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부모님 > 부모님 > 소설,일반 > 소설
사랑하며 기도하며 이미지

사랑하며 기도하며
그루 | 부모님 | 2024.10.31
  • 정가
  • 12,000원
  • 판매가
  • 10,800원 (10% 할인)
  • S포인트
  • 600P (5% 적립)
  • 상세정보
  • 13.5x21 | 0.205Kg | 128p
  • ISBN
  • 9788980695140
  • 배송비
  • 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제주 5만원 이상) ?
    배송비 안내
    전집 구매시
    주문하신 상품의 전집이 있는 경우 무료배송입니다.(전집 구매 또는 전집 + 단품 구매 시)
    단품(단행본, DVD, 음반, 완구) 구매시
    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이며, 2만원 미만일 경우 2,000원의 배송비가 부과됩니다.(제주도는 5만원이상 무료배송)
    무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
    무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일 경우 구매금액과 무관하게 무료 배송입니다.(도서, 산간지역 및 제주도는 제외)
  • 출고일
  • 1~2일 안에 출고됩니다. (영업일 기준) ?
    출고일 안내
    출고일 이란
    출고일은 주문하신 상품이 밀크북 물류센터 또는 해당업체에서 포장을 완료하고 고객님의 배송지로 발송하는 날짜이며, 재고의 여유가 충분할 경우 단축될 수 있습니다.
    당일 출고 기준
    재고가 있는 상품에 한하여 평일 오후3시 이전에 결제를 완료하시면 당일에 출고됩니다.
    재고 미보유 상품
    영업일 기준 업체배송상품은 통상 2일, 당사 물류센터에서 발송되는 경우 통상 3일 이내 출고되며, 재고확보가 일찍되면 출고일자가 단축될 수 있습니다.
    배송일시
    택배사 영업일 기준으로 출고일로부터 1~2일 이내 받으실 수 있으며, 도서, 산간, 제주도의 경우 지역에 따라 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묶음 배송 상품(부피가 작은 단품류)의 출고일
    상품페이지에 묶음배송으로 표기된 상품은 당사 물류센터에서 출고가 되며, 이 때 출고일이 가장 늦은 상품을 기준으로 함께 출고됩니다.
  • 주문수량
  • ★★★★★
  • 0/5
리뷰 0
리뷰쓰기
  • 도서 소개
  • 출판사 리뷰
  • 작가 소개
  • 목차
  • 회원 리뷰

  도서 소개

김진수 시인의 첫 시집 『사랑하며 기도하며』가 출간됐다. 「겨울나무」, 「봄비」, 「아름다운 것」, 「들꽃 사연」, 「그리운 날에」, 「일기」, 「배냇저고리」, 「나의 동반자」, 「어머니의 향기」, 「성찰」, 「동굴 속의 성모 마리아」, 「사람의 향기」 등 73편을 4부로 나궈 실었다.

소박하고 정결한 그의 시는 하늘(자연)을 받들고 그 섭리에 순응하는 마음자리에 사랑, 나눔, 베풂의 미덕과 이를 받치는 가톨릭 신앙을 다지고 있어 아름다운 신앙 고백을 연상케 하고, 겸허한 수신의 기록 같아 보이기도 한다.

  출판사 리뷰

사랑과 감사, 나눔과 베풂의 시
소박하고 따스하며 정결한 서정


김진수의 시는 소박하고 진솔하며 따스하고 정결하다. 어떤 사물이나 대상에도 감정을 이입하거나 투사하게 마련이다. 순수하고 천진한 그의 시는 하늘(자연)을 받들고 그 섭리에 순응하는 마음자리에 사랑, 나눔, 베풂의 미덕과 이를 받치는 가톨릭 신앙을 다지고 있어 아름다운 신앙 고백을 연상케 하고, 겸허한 수신의 기록 같아 보이기도 한다.
낮익은 전통에 맥을 잇는 서정시를 지향하는 시인의 서정적 자아는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사소한 자연 현상에도 애틋한 마음을 끼얹는가 하면, 신성을 본받고 닮으려 하는 의지도 완곡하게 내비쳐 보인다. 이 때문에 그의 일련의 시는 세속적인 욕망을 비우고 내려놓는 자리에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에 융화되고 화해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도처애 아로새기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시인은 나무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처지를 나무에 투사하거나 감정을 이입해 바라보기도 한다. 이 같은 인식의 바탕에는 하늘(자연)의 섭리와 그 순리에 따르려는 겸허한 마음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가벗은 겨울나무는 팔을 들고 섰네
이 엄동설한에 엄한 벌을 받고 있나 보다

긴 시간 형벌로 단련시키는 분
하느님 마음 얼마나 아프실까

엄하고 자애로운 하느님께서
어느 봄날에 형벌 거두시고

나무야, 너에게 입힐
연두색 두루마기를 마름질하고 계신단다
—「겨울나무」 전문

겨울의 나목을 바라보면서는 엄동설한에 팔을 들고 서서 엄한 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지만, 그 엄벌은 긴 시간 형벌로 단련시키는 하느님의 진정한 사랑과 연민을 동반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엄하지만 자애로운 하느님의 큰 사랑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시인은 봄이 올 때는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이 새봄과 함께 싹을 틔우고 생명의 절정인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향기를 뿜는다고 여기기도 한다. 봄의 생동감을 돋우어주는 봄비를 모유에 목말랐던 어린아이의 우유에 비유하는가 하면, 우산을 쓰고 새싹들을 바라보면서는 그 향기에 “가슴이 뛴다 / 나도 청춘이다”(「봄비」)라고 자신에게 전이된 생명력을 노래한다.

꽃은 아름답다
향기가 옅어도
향기가 진해도
꽃은 제각기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봄비 맞으며 싹을 틔우는
연둣빛 잎새
꽃이 아니어도 아름답다
생명을 품었기에

사람도 아름답다
장애가 있고 노인이 되어도
영혼이 있기에
생명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 전문

아름다움은 생명과 영혼이 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떠올리는 시다. 꽃이 향기가 짙든 옅든 아름답고, 꽃이 아니라 싹을 틔우는 연둣빛 잎새들도 아름다운 건 생명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관점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면서 그 내면의 영혼에 방점이 주어진다. 장애가 있거나 늙어도 생명과 함께 영혼이 있으므로 사람이 아름답다고 한다.
시인은 들판에서 피었다 지는 꽃도 예사로 보지 않는다. “어머니는 / 들판에서 살다가 / 들판에서 나를 낳았”(「들꽃 사연」)고, “바람이 /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 / 어머니와 나는 헤어”(같은 시)졌다고 생각하며, 들꽃을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내 마음이 강인한 것은 / 어머니를 닮았”고 “씨를 내린 곳이 보도블록 틈새 험한 땅 / 시멘트 그사이를 비집고 / 싹을 틔워 꽃을 피”(같은 시)웠다는 대목은 그 사실을 방증한다.
시인은 「나만의 그림」에서 사람은 저마다의 그림을 그리듯이 “나도 나만의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 그림이 미완성으로 끝날지라도 완성을 향해 “오늘도 색색의 붓을 든다”고도 한다. 그 그림 그리기는 지향하는 바의 꿈을 좇아가는 도정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운 날에」에서 그리는 바와 같이 시인이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가려 하는 곳은 고마운 사람과 행복한 사람이 있는 곳이다. 그 대상은 “소소한 기쁨을 / 행복이라 생각하는 / 바람 같은 인생길”(「저녁 해 뜨는 창가에서」)이며, “작아진 그림자로 / 별빛만 바라보”(같은 시)는 저물녘의 창가이기도 하다.

해와 달 그리고
산과 물은 조화를 이루며
하나 되어 잘도 돌아가네

무언의 몸짓으로
다가와 노래하는
산천의 향기 꽃을 피우고

동이 트는 너를 보고
노을 그리는 나를 만나서
별이 되어 내리는 공간에
하루의 점을 만들었네
—「점으로 찍은 오늘」 부분

해와 달, 산과 물의 조화와 그 질서를 외경하고 있으며, 무언의 몸짓으로 꽃을 피우는 산천의 향기와 노래에 마음의 귀와 눈을 연다. 또한 ‘너’와 ‘나’를 관계도 겸허하게 “동이 트는 너”와 “노을 그리는 나”로 그린다든지, 하루가 저물 때 “별이 되어 내리는 공간”(우주)에 자신은 “하루의 점을 만들었”다는 표현 역시 그렇다.
시인이 길을 나서는 것은 능동적으로 무엇을 찾아가려 할 때만도 아니다. 알 수 없는 끌림은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 때문이기도 하고, ‘만남’이 안겨주는 소중한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봄바람이 등을 떠밀기 때문에 나선 길에서는 맑은 하늘과 연둣빛 나무와 풀들의 잎새를 만나고, 봄의 향기로 덮힌 숲길을 걷게 된다. 오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이 마음을 환하게 바뀌게도 해준다. 그래서 시인은 “만남을 소중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런 자연뿐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에도 이른다. 「일기」는 만남 중에서도 사람과의 만남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진솔하게 떠올려 보이는 경우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오늘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
되새겨 본다

그들과의 만남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 본다
의미를 부여하면 뜻있는 하루가 쌓이고
그냥 지나치면 무의미한 하루로 남는다

늘 일기장을 가득 채우는 건
사람들과의 만남
거기에 의미를 담는 것
그로 인해 내 삶이 바뀐다
—「일기」 전문

이 의미 부여는 뜻있는 하루를 쌓이게 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바뀐다고 그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시인의 마음자리는 따스하고 아름답다.
그의 일련의 시에는 ‘사랑’과 ‘연민’이 기본 화두인 가족사가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아기와 아내, 어머니에 대한 시편들은 거의 감정 절제나 여과 없이 직정적으로 속마음을 떠올린다. 이 일련의 시는 시인의 마음자리를 가장 진솔하게 보여 주며, 인정의 반추와 사람 사이의 사랑이 곡진하게 떠올린다.
「우리 아기 ‘예서’」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예서)가 어떤 꽃보다 향기롭고 어떤 선물보다 기쁘다며 너무너무 기뻐서 울음이 북받친다고도 한다. 그 아기는 시인에게 “구름 사이 비추는 햇살로 / 희망을 밝히며 다가오는 / 생명의 불꽃”(「아가야」 ) 같고, “천사 같”(「배냇저고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곡진한 내리사랑은 아기가 태어나던 날 입혔던 배냇저고리 묘사에 여실하게 떠올라 있다.
시 「나의 동반자」에는 아내를 향한 마음이 애틋하게 열려 있다. 결혼식을 하던 날을 “찬란했던 우리의 봄”이라며 레드카펫을 행진하던 순간을 떠올리는가 하면, “면사포에 가려진 그대 얼굴 / 그대는 나의 전부, 나의 희망이었어요 / 떨리는 손으로 그대 손 잡았지요”라고도 회상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자식의 자식을 안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면서는 “우리의 봄이 그들에게로 갔네요”라는 아쉬움도 감추지 않는다.

우리의 찬란했던 봄
그 계절은 마음 안에 시들지 않고 그대로인데
어느새 황금빛 가을을 맞는 우리의 사랑

먼 훗날
생의 공간이 서로 다르더라도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

결혼 행진곡에 발맞추던 그 길
그 공간과 시간
내가 사랑하는 둘도 없는 나의 임이여
—「나의 동반자」 부분

시인은 결혼 당시의 그 ‘찬란한 봄’은 기억 속에 선연하게 살아 있어도 세월이 흘러 인생의 가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시인이 굳이 이 나이 듦(가을)을 ‘황금빛’이라는 수식한다. 이 같은 심경은 먼 훗날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더라도 ‘한 몸, 한 영혼’으로 결혼 행진곡에 발을 맞추던 ‘그 공간과 시간’에 있을 거라는 데까지도 나아가게 한다.
어머니는 시인에게 내리사랑의 화신이요 상징이며, 잊히지 않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늙은 어머니 가슴에서 / 향기로운 젖 냄새가 풍긴다”(「어머니의 향기」)거나 “어머니가 계시는 / 고향 어귀에 들어서면 / 마을 어귀부터 감미로운 향기가 난다”(같은 시)는 과장법도 그만큼 어머니의 사랑이 그립다는 강조(역설)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 자애로운 어머니는 “응답처럼 / 산들바람 불어와 / 내 눈물 닦아주시는”(「그리운 어머니」) 분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부르기도 전에
내 발걸음 소리 듣고
마당 가로 먼저 바삐 나오시던 어머니
이제는 반겨줄 힘마저 떨어져
겨우 방문만 여시는 어머니
검버섯 가득 핀 손등이 가슴 아프다

문 앞에서 인사하고
또다시 떠나야 하는 마음
홀로 계신 어머니가 늘 마음 아프다
—「고향집 어머니」 부분

대처에 살면서 고향에 홀로 사는 어머니를 찾아갔을 때를 반추하는 이 시는 발소리만 들려도 마당가로 마중 나오던 어머니가 노쇠해 거동마저 불편해진 모습을 연민으로 감싼다. 겨우 방문만 여는 어머니 손등의 검버섯이 가슴 아프게 하는 데다 다시 그런 어머니를 홀로 두고 헤어져 살아야 하니 착한 아들로서는 평소에도 마음 아플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성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반성의 시간」에서 고백하듯이, 자신이 걸어 온 길을 돌아보면서 모든 잘못은 ‘내 탓’이며 “순간마다 나를 지키는 / 오늘 선물을 감사하자”(「감사하자」)는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무소유’와 ‘나눔’과 ‘베풂’이라는 삶의 기본자세와 겸허한 자기 성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자, 가난한 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시면
들에 나는 새들처럼
들에 피는 꽃들처럼
오늘의 일용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않겠다고 말하겠습니다

(중략)

‘일용할 양식’ 외에는
몸과 마음 안에
무엇을 더 소유하고 있는지
무엇을 버려야 할지
성찰하는 시간이
날마다 마지막 기도입니다
—「성찰」 부분

시인은 날마다 하는 마지막 기도가 몸과 마음에 무엇을 더 소유하고 있는지,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성찰한다고도 한다. 이 ‘물신 시대’에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마음먹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성서의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구절이 섬광처럼 비치게 한다.
그의 적지 않은 시들이 그렇듯이, 사족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정직하고 소박한 문장으로 짜인 이 시는 시적 완성도는 차치하고 자신의 내면 모습을 진솔햐게 보여준다. 한편 「기도하는 마음」에서는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면 어디선가 다가오는 따뜻한 온기가 마음을 광명으로 이끌어 준다고 한다. 이때의 어머니에 대한 느낌은 몽매에도 그리운 어머니와 성모 마리아가 포개진 것처럼 다가온다. 그는 성모 마리아의 은총과 전구에 다가가려는 삶을 끊입없이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성모 마리아
인자하시고 자애로우신 어머니
오늘도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그리워
성모당을 찾아왔습니다.

한 자루 초에 불 댕겨 붙이고
장미 한 송이
어머니 발아래 공손히 올립니다
저의 마음에 빛이 스며듭니다

아름다운 동산
저의 안식처
푸른 풀밭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어머니
필요한 은총 전구 해 주시는 어머니

미움을 사랑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고통과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시는 어머니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동굴 속의 성모 마리아」 전문

성모당의 ‘루르드의 성모’상 앞에서 올리는 기도의 이 시는 인자하고 자애로운 성모 마리아를 우러러 마음에 스며드는 빛과 “푸른 풀밭으로 인도해 주신” 은총과 전구를 마음 낮춰 찬미한다. 성모 마리아는 ”미움을 사랑으로 / 슬픔을 기쁨으로 / 고통과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시는“ 어머니로 자신이 그런 마음가짐을 일깨워주기 때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시인이 사람은 “빈 몸으로 왔다가 / 모든 것 벗고”(「떠난 자리 메우고」)가야 한다는 걸 새겨왔겠지만, 이 한 친지의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 들었던 말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더욱 공고하게도 했을지도 모른다. 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 하는 시인은 스스로 채찍질하고 담금질하는 마음을 「사람의 향기」에서 소박하게 집약해 보여주고 있다.

정직하게 살리라
기도하며 살리라
사랑하며 살리라

비 오는 날엔 이웃의 우산이 되어 주고
눈 내리는 날엔 이웃의 난로가 되어 주고
찌는듯한 여름날엔 짙은 나무 그늘 되어주리라
그렇게 노력하며 살리라
—「사람의 향기」 부분

모처럼 내린 귀한 봄비
모유에 굶주린 듯
힘차게 단비를 빨고 있는 새싹들

지난해 피었던
백리향, 히야신스, 낮달맞이꽃,
감나무, 매화나무, 라일락 새싹들
도톰한 입술처럼 돋아나는 요염한 모습

향기를 뿜는다
우산 속에서 맡는 향기

가슴이 뛴다
나도 청춘이다

---「봄비」 전문

어머니는
들판에서 살다가
들판에서 나를 낳았습니다

바람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
어머니와 나는 헤어졌습니다

어머니를 그리다
잠이 들고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내 자태가 고운 것은
내 마음이 강인한 것은
어머니를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씨를 내린 곳이 보도블록 틈새 험한 땅
시멘트 그 사이를 비집고
싹을 틔워 꽃을 피웠습니다

어머니가 꿈속에서 말했습니다
아가야, 착한 아가야
네 선한 마음이 너를 구했구나

---「들꽃 사연」 전문

아침 깨우는 소리에
창밖을 본다

어제와 다른 잎새는
짙어가는 녹음으로 바쁘게
하루해를 맞이한다

여린 연녹색 끝에
매달린 빗방울 바라본다

그대 웃음을 그려내고
청량한 바람 따라
어디든 떠나고 싶다

고마운 사람이 있어
행복한 사람이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뛰어가리

찻잔 속에 남겨진
향기가 그리운 날에

---「그리운 날에」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진수
1963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2017년 《푸른문학》으로 등단했다. 『푸른시 100선』 등 다수의 공저가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05



겨울나무 13
봄비 14
아름다운 것 15
한반도의 봄 16
햇볕, 물, 공기, 바람 17
하얀 들꽃 18
빛 따라 내리고 19
어느 여름날 20
나무야, 나무야 21
나의 나무에게 22
나무의 눈물 23
살살이꽃 피는 날에 24
들꽃 25
반시 26
보름달 27
들꽃 사연 28
들꽃 인생 30
낙엽의 마음 31



나만의 그림 35
끌리다 36
틈새 37
휴대전화기의 위력 38
사랑의 신비 39
일기 40
리트머스 시험지 41
보람 42
순환 43
첫사랑 44
비 내리는 오후 45
다시 피운 우정 46
그리운 날에 47
파도를 보며 48
빈 의자 49
저녁 해 뜨는 창가에서 50
점點으로 찍은 오늘 52
점點은 선線이 되고 54
우연한 만남 55



우리 아기 ‘예서’ 59
아가야 60
배냇저고리 62
부부 63
나의 동반자 64
아내에게 66
그리운 어머니 67
어머니의 향기 68
고향집 어머니 69
이별의 아픔 70
코로나19 71
당신 봄날에 72
그대 그림자 74
코로나 격리실 75
유리벽 너머 76
할머니 무릎 교육 78
꿈을 향한 걸음에 79
오랜 우정 80



기도하는 마음 83
작은 기도 84
일치一致의 기도 85
희망希望 86
감사하자 87
감사 기도 88
반성의 시간 89
너를 위한 내 마음 90
성찰省察 91
오늘도 무사히 92
저희에게도 기적을… 93
나의 형제여 94
욕심 비우기 95
어느 친지의 마지막 전화 97
창밖에 비는 내리고 98
떠난 자리 메우고 99
사람의 향기 100
동굴 속의 성모 마리아 101

해설 사랑과 감사와 나눔의 시_이태수 104

  회원리뷰

리뷰쓰기

    이 분야의 신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