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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거울
어느 인문주의자의 5년 月記
산지니 | 부모님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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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간은 우리가 인식하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 버린다. 그렇기에 기억과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억과 거울』에는 부산대학교에서 한문학을 공부하며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가 5년 동안 매달 한 편씩 쓴 60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기억과 현상에 대한 인문적 사색 또는 성찰’이라는 주제 아래 시간과 삶에 대한 글을 썼다.이 책은 저자의 일상을 담은 일기가 아니다. 여기에는 오랜 시간 인문학을 공부하고, 삶을 사색해 온 저자의 깊이 있는 사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공부해온 것들을 다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록된 글에는 저자가 몸소 겪거나 관찰한 삶의 의미가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가 걸어온 인문적 여정의 결과물이다.

  출판사 리뷰

▶ 인문학과 함께한 삶
저자의 삶에는 늘 인문학이 함께했다. 저자는 원효, 장자, 국내외 여러 문인의 글을 통해 인문학적 사유의 깊이를 더하며, 삶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져왔다. 원효의 깨달음에서 모든 존재와의 관계를, 장자의 사상에서 삶과 자연에 대한 자유로운 관점을 배우며 자신의 내면을 다져왔다. 이 과정에서 인문학적 사색은 단순한 지식 축적을 넘어,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독자 또한 삶을 성찰하고 자신의 길을 탐색하는 데 중요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몸에 스민 고향에서의 시간들
고향은 출생지,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를 넘어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정서적 안식처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고향마저 변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스민 고향의 정취는 정체성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을 통해 자신을 바라본다. 계절의 흐름, 농사, 동네 아이들과 뛰놀던 자연은 그의 삶과 사유에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저자는 고향의 순수하고 잔잔한 풍경을 글로 담아내며 독자들에게 각자의 고향과 그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저자가 떠올리는 고향의 풍경은 그저 아름답고 평온한 공간이 아니다. 고향은 마을과 집안을 위한 어른들의 희생이 짙게 배 있고 가부장적 사상이 아이들을 지배하던 곳이었다. 저자는 고향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다시 되짚으며 자신과 고향의 관계를 깊이 고민하고 영원한 진리는 없음을,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향에서의 경험은 현재의 나를 형성하는 중요한 원천이자 삶의 방향성을 숙고하는 계기이다.

▶ 일상을 통해 조금씩 다진 내면
종교적 의식 또는 절차를 의미하는 리추얼(ritual)을 저자는 일상에서의 형식 또는 양식으로 이해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일상에서 변화할 것을 권한다. 변화는 큰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타인의 업식(행위와 말과 생각의 고착된 습관)에 간여하지 않을 것, 부분 대신 전체를 볼 것, 무엇을 먹는지와 어떻게 먹는지에 관심을 가질 것, 모든 관계에 거리를 두고 서늘한 관계를 유지할 것 등이다. 이 변화는 일상을 관통하며 우리의 내면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고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나아가 저자는 주변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경험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일깨워준다. 운전, 친구, 반려동물, 여행 등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흘려보내고 있던 일상 속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과 거울』은 타성에 젖은 삶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소설 읽기와 관련하여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허구성의 문제이다. 소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허구라는 점 때문일 터인데, 나 역시 오래전 소설 읽기에 몰입하다가도 문득 ‘결국 허구인걸.’이라는 생각이 들면 힘이 쭉 빠지곤 했다. 그런데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흘러가 버린 일이라면 ‘개연성 가진 허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아가, 역설적이게도 허구가 개연성을 가지는 한 사실보다 더 진실할 수 있음에랴!

흔히들 여행의 의미를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찾는 것 같다. ‘힐링’이라는 표현의 범람에서도 짐작되듯이, 일상의 중압감 때문일 터이다. 한편 일상으로부터 벗어남은 자신과의 거리 두기이기도 하겠는데, 그렇게 거리를 둠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시선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를 해석하는 것을 흔히 역사와 현재 간의 대화라고 하듯, 위의 내 어린 시절 감각들에 대한 서술 또한 지금 시점에서의 의미 부여일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러나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단초는 그 각인의 어린 시절에 분명 존재했다고 믿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재일
1962년 경남 양산(원동면 화제리)에서 출생하여 성장했다.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였다.한학자이자 서예가인 경제(敬齊) 조영조 선생을 오래 사사한 다음 부산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2009년도에 퇴계 이황의 시를 성리학적 관점으로 연구하여 문학박사(한문학 전공) 학위를 받았다.현재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 이성의 다리와 감성의 날개
공부법 세 가지
원효의 어법에 기대어
기심(機心)
부분과 전체: 맥락으로 읽어야지요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잘 배우는 사람
공부의 이력과 공효
5월
나의 사혹호(四酷好)
이문열 소설 속 음주 풍경들
다시 불러 보는 노래: 「목마와 숙녀」
바다 이야기
웨이비와 함께했던 시간 추억
잊지 못할 여행
나의 경주

2장 : 스쳤거나 스민 시간의 무늬
고향에서 바라보던 산들
산골 소년의 하늘 바라기
참꽃이 피었습니다, 봄이 왔어요!
낄낄이 집과 수수깡 안경
소 미러 가자~
시시방구와 구루마
어린 시절 각인된 감각들
바람낭구 추억
게으름뱅이와 가시나반종(半種)
통도사 추억
나의 아버지
呵呵笑笑 三題
턱걸이와 던지기
매바위에서 영취산까지
극한직업

3장 : 현상과 시선의 만남
노인의 수레에 반사된 상념
내가 먹는 것이 나
내공
종교에 대한 단상
안테나를 세우자
시목(柿木) 예찬
하나 마나 한 말부터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모정
운전에서 삶을 배우다
원래 그렇습니다
국어책
食事餘說
극기복례
받아들이기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4장 : 나루를 물어[問津] 주운 것들[拾遺]
리추얼
我所見一局面而已
행복 시방서
남의 업식에 간여치 말라
다산(茶山)의 비질
폐사지에 앉아
나의 몇 가지 큰 믿음
도토리묵을 쑤며
빛바랜 사진 한 장
회갑년의 다짐
옹졸하면 못쓴다
버리자 얻어진 것들
띄워 놓고 바라보기
결혼이 선택? 운동은 필수!
반본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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