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저는 당당하게 실패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거창한 목표가 있었고, 바라는 이상향이 있었으며, 꿈꾸던 삶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쫓아 지금껏 살아온 정든 도시를 등지고, 꿈이 모여 잠들지 않는 도시로 건너왔습니다.
하지만 거창했던 목표는 어느샌가 작아져 버렸고, 이상향은 조금씩 바래졌습니다. 꿈꾸던 삶은 어느덧 저 멀리 달아나 더 이상 손아귀에 잡히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원하던 많은 것이 잠시 손에 잡히는 듯도 했으나, 끝내 저와는 인연이 아닌 듯 더 멀리 흩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어느샌가 저는 기나긴 터널 속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숱하게 지나왔던 터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속을 지날 때는 그 어둠이 너무도 깊어 스스로를 집어삼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심연을 바라볼 때면, 심연도 우리를 바라본다는 니체의 말처럼 깊고 깊은 심연에 갇혀 있다 보니 가끔 마주하는 심연 속의 저는 정말로 꼴사나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를 찾아주는 사람, 그런 저에게 위로는 건네주는 사람, 그리고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고마운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얼굴을 마주하고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들을 통해 저의 심연이 조금 걷히자, 멀찍이 터널 출구의 빛이 새어 들어왔나 봅니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 저 스스로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저를 돌보는 일 중의 하나가 글을 써보는 것이었고, 글을 쓰다보니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심연에 갇혀 있던 저의 순간처럼, 혹시나 누군가 그 터널을 지나고 있다면, 위로가 담긴 이 이야기가 조그마한 빛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승엽
1992년생 부산 출신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인생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의 신조는‘불운하지만 불행하지 않다.’이기에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2019년 수도권으로 올라와 2024년 부산으로 돌아간다.
목차
프롤로그_4
편안한 터미널_9
가로등이 켜지면_51
에필로그_105