 비교적 짧은 생애를 살았던 어쩌면 불행했던 인물이며, 그의 어록이나 행적에 대해서도 알려진 사실이 매우 부족하여 그의 온전한 생애를 복원하기에는 미비하기 짝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전봉준은 대다수 민중의 가슴에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으로 기억되어야 마땅한 위인이다. 전봉준에 의해 비로소 엄격한 신분 질서가 철폐되는 실마리가 마련되었고, 인권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확대되었으며, 특히 남녀를 차별하던 폐습도 고쳐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전봉준은 봉건 체제로 둘러싸였던 전근대의 시대에 살았던 깨어 있는 최초의 근대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전봉준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근대사에서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매우 큰 거인 가운데 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이제껏 전봉준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격랑을 겪은 조선왕조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릴 때 웅대한 기개로 스스로 삶을 살아간 풍운아로서 정치적 · 사회적 인물로만 기억된다. 그런데 동학 이후 발생한 한국 신종교의 대표적 교단인 증산교의 창시자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1909)에 의해 전봉준의 삶은 종교적으로 재평가받았다. 증산은 전봉준을 ‘천하의 난리를 불러일으킨 인물’이자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어주려는 마음을 지녔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증산은 전봉준을 ‘남을 잘되게 하는 일에 앞장서서 이를 실천한 위대한 인물’로 평가한다. 이는 전봉준이 증산이 강조한 상생(相生)의 진정한 실천가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증산의 견해에 따르면 상생은 ‘남 살리기’다. 이에 따라 전봉준은 단순한 정치적 · 사회적 인물이 아니라 이제는 종교적 덕목인 상생의 삶을 살다 간 위대한 종교적 인물로 인정받고 숭앙받을 결정적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된 연유에 대해 증산은 전봉준의 능력에 의해 한 사람당 높이 매겨지던 세금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후 대폭 감면받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증산은 전봉준을 한 사람의 위대한 장군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저승세계를 책임지는 최고책임자’로 임명하는 종교적 명령을 내리고 그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이제 상제(上帝)로 믿어지는 증산의 권능에 의해 전봉준은 불멸의 삶을 이어가는 종교적 문화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봉준이 조선의 명부(冥府)를 맡아 다스리는 우두머리로 재탄생되어 새로운 존재로 믿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조그마한 책에서는 전봉준의 생애를 역사 · 전설 · 신앙의 3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역사의 무대에서 펼쳐진 전봉준의 삶을 살핀 다음, 전봉준에 관한 이야기나 전언이 전설로 남아있는 자료를 찾아보고, 전봉준의 생애가 종교적으로 재평가되는 구체적인 내용과 그 과정에 대해 구명하고자 했다. 필자로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노력했으나 워낙 남겨진 자료가 미비하여 애초에 도달하려 했던 목표에는 다다를 수 없었다. 남겨진 과제는 후학들의 몫으로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이 가진 명백한 한계라고 할 수 있다.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全琫準, 1855 - 1895)은, 근대적 사상의 각성과 신분 질서의 타파를 불러온 위대한 혁명가이자 수만 명의 동학농민군을 지휘하여 반봉건과 반외세를 부르짖은 탁월한 장군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 – 1909)에 의해 전봉준의 삶은 종교적으로 재평가받았다. 증산은 전봉준을 ‘천하의 난리를 불러일으킨 인물’이자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어주려는 마음을 지녔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마침내 증산은 전봉준을 한 사람의 위대한 장군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저승세계를 책임지는 최고책임자’로 임명하는 종교적 명령을 내리고 그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이제 상제(上帝)로 믿어지는 증산의 권능에 의해 전봉준은 불멸의 삶을 이어가는 종교적 문화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봉준이 조선의 명부(冥府)를 맡아 다스리는 우두머리로 재탄생되어 새로운 존재로 믿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탁
1963년에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태어났으며, 대구 영남고등학교(30기)를 거쳐 1985년에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1985년부터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사상과 종교를 연구하여, 1995년에 <증산 강일순의 공사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인물과사상연구소 소장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50여 편의 논문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는 <증산교學>(1992), <한국종교사에서의 동학과 증산교의 만남>(2000), <한국의 관제신앙>(2004), <정감록>(2005), <증산 강일순>(2006), <역주 송광사 사고 - 인물편 ->(2007, 공역), <한국의 보물, 해인>(2009), <대종교원전자료집- 대종교신원경->(2011, 공저), <조선의 예언사상> 상 · 하(2016), <일제강점기의 예언사상>(2019), <정감록과 격암유록>(2021), <증산사상과 한국종교>(2022), <시루와 배>(2023), <<증산천사공사기>연구>(2023), <<대순전경> 초판 연구>(2024)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7
Ⅰ. 머리말 / 13
Ⅱ. 역사 / 21
1. 출생 / 23
2. 이름 / 24
3. 조상 / 25
4. 성장 과정 / 29
5. 학업 / 29
6. 생계 / 31
7. 유랑생활 / 33
8. 결혼 / 34
9. 자식 / 35
10. 동학 입도 / 36
11. 삼례 집회 / 39
12. 보은 집회 / 43
13. 원평 집회 / 44
14. 대원군(大院君)과의 밀약설(密約說) / 45
15. 고부 민란 / 47
16. 사발통문의 작성 / 52
17. 고부 봉기 / 55
18. 백산 결진 / 60
19. 무장 기포 / 66
20. 황토재 전투 / 79
21. 황룡촌 전투 / 86
22. 전주성 점령 / 88
23. 열강들의 출병 / 92
24. 전주 화약 / 94
25. 집강소 설치 / 97
26. 청일전쟁의 발발 / 104
27. 낙향과 은거 / 106
28. 재기포 / 107
29. 정치적 지향 / 119
30. 우금티 전투 / 122
31. 피난 / 125
32. 체포 / 128
33. 심문 / 130
34. 죽음 / 134
35. 기념 / 138
Ⅲ. 전설 / 141
Ⅳ. 신앙 / 153
Ⅴ. 맺음말 /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