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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위의 달빛
북인 | 부모님 | 202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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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욕망과 결핍, 가여움과 자유, 그리고 시간과 집착에 관한 유시경의 수필들
2010년 『한국산문』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한국산문』 운영위원과 『군포시민문학』 편집장,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2015년 출간한 첫 수필집 『냉면을 주세요』로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던 유시경 수필가가 두 번째 수필집 『전선 위의 달빛』을 출간했다. 두 번째 수필집은 36여 년간 운영해온 식당을 접고, 첫 수필집 출간 이후 9년간 『한국산문』, 『수필과비평』, 『좋은수필』, 『현대수필』 등에 발표한 수필과 미발표작 등 40편을 모은 것이다.
『전선 위의 달빛』은 글의 주제와 소재에 따라 제1장 결핍에 관하여, 제2장 욕망에 관하여, 제3장 가여움에 관하여, 제4장 자유에 관하여, 제5장 시간 그리고 집착에 관하여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제목만 살펴보더라도 어떤 내용의 작품들과 만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1장 ‘결핍에 관하여’에는 우주의 블랙홀 같은, 까만 동굴 사진 한 장 속에 자리했던 태아의 집을 화자로 내세워 사랑과 임신, 착상과 낙태, 출산과 완경에 이르기까지의 애환을 수필의 퇴고 과정에 덧대 문학적 상상과 은유로 과감히 풀어낸 「빛의 요람이고 싶었던」. 초등학교 졸업 전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급격하게 나빠진 눈이 성인이 되고는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오십 줄에 들어서서 생긴,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 때문에 겪는 답답함을 낱말과 문장에 비유한 「비문이 소용돌이칠 때」 등을 만날 수 있다.
제2장 ‘욕망에 관하여’에는 사실 자신은 두 남자와 살고 있으며, 그 둘은 번갈아가며 자신을 괴롭히지만 그 중 하루에도 몇 번씩 저만 바라봐달라고 투정부리는 ‘작은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이는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남편이 아닌 작가 자신의 가면 속 실체를 호기롭게 드러내는 수필 「작은 남자」, 가수 양희은의 히트곡 〈한 사람〉의 노랫말을 소재로 어린 시절 일곱 가구 사글셋집의 후미진 골방에 살았던 왜소한 체격의 영이 언니와의 추억을 그리는 「산마루 연가」 등을 읽을 수 있다.
제3장 ‘가여움에 관하여’에는 유시경 작가가 운영한 식당에서 5년간 일하는 내내 일이 고되거나 몸이 아파도 한 번도 병가를 내지 않고 독하게 자리를 지켜주어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을 깨게 했던 이야기이다. 월화(月華)가 식당을 그만둔 뒤 10년 만에 역전 국밥집에서 일하는 것을 봤지만, 이내 시선을 피하며 멀어진 그녀의 속내가 궁금했던 표제작 「전선 위의 달빛」은 여러 가지 서사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한 편의 소설 같은 문제작이다.
제4장 ‘자유에 관하여’에는 코로나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던 아이 때문에 백일 지난 손자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 식당 운영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들을 써내려간 「오! 격리해제」, 36년간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열심히 일한 우리, 떠날까?’라며 후련하게 떠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물윗길’을 걸었던 일화를 남긴 「성장하는 집」 등이 실려 있다.
제5장 ‘시간 그리고 집착에 대하여’에는 서른 살에 함흥냉면 제조기술을 배웠으나 뜨거운 물에 익반죽하느라 하루도 손이 성한 날이 없는 남편과, 갈빗집의 후식 냉면은 공짜라면서도 이런저런 불만을 토로하는 손님들과의 하루를 담담히 써내려간 「냉면의 마음」, 식당과 주방은 냄새와 욕망의 집합소라는 명제에 얽힌 이야기 「황홀한 집착」. 음식을 찾아 여러 직종의 손님들이 밖에서 묻혀오는 세상의 냄새와 요리를 만드는 주방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들에 관한 이 수필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흘려보낸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유시경 수필가는 「작가의 말」에서 “어느 날 문득, 설거지를 하다 물통에 둥둥 뜬 두 손을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지 않는 나의 손가락들이 배수구 위로 요동치고 있었다. 칼에 베인 상처. 펜혹처럼 부푼 두 번째 손가락 첫마디를 감추고 싶어 주먹을 쥐고 걸었다. 문학에 빠져 글공부를 했고 그 간절함을 놓지 않으려 어지간히 지탱해왔다. 어느 누가 이르길, 문학의 본질은 결핍과 자유라 했으니 그에 충실히 살았다고 자위한다. 글의 힘은 그릇을 닦는 노란 주방세제보다 독한가보다. 그릇에 묻은 비눗물은 여러 번 헹구면 없어지건만, 내 삶의 문장들은 수십 번 헹구어내도 말끔히 닦이지 않으니 이는 나의 능력 부족일 것이다. 수필은 어렵다. 마음을 다잡아 다시 쓰련다. 비눗물처럼 유연해져야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사거리 역전 어귀 국밥집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우리 가게에서 뛰어 이삼 분도 안 되는 거리였다. 월화는 나와 눈이 마주쳤지만 이내 시선을 피하고 제 할 일을 하였다. 얼핏 보았는데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눈두덩이 깊게 패어 못 알아볼 뻔했다. 졸린 듯 가늘게 웃음짓던 그 얼굴은 어디로 갔을까. 세월이 흘러 인상이 변해 있었지만 분명 월화였다. 그녀도 나이가 드니 눈매교정을 하였나보다. 건달과 살았다는 둥 주인을 홀렸다는 둥 동네에 악소문이 돌았지만 괘념치 않겠다. 나도 한때 ‘갈빗집 그 여자는 재취’라는 풍문을 안고 살았으니까.
월화와 헤어진 지 십 년이 지났다. 나는 지금, 그녀에 대해 어떠한 감정이 교차한다. 그것은 사상도 이념도 아니다. 월화를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녀를 볼 때마다 괜스레 미안해진다. 그녀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편해보이니 좋은 남자와 잘 살고 있으리라. 조선족인들 한국인인들, 또한 그녀가 곧 죽어도 “나는 중국인이라니까요!”라고 외친들 어찌할 것인가. 우리는 서로 연관된 민족성을 지녔으면서도, 굳이 잣대를 들이대자면 아무런 혈연관계도 아닐 것이다. 이런 느낌이 드는 까닭은 모르겠으나, 월화에게 내내 살갑게 대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골목 한가운데 하늘을 갈라놓은 듯 전깃줄이 드리워져 있다. 무리진 달은 저녁내 전선을 옮겨다니다 멀어져간다. 내 진실은 그림자 밑에 숨었으니 선량한 달빛은 그 마음 알아주려나.
― 「전선 위의 달빛」 중에서

나는 주인의 목숨을 빌려 이 땅에 태어난 검정이다. 검정이 나이고 그것이 내 이름이다. 나는 특별히 빛나지 않는다. 부끄러움도 많이 탄다. 드러내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권력이다. 나는 암흑 속에서 너를 발견한다. 불이 켜지고 사그라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너는 내 흙에서 노래가 되고 춤이 된다. 터널 끝, 빛들은 숨 쉬며 꽃 피울 준비를 한다. 너는 나에게서 태어나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빨갛고 푸르게, 노랗고 하얗게. 너는 핏줄이 되고 살이 된다. 피와 살이 된 네가 나와 함께 주인을 위한 빛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너와 내가 빛으로 나오기까지 세상은 얼마나 두려운 것이냐. 우린 결국 어떤 색도 아닌 모든 색깔로 노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위로를 갖고 싶다. 나는 순수를 잉태하고 싶다. 난 너에게 내 전부를 내주겠다.
뼛속을 긁어내고 내장을 비우고 나면 깃털처럼 가벼우리라. 생명의 낱알은 저 밑바닥으로부터, 텅 빈 우주로부터 시작되는 것. 그것은 빛이 없으니 차갑고 장막으로 드리워져 있으니 고요하며 종국에는 외롭고 황량한 곳이다. 나는 째깍대는 허공에서 너를 찾는다. 네 주인의 이름은 검정이다. 그것은 나와 그녀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는 ‘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주인에게서 터져 나왔다. 아무 색깔도 아닌 검정, 시작을 노래하는 검정, 다른 색이 될 수 없는 검정, 색깔의 끝인 검정이다. 나를 검정이라 불러다오. 무겁고 침울한 검정. 모든 빛을 감싸안는 검정. 사라져버리는 검정.
나는 어둠 속 모니터. 그렇게 환생했다.
― 「빛이고 요람이고 싶었던」 중에서

지금은 냉면 전성시대. 노포 냉면집들의 실록과 야사가 면발마다 낱낱이 새겨져 있다. 수백 가닥으로 쏟아지는 애환들이 역경을 딛고 달려가는 느낌이랄까. 함흥이면 함흥이요 평양이면 평양이지, 냉면 한 그릇에 뭔 잡다한 고명이 이리도 많으냐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내가 먹는 냉면 한 그릇이야말로 애증의 쉼터, 문학의 움이라 한다면 오만한 것일까. 끝이 없을 이야기. ‘문학은 무릇 냉면 같은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신념이 콧등을 탁 후려친다.
분주한 이 한 그릇 속의 이야기만큼이나 여름은 몹시도 길었다. 냉면은 사람 사이를 뜨겁게 이어주기도 했지만 때론 매몰차게 끊어놓기도 했다. 분창 속의 반죽덩어리처럼 뭉쳤다 흩어져 기약 없이 떠나는 사람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그릇을 받아 탁자에 놓고 내려다보노라면, 옴팍하게 똬리 튼 면발 위로 수많은 인물들이 고명처럼 앉아서 미소 짓는다.
이토록 타인의 노고와 허물을 되새김하며 쾌락에 젖는 음식이라니. 냉면의 마음도 내 맘 같을까. 남의 돈 먹기 쉽지 않고 맛있는 냉면 먹기 쉽지 않더라. 세상에 공짜는 없었으나 아낌없는 그이의 나눔은 성공하였다. 냉면 덕에 ‘나는 더욱 단단해졌다’고 위안삼는다. 언젠가 또 다시 손님을 맞게 된다면, 기쁨이 슬픔에게 속삭이듯 ‘따뜻한’ 냉면을 삶아낼 수 있을지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 「냉면의 마음」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시경
전북 남원에서 출생했다. 군산에서 한약방집 딸로 성장했으며 서울에서 주방장 남편을 만나 수원과 군포에서 식당을 경영했다. 서울 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한국산문』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한국산문』 운영위원이며 『군포시민문학』 편집장,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군포문협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요리책을 준비 중이다. 첫 수필집 『냉면을 주세요』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를 출간했다.

  목차

작가의 말 | 주방세제보다 독한 ‘글의 힘’ · 4

제1장 결핍에 관하여
손가락에 관한 고찰‥11 | 수유의 기억‥16
빛의 요람이고 싶었던‥21 | 비문이 소용돌이칠 때‥25
내 코를 찾아줘‥29 | 어쩌다 나비춤‥33
착한 발에 날개 달고‥37 | 부끄럽지 않아요‥41

제2장 욕망에 관하여
작은 남자‥49 | 산마루 연가‥54 | 옥희는 행복해‥59
사랑에 대한 미필적 소고(小考)‥64 | 슈퍼맨은 없다‥72
빈집에서 우는 아이‥77 | 머리에 대해 말해볼까‥81

제3장 가벼움에 관하여
전선 위의 달빛‥87 | 복쟁이 아저씨‥92
그 남자의 기타행(行)‥97 | 진주 사우나에서 온 사나이‥101
죽어도 강달이‥105 | 청진에서 온 여인‥109
반려초의 비명‥114 | 까치는 죄가 없다‥118
선생님, 저를 꾸짖어주세요‥122

제4장 자유에 관하여
목마른 시절‥133 | 그림자에 고하다‥138 | 오! 격리해제‥142
이르쿠츠크에서 부르는 노래‥146 | 낙원에서 산호를 줍다‥151
골목길, 그 행간을 더듬다‥158 | 청어 뼈에 갇히다‥162 | 성장하는 집‥167

제5장 시간 그리고 집착에 관하여
책불(冊佛) 앞에 서서‥175 | 냉면의 마음‥179
다시는 홍어회를 먹지 않으리‥184 | 잔짐의 굴레‥189
포도당 굽는 시간‥192 | 황홀한 집착‥197
환멸의 끝, 주문진에서‥202 | 만인복운집(萬人福雲集)‥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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