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릴 때부터 활자와 책, 특히 종이책의 냄새와 촉감을 사랑했다는 그는, 이 책에서 유독 ‘고맙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책을 써준 것도 고맙고, 잘 번역해 줘서 고맙고, 만들어 줘서 고마우며, 어려운 독서 시장에서 책을 유통하느라 고군분투해서 역시 고맙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소개하고 사고 모으고 권하고 나누는 일이 우리 시대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려고 한단다.이 책은 자타공인 독서인이자 책 애호가인 최재천 변호사의 독서 일기다. 전작 『최재천의 책갈피』에 이은 두 번째 독서 일기로,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묶어 9개 분야 147권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물, 역사, 사회・정치・경제, 세계, 문학과 예술, 과학・생태, 환경・미래, 실용과 교양 등 방대한 분야의 신간들 가운데,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을 추려 소개한다.최근 설훈 전 의원이 들려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다. “1987년 6월 항쟁 직후 어느 날, 동교동에서 대통령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하 서재로 따라오게’ 그러십디다. 따라 내려갔더니 책상에 노란 스카치테이프를 잘게 잘라 수백 장의 스티커로 만들어 놓으셨더군요. 대통령께서 ‘내가 지정하는 책에다가 하나하나 스티커를 붙이게,’ 이러십디다. 궁금증을 못 참고 물었지요. ‘이걸 왜 붙이라고 하시는 거죠?’ ‘이 사람아, 이젠 내가 곧 또다시 감옥에 갈 것 아닌가. 그때 감옥에서 읽을 책들이니 당신이 감옥으로 넣어 주란 말일세.’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찡하던지 한참 멍하니 서있었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감옥은 서재였다.
인간의 일생은 시간의 역사다. 또한 시대의 역사다. 그 시대 속에서 몸부림치는 역사다. 한편 인간의 역사는 공간의 역사다. 왜 하필 그때 상하이에서 태어나 근대 중국을 살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으며,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됐을까.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왕조 시대를, 민국 시대를, 내전의 시대를, 분단의 시대를 살게 됐을까. 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은 어떤 의미와 맥락으로 작용했을까. 그 시공간 속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 한계는 어디까지였을까.
“망가지고 실패한 게 단지 하나의 세대가 아니라는 거다. 망가진 건 체제 자체다.”그렇다면 대안은?“우리는 지치지 않고 변화를 주장할 정치인들에게 집단으로 투표해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재천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김대중평화센터 고문.한때 정치인(17·19대 국회의원).여전히 독서인이자 장서인, 학습인.어릴 때부터 활자와 책, 특히 종이책을, 그리고 그 냄새를 좋아했다. 책을 읽고, 쓰고 사고, 모으고, 권하고, 나누는 일이 우리 시대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특별히 책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과 더불어, 책을 쓴 이와 번역하는 이, 만드는 이와 유통하는 이들에 대한 진실된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서평’이라는 말을 쓰기는 곤란하고 매체에 책을 ‘소개’하는 일을 즐겨 한다. 『실패를 해낸다는 것』, 『최재천 변호사의 상속 설계』, 『최재천의 책갈피』, 『한국외교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 등 20여 권의 책(공저 포함)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